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없던 감각 - 보는 법을 배운 소년, 듣는 법을 배운 소녀 그리고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
수전 배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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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부터 시각장애인 유튜버 한솔님을 알게 됐고 그 뒤로 '장애'에 대해 관심이 생겨 이것저것 영상도 보고 책도 봤습니다.
그러던 중 시각, 청각을 찾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기에 읽어봤는데 생각과는 참 많은 내용에 솔직히 조금 충격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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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장애 없이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언젠가 장애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늘 있었는데요
그래서 만약 시각·청각 장애인분들이 시력과 청력을 찾게 되면 마냥 좋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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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가족의 얼굴, 목소리, 세상에 보지 못했던 풍경과 소리를 듣게 된다면 얼마나 경이로울까 상상도 해보고
외국 애기가 처음으로 부모님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눈물 흘리는 영상을 보며 같이 눈물도 흘렸죠 😭😭



근데 현실은 생각과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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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본 영상 속 아이는 갓난쟁이로 많아야 두 살 정도였는데 책을 읽고 나니 아이는 눈물 흘렸지만 성인은 다른 의미의 눈물을 흘린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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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어른이 되어서 갑자기 시력이나 청력을 찾게 되면 오히려 적응하지 못해 우울감에 빠져 병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동안은 안 보이고 안 들려도 다 할 수 있었는데 오히려 장애가 없어지니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거죠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왜 장애가 없어졌는데 아무것도 못하지❓



그 이유는 표지에서도 보이는데 우리의 눈과 귀는 모두 뇌신경과 연결이 되어있고 대부분 영유아 시절에 발달하는 감각들이라고 해요
그래서 어른이 되었을 때 장애가 없어지면 뇌신경이 인지를 못해 부조화가 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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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선 두 명의 실존 인물이 등장합니다. 백색증을 앓고 있는 '리엄'과 청각 장애를 앓고 있는 '조흐라'

그리고 각각 인공수정체 삽입과 인공와우 수술을 하고 시력과 청력을 찾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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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가 조금 충격이었는데 안 보이던 사람이 시력을 찾고 나면 지각 능력이 사라져 평면적으로 보이고 선을 테두리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내가 걷는 길이 평지인지 계단인지 구분이 안 된다는 거죠

청력은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으면 조화로운 소리 속에서도 각각의 악기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공와우로는 이런 게 힘들뿐더러 대화에서도 음의 높낮이를 알기 힘들어 문맥을 파악해 대화를 해야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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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완벽히 적응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계속해서 적응해 나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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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안 보이다 보이면, 안 들리다 들리면 거기서 행복이 시작되는 줄만 알았습니다. 오히려 완벽하게 인생을 살고 있던 그들을 다시 아이로 만드는 일이란 걸 상상도 못했어요 ☹️


눈과 귀가 좋은 걸 당연하게 살아와서 뇌신경과 연결됐다는 건 알아도 생각하며 지내지 않았고, 그게 이렇게 영향을 끼칠 거라고도 생각하지 못했죠


이미 많은 노력을 하며 살아온 그들이 눈과 귀가 열리고 배로 고생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많이 속상했습니다


그리고 '장애'가 없어지는 게 마냥 좋은 일은 아니란 걸 알아서 여러모로 충격적인 책이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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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책은 경험하지 못한 것, 상상하지 못한 것, 알지 못했던 것 등 많은 것을 알려주는 멋진 매개체인 것 같습니다. 이래서 제가 책을 사랑해요🫶🏻

'다름'을 알기 위해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생각의 전환, 그리고 더 깊어지는 좋은 시간이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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