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공간의 위로 세리프
그레텔 에를리히 지음, 노지양 옮김 / 빛소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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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하지 못할 슬픔을 경험할 때 나는 오로지 나만 있을 수 있는 닫혀있는 공간을 찾고는 한다. 외부와 단절되고 오롯이 고요하게 나 혼자만 있을 수 있는 닫힌 공간에서 나름대로 위안을 얻었던 것 같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의 제목인 '열린 공간의 위로'는 조금은 낯선 느낌을 주었다. 사방이 탁 트인 열린 공간에서 받는 위로는 어떠할지 상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저자인 그레텔 에를리히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고 그녀가 지내고 있는 잿빛 도시를 떠나 광활한 야생의 땅 와이오밍으로 정착했다. 그곳에서 양털을 깎기도 하고, 양 떼를 몰고, 송아지 분만을 돕고, 그곳에 살고 있는 카우보이들과 어울리며 거대한 자연 속에서 흘러가는 변화를 느끼며 살아간다.  광활한 자연 속에서 오롯이 홀로 있는 삶을 택하면서 작가는 그 안에 맞아 들어갔다. 그리고 열린 공간인 와이오밍에서 치유받고 위로를 얻으며 더 나아가 내면의 삶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얻게 된다.


때로는 거칠지만 섬세하고 아름다운 작가의 문장 덕에 책을 읽는 동안 작가가 와이오밍에서 경험한 삶을 함께 보내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그 자연 속에서 나도 함께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 사방이 꽉 막힌 닫힌 공간 아니라 사방이 열려있는 거대한 자연에서 받는 위로가 필요한 모든이 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자연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우리를 지금의 우리가 되도록 초대한다. 우리는 종종 강과 닮았다. 부주의하면서 강하다. 소심하면서 위험하다. 맑으면서 탁하다. 소용돌이치고 반짝이고 고요하다. 소로는 일기에 이렇게 썼다. "한 인간의 삶은 강물처럼 신선해야 한다. 같은 통로로 흘러도 매 순간 새로운 물이 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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