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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용기 ㅣ 책이 좋아 1단계
강정연 지음, 간장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4년 5월
평점 :
저는 동시를 참 좋아해요.
노래같아서 재밌기도 하고
동시가 주는 간결함과
동시에서 느껴지는 동심이 좋거든요.
그래서 아이에게 동시를 많이 읽어주기도 하고, 동시집 선물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정말 특이한 형식의 동시집을 발견했어요.
보통 동시집이라면 동시 하나, 하나가 별개의 주제를 담고 있고
여러개의 각기 다른 동시들을 모아서 펼쳐 낸 책이 동시집인데
이 동시집은 하민이의 이야기를 동시 형태로 묶어서 낸 동시동화더라고요.
이야기 읽듯이 읽혀지는 동시동화라
아이도 좋아할 것 같아서 아이에게 건내주었습니다.

잔뜩 긴장한 듯한 하민이의 표정과
하민이의 어깨에 앉아 응원하는 귀여운 동물들.
그리고 동시집같은 비주얼이 아닌 스토리북같은 양장본이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듯 합니다.
뉴질랜드에 계신 강정연 작가님의 동시동화.
< 그래도, 용기 >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

이 책의 주인공은 2학년 하민이입니다.
수학을 좀 잘하고, 역사 만화를 좋아하고,
아주 조금, 겁쟁이라며 본인 소개를 하네요.

본인이 깬 꽃병인데 주원이가 대신 혼이나서
잔뜩 움츠려든 하민이.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며
본인을 비겁한 겁쟁이라고 표현하네요.
그 자리에서 바로 "제가 했어요."라고 용기있게 말할 수 있는 아이는 많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인지 수업시간에 다른 아이들은 번쩍번쩍 손을 잘 드는데
하민이는 답을 알면서도 고개를 못 드네요.
아이들의 손을 미어캣이라고 표현한 동시, 참 귀엽죠? ^^

생일때마다 혼자 자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여태 미루다가
아홉 번째 생일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며 혼자 자는 것을 시도합니다.
아이들이 처음 혼자 잘 때 드는 생각을 재미있게 표현한 동시예요.
결국 안방에 가서 아빠와 엄마 사이에 누운 하민이는
엄마에게 "엄마, 난 진짜 겁쟁인가봐. 그치?"라고 말을 하는데
엄마가 그러시네요. "이렇게 솔직한 겁쟁이가 어디 있니?
그거 알아? 진짜 겁쟁이는 자기가 겁쟁이라고 말하지도 못한다는 거."
하민이가 점점 용기를 내서 씩씩해질 수 있었던 건
다정하게 말씀해주시는 엄마 덕분인 것 같아요.
반성합니다.
아이에게 좀 더 다정하게 힘을 불어넣어주는 말을 하도록 할게요. ^^

쩜쩜쩜이라는 까맣고 작은 말 씨앗에서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가 열린 다는 동시.
정말 사랑스러웠습니다.
주원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민이의 입장에서 잘 표현한 동시네요.
떨어진 자두를 주워준 주원이에게 고맙다는 말도 못했고,
그 전에 꽃병 깨트려서 본인 대신 혼난 주원이에게 미안하다는 말도 못했으니까요.
작가님의 표현력에 감탄했습니다.

어제보다 조금은 커진 목소리.
용기내서 주원이에게 방방장에 가자고 말도 하게 되고,
용기가 조금 생겨서 혼자 자기로 마음먹고 잠자리에 든 하민이의 마음을 표현한 동시입니다.
'나는 오늘 혼자 잘 거다.' 두 번이나 반복해서 말합니다.
하민이의 굳은 의지가 느껴져요.

다시 한 번 더 용기를 내서 내딛는 한 발짝.
드디어 주원이에게 용기를 내어 사과를 하네요. 기특한 하민이입니다. ^^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아이도 저도 하민이를 응원하며 읽었어요.
이 동시집을 읽는 아이에게
"너도 하민이처럼 용기낼 수 있어. 힘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동시동화의 특이한 방식도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 이 책에서 담고 있는 메시지가 참 좋았어요.
이제 세상에 한 발을 디딘 아이들에게 용기내라고 말해주는 책이니까요.
아이가 < 그래도, 용기 >를 읽고 하민이처럼 어제보다는 좀 더 목소리를 내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를 바라며
책 소개를 마칩니다. ^^
< 주니어RHK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아이와 함께 읽고 쓴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