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로 사는 이유
에버하르트 아놀드 지음, 김순현 옮김 / 비아토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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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공동체가 보여 주어야 할 핵심 가치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왜 전 세계의 공동체를 찾아 저 먼 곳까지 방문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공동체가 공동생활을 통해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 즉 서로 좋은 관계성속에서 사랑하는 공동체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일 듯 싶다.

그렇다면,공동체가 잘 운영되기 위해서 기본적인 요소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진실한 말과 행동에서 나오는 공동체의 모습이 아닐까?아마도 이런 모습에 사람들은 환호성을 부르는 듯 하다.이기적인 형제와 자매가 죄악된 모습을 버리고, 서로 용서와 사랑과 화합의 모습으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갈까? 이것에 대한 궁금함은 누구나 있는 듯 싶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있는 상황에서도 기독교적 가치를 고민한 에버하르트 아놀드가 쓴 책이다. 1920년 브루더호프 공동체를 설립한 그가 1925년에 ‘고백’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글이다. 11편의 짧은 글은 공동체에 대한 본질과 원리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 책 후반부에는 카톨릭 영성가로 유명한 토머스 머튼이 이 글을 읽고 자신의 공동체론을 언급하였다.

먼저 약100년전 교회가 아닌 ‘공동체’ 라는 제3의 길을 선택하여 공동체 운동을 벌인 에버하르트 아놀드의 사상은 무엇일까? 그는 “공동체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토대 위에서 성령 안에서 사는 것이고, 사랑과 일치를 위한 부르심의 마음으로 사랑의 희생을 하는 것이다.”라고 논한다. 그러면서 공동체를 이루려는 의지는 먼저 진실한 말과 행동안에서 이루어진다고 언급한다.(P62)그리고, 진실한 말과 행동은 각 개개인들의 자발적인 연대의 수고로움에서 비롯됨을 말한다.

그렇다면 이런 사랑과 희생의 원천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사람이 평화의 나라를 살아내려는 의지,형제처럼 탐욕없이 수고하려는 의지는 하나님으로부터 온다.영인 노동과 노동인 영은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다가올 평화 미래의 근본 특성이다.”그렇다. 타인을 위한 수고하려는 의지는 결국 하늘에서 부터 나오는 것임을 피력하고 이후의 여러 글에서도 성령의 일하심을 지속적으로 언급한다.

“성령은 영혼의 모든 감각보다 더 유연하게 움직이며,사람들이 헛되이 영속적인 것의 토대로 삼으려고 하는 마음의 모든 능력보다 더 유연하게 움직인다.”(P69)
“예수님도 끝내 죽음을 맞으셨다.그러나 죽어서도 그분의 생명은 사랑으로,폭력없는 사랑으로,소유욕 없는 사랑으로 지속되었다.그래서 예수님은 이제 부활하신 분으로,성령으로,내면의 음성으로,내면의 눈으로,사랑의 생명을 훨씬 더 강렬하게 살아 계신다.이 사랑이 공동체를 이룬다.”(P69)

이렇듯 50페이지에 달하는 짧은 글이지만, 그 안의 내용은 매우 함축적이고 깊은 사색과 묵상속에서 꾹 눌러 쓴 글임을 알 수 있다. 특히 4장 ‘공동체는 믿음으로 작동한다’글은 압권이다. 꼭 필서를 통해 글의 깊은 가치를 누리시길 추천한다.
저자는 마지막 11장 ‘공동체는 믿음의 모험이다’ 에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노력은 믿음의 모험이며 노동은 늘 새로운 모험이라며, 친첸 도르프의 고백 시로 글을 마친다. 마지막 시는 이렇다.

“우리는
일을 중시하며
어떤 일이든 마다 않고
임무에 낙담하지도 않고
즐겁게 애쓰며
우리 돌들을
비계 위로 나르려네.”

저자는 왜 마지막 장에서 공동체는 믿음의 모험임을 거론한 것일까? 그것은 공동체의 모습은 규정되어진 틀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닌 늘 변화되어지는 모험의 과정임을 논한 것은 아닐까? 공동체에 대해 정해진 답은 없다.늘 공동체 안에 있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기준을 만들고,바른 가치관으로 서로 협력과 용서의 공동체. 이런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계속 달려가야함을 피력한 듯 싶다.

1920년대 급변하는 시대적 배경속에서 기존 교회의 모습과 다른 제3의 방향으로 새로운 공동체를 꿈 꾼 에버하르트 아놀드. 금융 대공황, 1,2차 세계대전 등으로 시끄러운 세상의 모습과는 달리 이 책 뒤에 나오는 형제 자매님들의 환한 얼굴의 흑백 사진은 공동체의 기쁨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듯 싶다.
백년전 새로운 모험으로 새로운 공동체운동을 펼친 저자처럼 이 맘몬 자본주의 세상에서도 또다른 새로운 공동체들이 많이 일어나길 기대해 본다.
또한 웃고 있는 이 사진의 형제 자매들처럼 사랑의 공동체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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