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듄 2를 봤다. 1편을 안본 상태로 봤는데도 그 웅장함에 넋을 잃었다. 원작과는 변화를 줬다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원작이 너무 재밌을 거 같아 사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압도적인 두께에 잠시 스톱. 그 와중에 단편집이 나왔다길래 바로 서평 신청해서 읽었다.소설 듄은 역대 가장 많이 판매된 SF 소설이라는데 이 단편집엔 듄의 단편소설과 듄의 모태가 된 소설이 있다고 하니 기대치는 점점 올라갔다. 일부러 어떤 단편인지 안 찾아보고 읽었는데 <건초 더미 작전>을 보자마자 이게 모태가 되었구나 싶었다. 태아의 성별을 결정지을 수 있는 집단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듄에서 여성 비밀 조직이자 미래를 계획하는 베네 게세리트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듄 단편소설을 <듄으로 가는 길>이라던데 1962-1985 단편집 쪽에 있는 것 같더라. 이래서야 2편도 살 수밖에 없겠군.SF라는 큰 틀을 유지한 채 형사물, 스파이물, 초능력물 등 다양한 장르를 써나가는 허버트의 능력에 감탄했는데 <작동 증후군>과 <사라진 개들>이 특히 재밌었다. 사라진 개들을 다 읽고 소름이 돋을 정도였음.SF를 잘 몰라서 이해 못 하는 부분들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테넷>을 발표하고 논란이 말했듯 이해하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느끼면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사실상 과학을 기반으로 한 픽션 장르니까 이게 맞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1952년부터 1985년에 이르는 30여 년 간 《아날로그》, 《어메이징 스토리스》 등 SF 잡지와 출판 도서를 통해 발표된 32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는데 조사하고 출판하기까지 많은 분들의 노력이 들어갔을 거 같고 이런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게 되는 매력적인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