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고 당당하게 할 말 다 하는 법
제니퍼 앨리슨 지음, 윤동준 옮김 / 다른상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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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고 쓴 글입니다. 




예전부터 나는 낯가림이 심한 편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과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가는 일이 늘 부담이었고,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다. 대체로 참는 쪽을 선택했지만, 그 감정이 쌓이다 보면 한 번에 터져 버리곤 했다. 일에서는 비교적 당당하지만 사적인 대화에서는 유난히 조심스러워지는 나.

제니퍼 앨리슨의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고 당당하게 할 말 다하는 법>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내 생각을 분명하게 전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던 책이다. 이 책은 말하기 기술 뿐 아니라 감정을 다루는 태도부터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말을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저자 제니퍼 앨리슨은 심리학자로서, 말하기의 어려움 뒤에 숨어있는 불안과 낮은 자존감을 짚어낸다. 특히 '대화 근육'이라는 표현이 인상 깊었다.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하듯, 사람과의 직접적인 대화가 줄어들수록 소통 능력도 약해진다는 이야기다.

요즘은 문자와 메신저가 익숙하다. 통화 대신 메시지를 요청하는 거래처, 이별조차 문자로 전하는 시대. 화면 뒤에 숨어 있으면 덜 긴장되고, 표정을 들키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렇게 편안함에 익숙해질수록 얼굴을 마주한 대화는 더 부담스러워진다. 저자는 온라인 소통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직접 만나 나누는 대화의 힘을 강조한다. 공감과 존중, 미묘한 표정과 몸짓은 화면 속에서는 온전히 전달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책에서 특히 공감했던 부분은 '표정과 말이 다를 때 생기는 오해'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는 표정을 잘 숨기지 못하는 편이다. 의도와 다르게 굳은 표정이 상대에게 차가움으로 전달된 적도 있다. 저자는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이고, 상대의 말을 미러링하며, 진심 어린 질문을 던지는 것 만으로도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거창한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태도라는 점이 와 닿았다.




또한 대화에서 사람들이 바라는 10가지 욕구 - 중요하게 여겨지고 싶고, 존중받고 싶고, 이해받고 싶다는 마음 - 을 제시한다. 결국 대화는 정보 교환이 아니라 감정의 교류라는 뜻일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것만큼, 상대가 존중받는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과거 직장 초기에 겪었던 부정적인 피드백 경험이 떠올랐다. 그 일 이후로 의견을 말할 때 한 번 더, 두 번 더 고민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런 경험이 현재의 대화 습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성격이 아니라, 상처일 수도 있다는 문장이 위로처럼 느껴졌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분량도 부담스럽지 않다. 대화의 기술, 감정의 동요 없이 말하는 법, 당당한 표현을 위한 실전 팁까지 단계적으로 정의되어 있어, 읽고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다. 나 역시 이미 실천하고 있는 부분도 있었고, 의식하지 못했던 습관도 발견했다.

대화는 나를 드러내는 일이면서 동시에 상대를 받아들이는 일이다. 이 책은 새로운 사람이 되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바라는 모습의 나'에 조금 더 가까워지라고 조언한다. 낯가림이 심한 사람, 갈등 상황에서 감정이 앞서는 사람, 말하고 나면 후회하는 사람에게 현실적인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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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반짝일 오늘의 글리터 - 완벽함보다 나다움을 택하는, 뷰티 크리에이터의 본격 민낯 에세이
유앤아인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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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고 쓴 글입니다.




표지가 예뻐서 한참을 바라봤다. 물결처럼 번지는 색감 위에 선 저자의 얼굴은 또 한 번 시선을 붙든다. 아름다움은 분명 강력한 힘이다. 그래서 처음에 이렇게 생각했다. 예쁘고, 재능있고, 운까지 따른 사람의 이야기겠지 하고.

하지만 책장을 넘기며 깨달았다. 화려함은 결과일 뿐, 그 안에는 오래 버틴 시간과 쉽게 드러나지 않은 불안이 숨어 있었다는 것을. <내일도 반짝일 오늘의 글리터>는 빛나는 사람이 자서전이 아니라, 흔들리는 사람의 기록에 가깝다.





<내일도 반짝일 오늘의 글리터>는 뷰티 크리에이터 유앤아인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쓴 에세이다. 60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수십만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 겉으로 보기엔 모두가 부러워할 자리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자리에 화려함보다,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감당해야 했던 내면의 무게를 더 많이 이야기한다.

20대 초반, 아버지 사업 실패로 억대의 빚을 떠안으며 시작된 삶. 친구들이 캠퍼스를 누비던 시간에 그는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했다. 피팅 모델로 활동하며 새로운 기회를 얻었지만, 불규칙한 수입과 불안정한 환경은 또 다른 두려움을 안겼다. 중국까지 건너갔던 경험, 사기를 당했던 순간들, 그리고 우연히 시작한 유튜브. 지금의 자리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많은 이들이 인플루언서라는 직업을 선망한다. 사랑과 관심, 부와 명성을 동시에 얻는 삶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만큼이나 그 자리를 유지하는 일도 치열하다고. 콘텐츠는 끊임없이 새로워야 하고, 비교는 일상이 되며, 작은 실수도 쉽게 용납되지 않는다. 늘 밝고 화려한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그녀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버텨왔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1'의 이야기였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오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한 걸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0이지만 1이라도 더하면 삶은 달라진다는 문장.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우리는 자주 완벽한 계획을 세우다 지치고, 높은 목표 앞에서 스스로를 자책한다. 하지만 저자는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자신에게 조금 더 관대해지라고 말한다. 냉정한 세상 속에서 최소한 나만큼은 나의 편이 되어야 한다고.

이 책은 인플루언서의 성공담이라기보다, 한 사람이 자신을 잃지 않으려 애쓴 기록이다. 예쁜 사람의 고백이 아니라, 불안한 사람의 솔직한 문장에 가깝다. 그래서 더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화려함은 언젠가 옅어질 수 있지만, 스스로를 돌아보는 힘은 오래간다. 저자는 지금도 경쟁과 두려움 속에 서 있지만, 동시에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그 태도야말로 이 책이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다.

결국 '글리터'는 완벽하게 빛나는 존재를 뜻하지 않는다. 때로는 구름에 가려져도, 여전히 안에서 반짝이는 작은 빛. 오늘의 그 미세한 반짝임이 모여 내일을 만든다는 믿음. 이 책은 그 믿음을 담담하게 전한다. 그리고 나 역시 묻게 된다. 나는 지금 무엇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애쓰고 있는지, 그리고 정작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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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말고 나답게
김회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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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요즘 '나답게 산다'는 말이 너무 흔해서, 오히려 믿기 어려운 말이 되었다. 모두가 그렇게 말하지만 실제 삶과 선택에서 그것을 끝까지 지켜내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흔들리지 말고 나답게>는 그런 말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국내 식재료 정기배송 기업 (주)포프리(FourFree)의 대표 김회수가 자신의 인생과 사업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흔들리는 순간마다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해 왔는가에 대한 기록이다. 빠르게 가는 길과 오래 남는 길 사이에서, 더 많이 파는 선택과 덜 팔더라도 지키는 선택 사이에서 그가 반복해서 택한 것은 늘 '사람'이었다. 이 책은 경영 에세이이면서 동시에, 어떤 태도로 살아가고 일할 것인가에 대한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가장 힘든 것은 성과보다 인간관계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서비스업은 고객과 직접 마주하는 일이 잦아 감정 소모가 크다. 상식적이지 않은 사람을 만날 때도 있고, 이유 없는 불만을 감당해야 할 때도 많다. 그래서 '사람을 중심에 둔 경영'이라는 말은 현실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김회수 대표의 이야기는 그런 생각을 조용히 흔든다.

그는 억대 연봉자에서 신용 불량자로 추락하는 경험을 했고, 다시 일어나 계란 정기배송 기업을 일구기까지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었다. 조류인플루엔자로 하루 아침에 사업이 무너지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며, 자금이 부족해 여기저기 돈을 빌리러 다녀야 했던 시간들. 이 책은 그 과정을 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편할 정도로 솔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끝까지 놓지 않았던 것은 사람에 대한 신뢰였다.


책 속에는 사람을 먼저 생각했기에 가능했던 선택들이 이어진다. 남은 계란을 활용해 에그타르트 사업을 시작했지만, 인근 김밥 할머니 생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알게 되자 과감히 사업을 접은 이야기 역시 그렇다. 자신에게는 수익이 될 수 있는 일이 누구에게는 삶의 문제일 수 있다는 판단 앞에서,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돈을 더 벌 수 있는 길보다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채용과 면접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다. 그는 실력은 교육으로 키울 수 있지만, 태도와 인성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래서 면접 시간을 새벽 6시로 정했고, 그 시간에 실제로 오는 사람들이 태도를 보았다. 새벽 3시에 출장 미용사를 불러 단정히 준비해 온 지원자, 대표가 아침을 거를까 봐 삶은 계란을 챙겨온 지원자의 모습은 '사람을 본다'는 말이 얼마나 구체적인 기준에 있는지를 보여준다.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의 직장생활도 떠올랐다. 성과를 내도 그 가치를 알아주는 상사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고, 딱 한 번 만났던 그런 상사는 지금도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인간을 신뢰하고, 함부로 사람을 버리지 않았던 그 태도가 왜 조직을 움직이게 하는지,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흔들리지 말고 나답게>는 빠른 성공을 위한 안내서가 아니다. 대신 흔들릴 수밖에 없는 순간에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해 왔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결국 어떤 사람으로 남게 하는지를 보여준다. 돈이 되는 선택보다 사람을 지키는 선택이 왜 더 오래 남는지, 이 책은 분명하게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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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게 흐르는 Dear 그림책
변영근 지음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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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어떤 책은 읽는 순간보다 덮은 뒤에 더 오래 남는다. 변영근 작가의 그래픽 노블 <낮게 흐르는>은 그런 책이다. 대사 한 줄 없이 수채화 풍경만으로 이어지는 여정은 독자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빠르게 지나치던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느림의 호흡'을 되찾게 한다. 제목처럼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이 책은 자연스러운 속도로 감정에 스며든다.




<낮게 흐르는>은 말이 없는 대신 장면으로 말하는 그래픽 노블이다. 작품은 여행지로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산속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푸른 풍경 앞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은 익숙하면서도 묘하게 현실적이다. 자연을 마주하고 있으면서도 모두의 손에는 휴대폰이 들려 있다. 웃음이 나면서도 우리가 자연을 대하는 방식이 그대로 드러나는 장면이다.

이후 폭포와 물놀이 장면이 이어진다. 가족들이 물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친구와 얼굴을 가까이 붙여 사진을 찍는다. 여름의 공기와 물의 온도가 그림 너머로 전해진다. 이 시점까지 여행은 '함께 있는 풍경'에 가깝다. 하지만 어느 순간 흐름은 달라진다. 주인공은 무리에서 벗어나 혼자 오토바이를 타고 길을 나선다. 평야를 가로지르는 끝없는 길은 장소를 특정하지 않기에 오히려 더 자유롭게 느껴진다.




산길을 오르고, 물가에서 쉬고, 바위를 넘고, 강을 건너는 장면들은 설명 없이 이어진다. 그런데도 전혀 낯설지 않다. 누구나 마음속에 한 번쯤 그려본 풍경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수채화로 표현된 물빛이다. 진하지 않고, 아주 연하게 풀어놓은 색이 반복되면서 시선을 붙잡는다. 모자와 옷, 주변 풍경까지 자연과 비슷한 색으로 섞여 들어가 있어 주인공은 점점 배경 속으로 스며든다. 이 책에서 말하는 '흐름'은 바로 이런 모습에 가깝다.

읽다 보면 주인공의 나이가 분명하게 느껴지지 않는 순간이 있다. 장면에 따라 성숙해 보이기도, 한결 가볍게 느껴지기도 한다. 주인공은 분명 청년이지만, 이 인물은 특정한 얼굴로 고정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누군가의 이야기라기보다, 이 책을 읽는 순간 '나'와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이 작품은 처음에는 큰 폭포를 향한 여행처럼 시작되지만, 마지막 장면은 의외로 소박하다. 주인공은 작은 폭포에서 수영을 한 뒤, 옷을 입고 다시 김을 떠난다. 오래 머물거나 감상을 늘어놓지 않는다. 그저 충분히 쉬었다는 듯, 담담하게 발걸음을 옮긴다. 화려한 목적지에 도착하는 대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혹은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흐름을 이어간다. 이 마지막 장면은 <낮게 흐르는>이 말하는 방식, 크게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이어가는 삶의 태도를 가장 잘 보여준다.

대사 하나 없는데도 장면은 또렷하다. 오히려 말이 없기에 감정은 밀려오지 않고 조용히 자리 잡는다. 늘 시간을 쪼개쓰는 일상 속에서 이 책은 또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 빨리 움직이지 않아도 괜찮고, 크게 보이는 목적지에 닿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감각. 그래서 <낮게 흐르는>은 이야기를 읽는 책이라기보다, 한동안 잊고 있던 속도를 떠올리게 하는 책으로 남는다. 책을 덮은 뒤에도, 연한 물빛 같은 여운이 오래 마음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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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삶을 살아라 - 니체가 전하는 삶의 자세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회주 옮김 / 데이지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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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가족과 사회, 직장이라는 이름으로 주어진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정말 나의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 멈추게 된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너의 삶을 살아라>는 바로 그 질문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책이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사유를 김회주 옮긴이가 오늘의 언어로 엮은 이 책은 철학을 이해하라고 요구하기보다, 지금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되묻는다. 위로나 해답을 건네기보다는, 불안과 흔들림 속에서 스스로 길을 찾게 하는 질문들. 이 책은 읽는 동안 내 삶의 방향을 점검하게 만든다.





이 책은 니체의 여러 저작에서 핵심 문장을 가려 뽑아 주제별로 구성한 사유 에세이이자 아포리즘 선집이다. 원전 해설서라기보다, 지금을 살아가는 독자에게 직접 말을 거는 형식에 가깝다. 그래서 철학책이라는 부담보다, 삶을 점검하는 기록을 읽는 느낌이 더 강하다.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떠오른 것은 '가지 않은 길'이었다. 가족과 현실을 이유로 포기했던 선택들, 그때는 당연하다고 여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미련과 아쉬움으로 남아 있는 길들 말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결국 나 자신의 선택이었음을 알면서도, 그 미련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니체가 말하는 삶의 주체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고 느꼈다. 남의 시선이나 상황 탓이 아니라 내가 선택했고, 내가 책임진다는 태도 말이다.

<너의 삶을 살아라>는 불안과 고통을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삶이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고통을 피하는 방법이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떻게 통과할 것인가를 묻는다. 나이가 들수록 슬픔과 상처를 완전히 없애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된다. 대신 그것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법을 배워간다. 이 책의 문장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계에 대한 부분도 인상 깊었다. 좋은 사람이 되려다 자신을 잃는 순간들, 지나치게 신경 쓰다 지쳐버리는 인간관계의 반복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니체는 '자신에게 충실하라'고 말한다. 진정한 스승은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는 문장은, 관계 속에서 흔들릴 때마다 기준을 다시 세우게 만든다.

감정에 대한 해석도 공감이 컸다. 분노는 현재의 문제가 아니고 과거의 상처에서 비롯된다는 설명은, 억눌러온 감정들이 어떻게 폭발하는지를 돌아보게 했다. 감정을 참는 것이 늘 성숙함은 아니라는 점, 그렇다고 무작정 발산하는 것도 답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책은 감정을 관찰하는 시선을 제안한다.

니체 철학에서 자주 언급되는 '위버멘쉬' 개념 역시 이 책에서는 거창한 이상형이 아니라 자기 삶을 스스로 책임지며 의미를 만들어 가는 인간으로 그려진다. 초인이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매일의 선택에서 자신을 배반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가깝다. 그렇게 보면 위버멘쉬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삶에서 계속 시도돼야 할 자세에 가깝다.

<너의 삶을 살아라>는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남긴다. 오늘의 선택은 정말 나의 것인가, 익숙함에 머물며 미루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은 읽고 끝나는 철학서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계속 점검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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