𝑹𝒆𝒗𝒊𝒆𝒘작가님은 자신이 무력하게 느껴질 때마다 외국어 단어를 외우셨다고 한다. 그러다가 우리말 사전을 받게 되고 순우리말로 글을 쓰기로 했다는데 발상이 대단했다.그래서인지 모든 글이 아름다웠다. 좋다는 말만으론 부족할 만큼 좋았다. 우리나라 말인데도 어색해서 몇 번이나 소리 내 읽어보았다. 혀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이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조금은 우울하고 아프지만 내 마음을 들킨거 같아서, 나만 힘들어 주저앉나 싶다가도 이런 글을 읽으면 사람은 다 비슷하구나 싶어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된다. 평소라면 나만 힘든 건 아니라는 게 당연하지만 힘든 시기엔 괜히 그런 것만 같다.여러 챕터가 있고 한 챕터가 길지 않아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빠르게 한번 훑을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았다. 책도 가볍고 얇았다. 표지의 이불이 우리의 아픔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것만 같았다.요즘처럼 잠 못 자는 날들이 길어질 때 침대 맡에 두고 싶은 책이었다.여러 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마음이 나약하게 느껴지는 순간, 하룻밤이 영원 같은 순간, 생활에 가벼움이 필요한 순간, 나를 용서하기 어려운 순간, 가까운 사람을 견디기 어려운 순간은 유독 더 공감되고 좋았다.오늘도 하룻밤이 영원 같다.어떤 밤은 질기도록 길다. 잠든 지 얼마 안 되어 눈이 떠진 새벽에는 더 그렇다. 잠 속은 밀려드는 생각을 따돌릴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거기서 영문 모르고 튕겨 나오면 ‘네가 나를 배신해? 얼른 도로 들여보내’라며 문 앞에서 으름장을 놓는다. 하지만 이미 마음 밑바닥에 고인 감정들까지 찾아와 나를 에워싸고 있다. 일어나서 글이라도 쓰면 될 텐데, 누운 몸을 은근하게 내리누르는 어둠이 생각보다 무겁다. 어슴새벽의 어둠은 낮에 잊고 있던 공허와 스산함으로 가득 차있다.- 하룻밤이 영원 같은 순간, p.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