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고령화가 가속되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100세 인생이란 말은 흔하고 이젠 120세 인생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고 저출산이 제일 심한 나라이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노후와 건강에 대한 걱정이 많아져 요양이나 간병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게 느껴진다. 업무 특성상 그런 이슈들에 더 예민한 편이기도 하고.⠀⠀⠀⠀⠀⠀⠀⠀⠀⠀⠀⠀⠀⠀⠀ ⠀⠀⠀⠀⠀⠀⠀⠀⠀⠀⠀⠀⠀⠀⠀⠀ 문제는 늘어나는 관심에 비해 요양원 혹은 요양 병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는 것인데, 뉴스에서 간병인에 관련된 부정적인 소식이 나오는 경우도 많고 우리나라 정서상 부모를 기관에 맡긴다는 건 돌봄을 미루고 회피한다는 느낌이 강해서인 것 같기도 하다.⠀⠀⠀⠀⠀⠀⠀⠀⠀⠀⠀⠀⠀⠀ ⠀⠀⠀⠀⠀⠀⠀⠀⠀⠀⠀⠀⠀ 혹자는 자신의 건강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에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회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죽음’이란 건 돈이 많던 적던 여자던 남자던 어떤 직업을 가졌어도 똑같이 오는 공평한 존재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 저자는 요양 병원의 한의사로 우리가 잘 모르는 요양 병원의 일상과 우리나라의 요양·간병 제도, 본인이 겪었던 간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 읽고 나니 확실히 장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중요한 장소임은 알지만 미디어의 영향을 받다 보니 죽음을 기다리는 장소라는 생각이 많았었는데, 다시 살아갈 수 있는, 다가올 죽음을 정리할 수 있는 장소란 생각이 들었다. ‘웰 다잉’이란 개념이 나올 만큼 언젠가 늙을 우리도 지금부터 열심히 살고 죽음을 잘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 게다가 몸이 안 좋으신 어르신이라고만 생각했던 분들이 사실은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이곳을 만들어주신, 대한민국의 변천사를 겪고도 살아남으신 대단한 분들이란 걸 깨닫고 나니 갑자기 감사하고 존경스러운 마음이 생기며 장소와 사람에 대한 인식이 같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 가정 돌봄 이야기 또한 많은 공감이 되었는데, 사실 요양병원 (혹은 요양원)을 보내거나 가정 돌봄을 하는 거나 어느 쪽이든 간병이 들어간다는 건 대단히 힘든 일이다. 기관에 맡기면 쉬울 거라 생각하기 쉬운데 그 비용을 알고 나면 그것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가정 돌봄 또한 쉽지않다. '간병 살인'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힘든 일이기에 나라에서 정말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 아직까지 요양 보험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요양에 대한 보험비를 같이 내고 있으니 간병이 필요한 집안에선 꼭 이런 혜택들을 알아보면 좋겠다. (물론 그래도 돈은 많이 든다)⠀⠀⠀⠀⠀⠀⠀⠀⠀⠀⠀⠀⠀⠀⠀ ⠀⠀⠀⠀⠀⠀⠀⠀⠀⠀⠀⠀⠀⠀⠀⠀ 요양에 대한 인식 개선과 어르신들에 대한 공경, 노후에 대한 준비와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 앞으로 인생은 점점 더 길어지는데 많은 사람들이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