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1980년대 글동네의 그리운 풍경들

1980년대 글동네의 그리운 풍경들
정규웅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8년 2월

 내게 1980년대의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은 독재정권과 민주화운동이다. 독재정권의 통치하에 국민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기 힘들었다. 이는 문학분야에 종사한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다. 시대적 배경의 권력에 순응한 문인들과 이에 저항한 문인들로 나뉘는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문학분야에서 조선총독부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최린,이광수 등과 끝까지 일제에 저항한 이육사,한용운 등과 마찬가지로 1980년대에 역시 독재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천금성 등과 독재정권에 저항한 김규동 등이 대표적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허나 일제에 협력했던 문인들의 말로가 좋지않았던 것처럼 독재정권에 동조한 문인들 역시 민주화를 이룩한 이후 문학계에서 매장당하는 등 그에 맞는 인과응보의 결과를 맞았다.

 독재정권의 서슬퍼런 언론,문학계의 통제아래 문인들은 어떻게 문학활동을 이어갔을까? 대표적으로 정기적 간행물이 아닌 비정기적 간행물인 무크지의 출현을 예로 들 수 있다. 독재정권이 정기적 간행물을 통제하는 반발의 반로로 무크지가 나오게 된 것이다. 독재정권의 통제를 우회하는 어떻게 보면 그 당시에 편법이라고 할 수 있는 무크지의 탄생은 자유를 열망하는 민중들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라 볼 수 있어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가들에게 느꼈던 벅찬 감정을 문인들에게 느낄 수 있었다.

 1980년대의 문학은 크게 실천문학과 서정문학으로 나눌 수 있다. 실천문학은 행동하는 문학이라 할 수 있는데 시대적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활동문학을 말한다. 반면에 서정문학은 시대적 배경과 무관한 자연 등을 노래하는 문학이라 할 수 있다. 어떠한 문학활동을 하던 그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고 하지만 내게는 실천문학활동을 이어나간 문인들이 존경스러웠다. 그 당시의 정치권력자에 대항하는 것은 목숨을 거는 것과 마찬가지였을텐데도 자신의 소신을 밀고나갔다는 것을 의미하니 말이다. 각 시대에는 소수의 아웃사이더들이 있기마련이다. 이러한 아웃사이더들로 인해 우리나라가 오늘날의 민주화시대를 살아갈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고흐가 죽기직전에 수많은 작품을 남기고 죽었던 것처럼 1980년대에도 몇몇의 시인이 평소의 소작과 다르게 다작을 내놓고 죽었다. 예술혼을 불태우고 장렬히 전사한 것이다. 하루하루를 소시민처럼 살아가는 내게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삶을 살다 갔다고 할 수 있다. 인생을 살며 열정적으로 한분야에 꽂혀 최선을 다한적이 있는지 반성하게 되었고 현시대에 나는 어떠한 삶을 살아야하는지 고민하게 만든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