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오묘한 이 책은 단편 소설 같은 장편 소설이다. '방파제'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연작소설 🌊⠀ ✅ 소운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소운'. 너무 가난해 월세가 밀려 쫓겨나기 일보 직전이고 제대로 씻지 못해 학교에서는 백태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선생님까지 대놓고 차별과 멸시를 하며 동급생인 '동우'는 그녀를 지속적으로 폭행한다. 부모님이 너무 보고 싶은 밤.✅ 진겸과 연호진겸과 연호는 둘도 없는 단짝이다. 최소한 진겸이는 그런 줄 알았다. 어느 순간 일방적인 연호에게 맞추는 자신을 보았고 결국 화가 터져버린다. 친구라면 받아주고 서로 사과할 줄 알았는데 그 뒤로 보이지 않는 괴롭힘이 시작된다.✅ 영의와 천주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던 영의와 천주. 어느 날 사라진 천주, 주변에선 다들 죽었다 말하지만 믿을 수 없던 영의는 어느 방파제 유명한 마을로 가는데 그곳에서 천주를 다시 만나게 된다.⠀ 💬<소운>의 이야기는 얼마 전 <희망이 죽은 밤>을 잃고 난 뒤라 더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무엇 하나 쉽게 나아지지 않을 상황이 암담하기만 했죠.부모님이 보고 싶은 건 당연합니다. 이 정도의 현실이면 어른도 부모님이 보고 싶어질 거예요. 그래서 그것이 나타났을 땐 차라리 잘됐다 싶었습니다. 부모님의 모습을 한 그것과 함께라면 차라리 이 지옥 같은 현실보다는 더 좋을 거라 생각했어요.그나저나 동급생 동우는 여태 소운이를 개 패듯 패다가 비밀 지켜줘서 정의로운척하는데 너무 짜증 났어요😡⠀<연호와 진겸>에서 연호는 정말 영악한 아이입니다. 이런 식으로 교묘하게 괴롭히면 진겸이 도움을 청하기 애매할 걸 아는 거죠. 어른들이 알아도 딱히 학교폭력이라 부르기 어려운 수준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요.하지만 학교는 하나의 작은 사회입니다. 여기서 고립되는 건 10대에게 무엇보다 무서운 일이고 이 나이대는 본인이 원치 않아도 본인이 왕따를 당하지 않게 동조 혹은 방관을 할 수 있죠. 여리고 예민할 나이니 더 상처받기 쉽습니다.그래서 진겸이가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부모님한테는 말해보지 싶기도 하고 방파제를 선택한 진겸이의 심정을 제가 다 알진 못하지만 희생 위에 이루어진 복수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그치만 나를 희생해서라도 복수할 수 있다면 그걸 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죠😢⠀<영의와 천주> 서로 정말 사랑했던 두 사람의 결말이 왜 이렇게 된 걸까요첫 만남부터 어떤 영화보다도 더 영화 같았고 너무 이쁘게 사랑했는데 어느 순간 천주는 사라지게 되고 영의는 그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죠.근데 현실을 알고 나니 차라리 죽는 게 나을 뻔했습니다. 영의는 사랑으로 모든 걸 감싸보려 했지만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고 했던가요. 솔직히 앞의 두 이야기보다 더 공감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눈살이 찌푸려졌죠.폭력은 사랑으로 끌어안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같이 망가지는 꼴이죠. 그럼에도 사랑에 빠져 잘못된 실수를 하지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안 했으면 좋겠네요😥 ⠀세 가지 이야기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우리 사회의 약자라 불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과 실제 이런 고통 속에 있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었죠.처음엔 '그들'의 존재가 필요할까❓싶었습니다.그런데 필요할 거 같아요. 법적으로 처리하기 미묘한 것들, 처리할 수 없는 것들을 처리해 주는 우리의 고통을 덜게 해줄 그들이요.축축하고 우울한 소재이지만 우울하지 않게 잘 풀어낸 작가님의 역량에 박수👏🏻심연에 존재하는 신비로운 존재인 '그것'들을 만나기 위해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