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즈루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류리수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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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리뷰 <마나즈루>,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 23.11.18 / 🩷 도서 협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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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𝑹𝒆𝒗𝒊𝒆𝒘

남편이 실종된 지 어언 12년째, 케이는 남편 레이가 남긴 '마나즈루'라는 단서로 그의 뒤를 따라가보는데 과연 레이의 행방은 어떻게 된 것일까.

가장 궁금한 점은 역시나 레이의 행방이었지만 작가는 결국 레이의 행방을 말해주지 않는다. 그것이 케이의 꿈이었는지 현실이었는지 모호하게 놔둔 채로. 이런 부분에서는 추리 소설의 형식을 띄긴 하나 대체적으로 추리 소설 느낌은 별로 안 들었다.

현실과 환상이 뒤섞여 몽롱하고 모호하면서도 일본스러운 소설이었다. 가끔 이렇게 의미를 단번에 파악하기 힘든 작품들이 나오더라. 특유의 사회적 분위기를 알았다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쉬웠을까?

어쨌든 케이라는 인물은 엄마와 딸 모모와 삼 대가 함께 살고 있는데 모모에 대한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어쩔 땐 엄마 같다가도 어쩔 땐 남 같은 평을 남기는데 확실히 출산을 하자마자 모두가 모성애가 생기는 건 아닐 테니 이해가 갈 것도 같다.

케이를 따라다니는 여자는 목에 점 있는 여자와 동일 인물인가 싶어 열심히 읽었는데 결국 그건 아니었던 것 같고, 나는 너무 추리에 진심으로 읽었으나 추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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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아픔을 가할 수 있는 것은 모모뿐이다. 가차 없다. 여린 곳에 가차 없이 아픔을 가해 온다. 상처가 되어 곪는 줄도 모르고. 모모에게는 나의 여린 부분을 찌르게 둔다. 단단하게 감싸서 나를 보호하면 될 텐데. 내 몸이 옛날에 모모를 소유하고 있었던 걸 기억하기 때문에 나를 보호하자고 모모에게 거리를 만들어서 공격을 거부할 수는 없다. -p.48

🔖꿈에서도 보지 못했다. 잃어버린 것을 꿈에서 볼 수 있다면 잃어버린 상처는 이미 치유되기 시작한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p.54

🔖평범하기는 어렵다. 평범하지 않은 것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것은 대게 오래 견딜 수 없다. 머지않아 무너진다. 파멸을 향하는 것은 쉽다. 평범한 것을 유지해 내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다. -p.110

🔖어쨌든 남겨진 사람은 불쌍한 거야. 근데 말이야, 사라지는 쪽과 남겨진 쪽 중 어느 쪽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여자가 물었다. -p.136

🔖때때로 살아 있다는 것에 질렸었어. 여자는 냉담하게 답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악착같이 일하면서 악착같이 살고 있다는 것도 깨닫지 못한 채 내가 무엇에 기뻐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고 남의 마음속을 헤아리는 일도 없이 그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는 것에 질렸던 거야. -p.175

🔖레이의 볼을 내 양 손바닥 사이에 끼우고, 아무 데도 가지 마, 알았지? 내 것이 되어줘, 하고 간절히 부탁했다.
이렇게 결혼까지 했잖아, 하더니 레이는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함께 있어도 부족해? 함께 있어도 애달파?
같이 있는 것만으로는 안 되는 거야?
좀 재미없다는 듯이 레이가 말했다.
레이라서, 당신이니까 내가 이렇게 된 거야.
꽤 열심히 좋아해 주는군, 당신은. 레이는 웃고는 가까웠던 내 얼굴에서 멀어졌다. -p.267~8

🔖어째서 사랑하면 빠져나가버리는 걸까. 분명 몸의 무게를 충분히 느끼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레이의 몸은 형태를 감추고 투명해져 뻗은 손은 몸이었던 곳을 허무하게 관통한다.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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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ra.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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