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사자의 심장을 가져라!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민우영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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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는 어릴 때 처음 읽었던 책이다. 그림도 없는 책을 읽으며 그냥 글자가 보여주는 상상의 이미지만 스쳐 지나간 기억이 있다. 인생을 별로 살아보지 않았고 생각이 깊지도 않을 때라 소설 속에 담겨진 의미와 뜻도 모른 채 그저 글을 읽듯이 책한권을 읽었었다. 그래서 아쉬웠다. 제대로 다시 읽어볼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문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그냥 이유도 없이 작가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소설 작가 헤밍웨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주인공이 만났던 헤밍웨이.

또한 내가 즐겨듣는 에픽하이의 노래 "혼자라도" 노랫속의 헤밍웨이.

어릴 때 읽었지만 지루함과 외로움이 기억에 남아있는 노인과 바다의 헤밍웨이.

서점에서 세계문학서적들을 둘러보며 계속 생각나던 작가 헤밍웨이.


사소한 일상속에서 나도 모르게 이 작가의 이름이 스며들어왔고, 헤밍웨이의 가장 대표작이라고 생각되는 "노인과 바다:를 어른이 된 나로서 꼭 다시 읽어보고 싶었다. 마침 이 소설을 읽으려고 할 때에 맞춰서 책을 선물받게되어 조금 더 빠르게 책을 읽게 되어 기뻤다.








어릴 때와 다르게 성인이 된 내가 보는 "노인과 바다"는 얼마나 다르게 읽히는가. 어릴 때의 기억이 선명하지 않지만 한가지는 뚜렷하게 대비된다.


재미있다. 아름답다.



지루하고 이해하지 못하겠던 책 속의 글자가 전혀 다른 언어로 둔갑한 것처럼 머리와 마음속으로 와닿는 온도가 달라져있다. 어느 책에서 그런 말을 본적이 있다. 책을 진짜 읽어야 하는 순간은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아보고 그 말들을 이해할 수 있을 때라고.

어릴 때의 권장소설은 그때 나에게 너무 일렀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데 아마 20년이 지난 후의 나도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2021년도의 나 역시 이 책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기라고.

명작을 읽는 재미 중 하나는 시기에 따라 다르게 읽어보며 생각의 차이를 비교해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노인과 바다


노인과 바다라는 제목은 시 적인 이름 같다. 제목부터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고 다양한 느낌을 받게 해준다. 광활한 바다와 작은 노인. 바다 위에 노를 젓고 있는 노인을 상상하면 그림처럼 고요하게 느껴지면서 아름다운 상상도 들지만, 반대로 고독과 외로움이 느껴지고 거대한 자연 앞에서 노인이 한없이 작아보인다. 일반적인 편견에 사로잡힌 나로서 노인과 바다의 노인은 그저 연약하고 작은 존재인가보다.


헤밍웨이가 노인을 설정한 이유는 작고 연약할 수 있는 존재가 용기있게 넓은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노인 산티아고가 세상을 사랑하고, 내일을 밝게 희망하며, 어려움을 인내와 노력으로 이겨내는 모습을 통해 독자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용기를 북돋아준다.





산티아고는 자신의 인생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안다. 이런 겸손함으로부터 오는 생각들은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주었고, 사랑으로 채운 정신은 노를 통해 희망을 젓게 하는 힘을 가져다 준다. 마음 깊숙이부터 끓어오르는 희망이 있음으로 어려움 앞에서도 인내할 줄 알고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나에게 인생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나는 얼마큼의 인내를 가지고 살고 있을까? 인내할만한 용기는 있을까? 그 끝에 희망을 가지고는 있나?

나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것인가? 남은 인생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




희망과 노력


지금까지 희망과 자신감이 노인의 마음속에서 한번도 떠나 본 적이 없었다. 그 희망과 자신감은 마치 미풍이 일 듯 다시 되살아나고 있었다. (p.29)


그러나 노인은 항상 정확하다고 생각했다. 단지 난 운이 없을 뿐이다. 그러나 누가 알아? 오늘만큼은 운이 좋을지 모르지. 하루하루가 새로운 날이니까 재수가 있으면 더욱 좋겠지. 그러나 나는 항상 정확하게 해야 해. 그래야 행운이 다가올 때를 대비해서 만반의 준비를 해두어야지. (p.59)


희망을 갖지 않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고 노인은 생각했다. 게다가 그것은 죄악일 수 있다. (p.155)



과학적이고 객관적이며 지적인 세상이다. 이 안에서 증명될 수 없고 예측되지 않는 희망이란 허구의 것이라 치부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희망은 책이나 드라마, 영화 속에서 존재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비관하며 살았다. 아무리 애써 희망을 떠올려도 순식간에 저버렸고 다시 비관적인 삶의 반복이었다. 그럼에도 희망을 놓치 않도록 스스로 채찍질 해야겠다. 분명한 것은 희망은 희망을 믿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도 일단 내게 걸려든 이상 어떤 짓이든 선택해야 된다고 노인은 생각했다. 고기의 선택이란 모든 올가미나 덫이나 계책이 미치지 못하는 깊고 어두운 바다 속에 남아 있자는 것이다. 하지만 나의 선택이란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미치지 못하는 곳까지 찾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정오부터 오로지 둘만이 같이 있었을 뿐, 고기나 나를 도와 줄 대상이 아무도 없다. (p.82)


저놈이 버틸 수 있는 데까지는 나도 버틸 수 있다고 노인은 생각했다. (p.86)


노인의 자세는 편안해졌지만 몸은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노인은 고통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았다. (p.103)


"나에겐 아직 갈고리가 남아 있어."

노인은 이제야 생각이 난 듯 말했다.

"그러나 아무 소용은 없을 거야. 그래도 아직 노가 두 자루, 키 손잡이와 짤막한 몽둥이가 하나 있어."

결국 저놈들이 나를 이겼다고 노인은 생각했다. 나는 너무 늙어서 몽둥이로 상어를 때려죽이기도 벅찰 거야. 그러나 노와 짧은 몽둥이와 키 손잡이가 있는 한 끝까지 싸워 볼 것이다. (p.164)



시대를 비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나보다 윗 어른들이 보기에는 인내를 잃어버린 세대처럼 보일 것이다. 얼마나 편안하고 편리한 세상인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먼 미래와 비교하면 지금도 인내를 잃어버린 시대는 아닐텐데. 비교는 끝이 없다. 하지만 마음 속의 인내는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열심히 싸우고 있는지 또는 외면하고 있는지를 양심은 알고있다.

커다란 청새치와 싸우는 노인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 싸움에 나를 대입해 보았다. 나는 어떤 싸움을 하게 될까?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고도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커다란 청새치와의 길고 긴 싸움을 버티는 노인의 인내는 엄청난 용기였다. 노인의 용기는 매일 부르는 희망에서 찾아왔고 희망은 노인에게 값진 인내를 주었다.





나의 인생에 대입해보자. 노인과 다투는 거대한 청새치. 나에게 청새치는 결국 내안의 나인것 같다. 세상은 넓고 인생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세상이 바다고, 길거나 짧은 인생이 청새치와의 싸움이라면 내 인생에서 이 싸움은 나와 나의 싸움이라고 생각된다. 세상에 무서운 것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내가 가장 무섭다. 내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강인한 내가 되기를 바라고 바란다.



이놈의 고기가 왜 뛰어올랐는지 모르겠다고 노인은 생각했다. 고기는 마치 자기가 얼마나 큰가 보여주려는 듯이 뛰어오른 모양이었다. 어쨌든 이제 충분히 알았다고 노인은 생각했다. 그리고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너에게 알려주어야겠다. 그렇게 되면 너는 나의 쥐난 손을 보게 되겠지. 어떻게든 내가 실제보다 더 강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어야지.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자기의 모든 걸 가지고 오직 내 의지와 지혜에 맞서고 있는 저 고기가 되고 싶다고 노인은 생각했다. (p.99)



나에게 느끼는 핸디캡이 있다. 언제나 걸림돌이라고 생각했다. 노인도 마찬가지다. 그때마다 노인이 디마지오를 생각하듯이, 나는 노인과 바다를 떠올려야겠다.

나는 스스로를 통제하고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 가득한 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감동있게 읽었나보다. 나도 나에게 꼭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타북스 출판사의 노인과 바다 소설이 끝나고 마지막 작품해설에 인상적인 말이 있다. 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를 통해 말하는 희망을 기억한다면 인생은 언제나 젊고 푸르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신념과 함께 젊어지고 절망과 함께 늙어간다


사람은 신념과 함께 젊어지고 절망과 함께 늙어간다. 또한 사람은 확신과 더불어 젊어지고 공포와 함께 늙어간다. 그리고 희망과 함께 젊어지고 실망과 함께 늙어간다.

(…)

그렇다. 노인의 몸은 세월의 무게를 감당치 못해 늙어버렸지만 눈빛 만은 푸른 바다를 닮은 젊은이였다. 사람은 누구나 포기했을 때, 절망했을 때야말로 비로소 힘없는 노인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싸우겠다는 산티아고의 강한 의지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삶의 희망과 꿈을 본다.

(p.194-195)



언제나 노인과 바다를 기억하고 싶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지나 노인과 바다를 꼭 다시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또 한가지 더! 헤밍웨이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다. :D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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