근현대 전쟁으로 읽는 지정학적 세계사 - 강대국들은 더 좋은 영토를 위해 어떻게 전쟁을 했는가?
다카하시 요이치 지음, 김정환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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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4분할로 나눠

전쟁의 역사를 살피다

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은

어떤 지정학적 위치에 있는 걸까?



지정학적으로 각국의 동향을 파악해 보면 각 나라가 안고 있는 불가피한 사정도 보이게 된다. 그러면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더 넓은 관점에서 대국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글로벌 사고다. 그리고 이 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에 관한 전략은 이런 진정한 글로벌 사고에 입각해서 생각할수록 더 정확해진다. 이 책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유럽', '미국'으로 지구본을 크게 4분할해 세계의 전쟁사를 살펴본다. (p.7-8)


"근현대 전쟁으로 읽는 지정학적 세계사"는 중국, 러시아, 유럽 그리고 미국으로 크게 나눠 간략하게 근현대 전쟁사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책이다. 우리 역사는 물론 세계사도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던 지난날을 반성하며 읽어보았다. 무지의 상태에서 갑자기 세계적인 관점으로 전쟁을 알려고 하니 전쟁의 관계가 마치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기본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에겐 복잡하게 느꼈던 전쟁 관계를 오히려 간편하고 이해하기 좋게 느껴질 것 같다. 

나에겐 학교에서 배웠던 역사 속 전쟁이 그저 외우기 힘든 날짜였다. 또한 전쟁으로 우리나라가가 겪는 상황들에 대해 억울한 마음이 컸다. 하지만 지나간 일이니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학생에서 벗어나 사회인이 되어보니 전쟁은 대충 알아도 되는 옛날이야기나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고, 복잡한 경제 속에서 누구도 전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전쟁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것 같다. "근현대 전쟁으로 읽는 지정학적 세계사"는 뒤늦게 세계 역사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세계 전쟁 관계를 넓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에 진행되는 세계 이슈들을 이해하는데에도 좋다. 

역사 지식을 하나라도 배워보려 읽어보긴 했지만 읽을수록 전쟁이 참 허망하게 느껴진다. 전쟁의 명분이란 것, 거창한 표현도 껍질을 까고 보면 그냥 새까만 인간의 욕심덩어리구나 싶다. 결국 나 하나 잘 되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전쟁일 뿐. 근현대사만 보아도 뺏고 빼앗기는 전쟁의 반복으로 너무나 많은 소중한 생명들이 사라졌다. 지정학적 가치가 전쟁으로 잃어버린 수많은 생명의 가치보다 높을 수 없는데 말이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전쟁은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 세계는 전쟁없는 평화를 위해 많은 국가가 노력하고 있지만 모든 나라가 이념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내 생애 전쟁이 있겠어?'라고 외면하기엔 우리나라는 엄청난 변수를 가진 국가들이 인접해있다. 전쟁은 절대 남의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함께 돕고 적어도 최소한의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구별에 평화로운 날들만 가득하기를 바래보면서.






한 나라의 위기의식이나 전략적 사고는 지리적 조건에 따라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달라진다. 그 나라의 성격, 흔히 '국민성'이라고 부르는 것 역시 그 근간에 지리적 조건이 크게 관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위기의식이나 전략적 사고가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전쟁이다. 자국이 놓인 지리적 조건에 따라 그 나라의 생존이나 발전을 건 야심이 싹트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전쟁이 일어난다. 모든 전쟁에는 지리적 조건에 따른 각국 나름의 '절실한 사정'이 얽혀 있다. 그런 전쟁의 역사를 아는 것이 지정학이며, 이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 세계의 심층부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어진다. (p.7)







해양 국가가 패권을 잡는다

지리적 조건이 국가의 동향을 좌우한다. 이것이 지정학의 전제다. 다만 좀 더 엄밀히 말한다면, 특히 근대 이후로 한정한다면 육지보다 바다가 더 중요하다. 바다를 차지한 해양 국가가 패권을 잡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해양 기술의 발전을 통해 유럽에서 힘을 키운 나라들은 점차 외양으로 눈을 돌렸다. 바다 건너편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풍요로운 땅이 있고, 그 땅을 종속시켜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무역을 하면 더욱 번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바다를 건너서 타국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바다를 제패해야 한다. '더 좋은, 더 넓은 영토를 둘러싼 힘겨루기'의 무대가 육지에서 바다로 이동한 것이다. (p.22)

넓은 바다를 간절히 원하는 중국의 지정학

청 이후의 중국은 여러 전쟁을 거쳐오면서 앞으로는 내륙이 아니라 바다로 진출하자고 생각하게 되었다. 현재 중국이 타이완이나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에 지나칠 정도로 집착하고 스프래틀리 군도(난사 군도)에 거점을 구축하고자 혈안이 되어 있는 것도 그 너머의 태평양으로 진출할 교두보를 만들기 위해서다. 요컨대 중국은 과거의 영국이나 지금의 미국이 해양 국가로서 세계 패권을 차지했듯이 내륙 국가라는 기존의 성격을 바꿔서라도 바다로 진출해 패권 국가가 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p.39)

예나 지금이나 남쪽으로 향하고 싶어 하는 러시아의 지정학

거대한 영역을 차지했으면서도 러시아의 확장 노선은 멈추지 않았다. 북극해와 인접한 영토에서는 풍요로운 농경이 불가능했고, 겨울이 되면 항구도 얼어붙어 제구실을 못했기 때문이다. 비옥한 대지와 얼지 않는 항구(부동항)를 원하는 러시아는 남쪽에 대한 야심을 버릴 수 없었다. 러시아에게 남쪽은 흑해나 중동 방향 아니면 한반도 방향이다. (p.84)

전쟁을 통해 만들어진 공통체 유럽의 지정학

배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승전국이 멋대로 결정해 나누고 합쳐버린 것이 제1차 세계대전이 낳은 결과 중 하나였다. 아랍권 사람들은 열강의 이기적인 영토 욕심에 휘둘린 것이다. 이후 중동은 과거의 발칸 반도를 능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리스크가 높은 화약고가 되어버렸다. (p.154)

지정학적으로 보면 1916년의 사이크스-피코 협정에서 알 수 있듯이 유럽 국가들이 민족을 무시하고 아랍권을 멋대로 분할하고 그 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 여파가 오늘날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 민주화를 위해 후세인 정권을 쓰러뜨렸지만 그 잔당이 이슬람국가를 만든 것도 그 여파 중 하나이며, 이번에 일어난 파리 테러도 여기에서 비롯된 비극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p.155)

세계의 경찰이었던 미국의 지정학

멕시코-미국 전쟁(1846-1848) 이후부터 미국은 어떤 이념을 열심히 외치기 시작했다. '우리는 북아메리카 전역을 지배하고 개발해 나갈 운명을 안고 있다'라는 자명한 운명론이다. 그리고 이것은 점차 '우리는 세계에 자유를 확산시킬 운명을 안고 있다'는 식으로 확대 해석된다. 19세기의 미국-스페인 전쟁은 그런 운명론에 기초한 전쟁이었다. 개척할 곳이 남지 않게 된 미국인들은 약체화된 스페인 제국으로부터 태평양의 식민지를 빼앗는 것이 새로운 개척지의 발견인 동시에 자유의 제국인 자신들의 자유정신을 퍼뜨리기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것이 훗날 이른바 세계의 경찰이라는 의식으로 이어졌다. (p.172-173)

동북아의 현재와 미래

부전이 기본 자세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제국주의적 야심을 숨기려 하지 않는 나라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래서 지금도 이런 견제 활동이 필요하다. 견제를 통해 서로 거의 같은 힘으로 미는 균형 상태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어느 한쪽이 물러서면 다른 쪽은 강하게 밀어붙인다. 약점이나 빈틈을 발견하면 단번에 물어뜯는다. 자국이 부전을 맹세해도 그렇지 않은 나라가 존재한다면 대항책을 강구해야 할 경우도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p.206-207)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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