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의 위로 - 해야 하는 일 사이에 하고 싶은 일 슬쩍 끼워 넣기
김지용 외 지음 / 아몬드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못하는 게 있다. 바로 쉬는 것. 나 또한 쉴 때도 가만있으면 안 된단 생각에 영화를 봐도 리뷰를 남기고 책을 보고도 그렇고 자꾸 일을 만들어서 한다. 하다 하다 할 게 없으면 게임을 해서라도 목표치를 만든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책도 휴가 가서 밤새 읽었다. 참 아이러니한 게 분명 쉬려고 휴가를 간 건데 그 와중에 밤을 새워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게..💦

어쨌든 이 책은 사회적으로 이름과 얼굴을 알린 사람들의 우울과 고뇌를 담고 있다. 그렇다고 내용이 우울한가? 오히려 위로가 된다. 참 아이러니하다. 남의 우울을 보고 위로가 된다니.

⠀⠀

이런 책을 보고 나면 드는 생각이 있다.
'저렇게 잘나가는 사람도 우울할 수가 있구나'와 '저 사람들은 저렇게 열심히 살았으니 번아웃도 오고 우울할 수도 있지. 난 뭘 했다고 우울할까'다.
전자는 공감대 형성과 위안의 요소가 될 수 있지만 후자는 자괴감과 죄책감을 유발하는 생각이니 좋지 않다는 걸 알지만 생각이 막는다고 막아지는 건 아니니까☹️

⠀⠀⠀⠀⠀

몇 달 전부터 무기력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겨 상사에게 상담을 했었다. 정신과를 가보라며 요즘 정신과 가는 건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마 6월쯤 예약을 위해 병원에 전화를 했었는데 7월 말에나 진료가 가능하다고 했고 이를 보고했다. 그랬더니 "요즘 그렇게 이상한 애들이 많대? 예약이 엄청 밀려있네?"라고 했는데 이 말에 난 정신과 예약을 포기하기로 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엄연한 신체 질환을 단지 '이상한 애'로 취급하는 사회가 싫어서.



정신질환과 그 사람을 동일시한다는 말이 너무 공감되었다. 그리고 쉽게 이야기하는 것들도. 마치 극복하고자 마음먹으면 극복이 되는 것처럼. 아무도 이해해 주지 않았고 이해하려는 생각조차도 없었다.

그저 게으른 사람으로 포장되는 나날이 익숙해질 때쯤, 나 자신도 그런 사람이라 생각하게 될 때쯤 책에서 받은 위로는 따뜻했다. 물론 점점 책도 읽기 힘들어지고 있어도 현실도피엔 이것만 한 게 없어서 꾸준히 읽어볼 생각이다. 그들이 말하는 극복을 위해서 🤷🏻‍♀️

⠀⠀⠀

일상에 빈틈을 의도적으로라도 만들자. 만들다 보면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