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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리 편지 ㅣ 창비아동문고 229
배유안 지음, 홍선주 그림 / 창비 / 2006년 9월
평점 :
세종대왕이 시집간 딸에게 한글을 시험해 보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렇다면 백성 중 누군가에게도 시험해 보고 한글에 대해 자신감을 얻을 것
이다.”하는 생각이 들어서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해서 어쩌면 있었을 것 같은 장운이 이야기를
만들어서 쓴 거라고 한다.
원래 장운의 할아버지는 노비였으나 할아버지로부터 큰 은혜를 입은 주인이
노비 문서를 없애고 양민으로 만들어 주었다.
아버지는 물려받은 돈으로 땅을 샀으나 글을 모른 탓에 고스란히 땅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렇게 사기를 당하고 떠돌다가 이 마을 초정(椒井)리에 들어와 돌 깨는 곳에
다니며 일을 하고 어머니는 마을에서 밭일을 해 주면서 그럭저럭 지냈다.
어머니가 병에 걸려 삼 년이나 약을 달여 구완을 했는데도 끝내 소용없이 죽고
말았다. 꽤 솜씨 좋다고 알려진 아버지는 넋 나간 사람처럼 딴 생각을 하다가
망치질을 잘못하여 왼쪽 손목이 바스러진 것이다.
그래서 열두살의 어린 장운은 나뭇짐을 하고 누이 덕이는 품팔이를 해서 끼니를
해결해 왔다.
어느 날 장운은 나뭇짐을 하러 산에 가서 만난 “토끼 눈 할아버지”로부터 쉽고
말하는 것을 그대로 쓸 수 있는 글을 알게 되어 누이와 동무들에게 가르쳐 준다.
어머니 약값으로 진 빚을 갚기 위해 남의집살이 하러 떠난 누이로부터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편지가 온 것이었다.
이토록 쉬운 한글은 그들에게 큰 위안이 되어 주었고 일을 하면서 본 것을 글로
써서 책으로 만들기도 하였다.
<초정리편지>에서는 한글창제 뿐만 아니라 장운이라는 아이의 대견함과
옛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도 많아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진다.
요즘 할머니들이 한글을 깨치기 위하여 뜨거운 겨울을 나고 있다.
그 할머니의 마음이 장운이의 마음이었으리라...
우리 글에 대한 자부심이 점점 희미해 진 세대들에게
그리고, 한글교실에서 글을 깨친 할머니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