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프라우
질 알렉산더 에스바움 지음, 박현주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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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로 가정주부, 기혼 여성을 뜻하는 [하우스 프라우]라는 소설이 내게 왔다. 현대판 안나 카레리나로 이슈화가 되었다는 소식에 호기심과 읽고 싶다는 생각에 이 이 소설을 접하게 되었다. 베이크리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작가 <질 알렉산더 에스바움> 의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 읽기에는 충분했다.


여성이 주인공이고 여성의 내면의 삶을 지나칠 정도로 섬세하게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이 나에게 너무나도 끌리게 하였다. “나라면 어땠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도 하게 하고 주인공 ‘안 나'의 모습이 내 모습으로 투영되기도 했다. 그 정도로의 몰입감과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심해(深海)와도 같았다.


30대 후반의 ‘안나 벤츠는 외롭고 쓸쓸했다. 고독하고 슬펐다. 가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렇게 힘들었다. 정신과 상담을 받을 정도였으니 얼마나 마음과 정신이 아픈 사람이었을까? 그녀의 비극적인 슬픔은 수동적인 자세에서 볼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안나’ 와 같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다 똑같지는 않으리라. 세상엔 다른 성격의 소유자들이 있고 다른 상황들과 다른 이념 내지 가치관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능인 식욕과 성욕 또한 크고 작고의 차이가 있을 뿐 사람에겐 사랑과 섹스는 삶 가운데 있는 것이다. 이성이 있고 학력과 재력이 크다고 성욕을 억제할 수는 없다. 오히려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주인공 ‘안나’의 모습에서 내가 있고, 독자로 하여금 빨려 들게 할 만큼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성(性) 묘사가 쓰여있다.        


안나는 반항했다. 「안 돼요, 카를, 안 돼요.」 카를은 안나의 귀에 [돼요]라고 작게 소곤거렸다. [돼요]만으로 충분했다. 안나의 수동적 자아가 굴복했다. 나는 이 남자가 섹스하게 놔두겠지. 도둑에게 벌린 지갑을 건네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p.140~141

말복이 지난 지금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네요. 올 초가을에 [하우스 프라우] 소설을 추천합니다. 사랑하고 독서하는 가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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