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해결사 깜냥 6 - 하품이의 가족을 찾아라! 고양이 해결사 깜냥 6
홍민정 지음, 김재희 그림 / 창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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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부터 쭉 이어지던 그림책 독서는 아이가 8살이 되어도 여전했다. 그림책으로 가득한 우리만의 독서 시간이 쌓이던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책이 [고양히 해결사 깜냥]이었다. 마침 아이는 텔레비전 만화 중에 추리물(코난, 괴도)에 발을 담그기 시작한 참이었다. 아이가 사랑하는 고양이가 주인공인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인데, 해결사라니. 아이의 이목을 끌기에 딱이었다.


혹시나, 하고 펼친 책은 아이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림보다 글의 비중이 훨씬 많은 책인데도 아이가 내 곁을 지키고 앉아 이야기게 오랜 시간 집중해서 귀를 기울였다. 볼 거리가 없으면 금방 집중력이 떨어질 거라던 내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우리가 처음 펼친 책은 깜냥 시리즈 2권이었는데, 그 날 그 자리에서 우리는 그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읽었다. 아이와 나눌 수 있는 책의 범위가 한층 더 넓어진 셈이었다. 그 날부터 아이의 깜냥 앓이가 시작됐다. 도서관에서 무조건 대출예약을 걸고, 눈에 보이는 대로 빌려와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다.


깜냥 시리즈 5권을 마지막으로 덮을 때 아이가 얼마나 깊이 아쉬워했는지 모른다. 동시에 “그럼 다음 6편은 하품이도 함께 나오겠네? 같이 여행 떠나는 거 맞지?” 기대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기나긴 기다림이 시작됐다.


(기다리는 동안 비슷한 두께와 양의 책들을 제법 섭렵했다. 새로운 사실들도 발견했다. 그림책은 마냥 웃기고 재미있는 걸 좋아했다면 동화는 조금 다르다. 아이는 추리물을 특히 좋아한다. 귀여운 생명체는 더더욱 좋아한다. 혹시 추천해주실 책이 있다면 언제든 대환영입니다!)


그런 기다림의 끝에 드디어 깜냥 시리즈 6권을 만났다. 단짝 하품이와 함께인 깜냥이 그렇게 우리에게 왔다. 기다림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듯 아이는 단숨에 책을 완독했다. 깜냥의 어린 시절을 보며 끼양! 감탄사를 내뱉기도 하고, 하품이가 꼭 친절한 가족을 찾으면 좋겠다고 발을 동동 거리며 잔뜩 긴장하기도 하고, 그러다 갑자기 하품이가 떠나면 깜냥은 다시 혼자냐고 속상해하기도 하면서 매 순간 매 에피소드마다 깊이 빠져들었다. 단숨에 다 읽어버린 것이 못내 아쉽고 또 다음 7편까지 얼마나 더 기다림이 이어질 지 아득하다. 아이는 특히 마지막에 실리는 편지글을 애정한다. 다음 편의 예고편이라도 되는 듯 여러 번 편지글을 읽던 아이는 하품이와 깜냥이 이제는 서로에게 소중한 “새로운 가족”이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은근히 다정하고 한없이 귀엽고 일상 속 소소한 사연들이 가득한 동화. (아이와 별개로 어른인) 내게 깜냥은 그런 동화이다. 아이와의 독서 거리를 훨씬 더 가까이 끌어 당겨준 고마운 책이 이 깜냥 시리즈여서 더없이 행복하다. 스스로 일을 헤아리는 능력, 깜냥. 자신의 힘을 다한다는 의미의 깜냥깜냥. 깜냥 시리즈에 나오는 다양한 동물과 사람들은 자신의 상황에서 맡은 일들을 깜냥깜냥 해낸다. 그래서 하나같이 끝간데 없이 사랑스럽다. 아이의 이야기주머니 역시 깜냥 책과 함께 깜냥깜냥 자란다. 이제 귀여운 하품이도 함께 할, 우리 앞에 놓은 수많은 여행길을 고대한다. 영영 끝나지 않을, 계속해서 여행과 모험이 펼쳐지기를 욕심내 본다. 깜냥, 그리고 하품아. 우리 곁에 오래오래 머물러 줘.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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