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위로 - 빛을 향한 건축 순례
김종진 지음 / 효형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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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몰입 속에서 자아라는 개념은 흩어진다. 현상의 파도가 말과 생각을 삼켜버린다. 내가 밤의 허공이고, 밤의 허공이 나다. 밤이 밤을 바라보고 있다. 빛과 침묵의 공간을 찾아 먼 곳을 여행하고 있다. 어렵게 찾은 곳들이 사실은 나의 내면 속 공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결국 빛나고 어둑한 내면의 공간을 여행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보통 그림자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두움, 외로움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올라서인지

그림자와 위로라는 단어가 함께 붙어있는 게 조금은 낯설었다.

나였다면 그림자 말고 빛을 통해서 위로를 받는다고 느끼는데

작가님은 그림자를 통해서 어떻게 위로를 받았는지 궁금해졌다.


이 책은 작가님이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그 공간에서 경험한 빛과 그림자가 드리워진 느낌을 ‘침묵, 예술, 치유, 생명, 지혜, 기억, 구원, 안식’ 8개의 느낌으로 나누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래서 책의 부제는 빛을 향한 건축 순례라고 되어있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찾기 위해 여행을 하는 것일까?라고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건축 순례 여행이라고 하지만 결국은 나를 순례하고 찾는 여행이라고 말한다.


그림자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물체가 빛을 가려서 그 물체의 뒷면에 드리워지는 검은 그늘.

그림자가 생기려면 반드시 빛이 있어야 한다. 결국 빛과 그림자는 함께 존재할 수밖에 없다.

내 삶이 늘 눈부시게 빛나기만을 바라지만,

빛이 있어 빛나기 때문에 나에게도 역시 그림자가 함께 있다.

나의 어두운 그림자를 숨기고 싶기도 하지만 결국 내면의 그림자를 똑바로 봐야 하는 순간이 오는 것 같다. 그 순간을 마주하기 위해서 오늘도 우리는 여행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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