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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끌로이
박이강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평점 :
📚 #책리뷰 <안녕, 끌로이>, 박이강 지음
🗓 23.11.09 / 🩷 도서 협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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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𝑹𝒆𝒗𝒊𝒆𝒘
<안녕, 끌로이>는 지유, 끌로이, 미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치맛바람 거센 대치동 엄마 밑에서 자란 지유는 어릴 때부터 공부, 공부, 공부만 한다. 딸의 공부를 위해서 집에 TV도 없애고 노래도 듣지 않고 어릴 땐 핸드폰도 안 사주더니 핸드폰이 생기니 인터넷 기록까지 뒤지는 엄마 밑에서 자란, 뉴욕에 가니 하루 종일 페이스 타임을 켜서 시시콜콜 보고를 바라는 엄마 밑에서.
그와 반대로 끌로이는 자유분방한 여자다. 서구권 여성답게 남자관계에 쿨하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쉽게 말 걸 수 있는 자유분방하고 사랑스러운 사람.
지유는 자신과 반대인 끌로이에게 강하게 끌리고 그녀를 독차지하고 싶어 한다. 친구 그 이상의 질투와 집착으로 점점 둘 사이는 멀어지고 어머니의 병세로 한국에 들어온 그녀는 끌로이와 닮은 미지에게 또 끌린다.
전체적으로 내가 본 지유는 결핍의 대상이었다. 그 결핍을 끌로이와 끌로이를 닮은 미지로부터 채우려고 했던 것 같다. 자신에게 없는, 자신이 되고 싶었던 모습을 그들을 통해 채우려고 한.
그래서 채워졌는가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아니다. 결핍으로 인한, 한쪽만 과한 관계는 정상적으로 흘러갈 리가 없다.
최종적으로 그녀들은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제야 지유는 알게 된다. 그녀들을 소유할 수도 없고 소유해서도 안되고 자신이 잘못했다는 사실을.
살다 보면 잘 맞는 친구에게 유독 집착하는 경우들이 생긴다. 지유만큼은 아니더라도 나도 있었다. 엄마에게 받았던 것들을 생판 남에게 받는다는 건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어찌 보면 이 모든 건 공부만 외쳤던 엄마의 탓도 있을 것이다. 아르바이트할 시간에 공부를 한 줄이라도 더 하라고 한, 학교에서 작은 사회를 배우지 못하게 한 엄마의 잘못.
읽을수록 지유의 행동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마지막에 깨달은 바가 있으니 앞으로 지유는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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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책을 읽는 사람은 서로 아는 사이나 마찬가지라던데.”
네가 처음으로 내게 다가와 말을 걸었을 때, 그렇게 말한 거 기억나? -p.9
🔖솔직히 나는 엄마가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 아무한테도 말한 적 없지만. 중학교 2학년 때였어. 그때 내가 느꼈던 증오에 가까운 감정은 살이 타들어 가는 것처럼 강렬했고 그래서 지금도 생각하면 아프고 부끄러워. -p.55
🔖마지막 와플 조각을 입으로 가져가는 끌로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지유는 상상해 보았다. 저 손목에 새겨진 이니셜이 M이 아니라 J라면, 그리고 멘도가 아니라 내 손목에 새겨진 이니셜이 C라면 어떨까. 부러웠다. 그들이 기꺼이 몸에 새긴 하나 됨의 증표가. 연대의 과시가. 어떻게 저렇게 거리낌 없을 수 있을까. 저런 게 엄마가 말했던 뜨거운 피일까. -p.100
🔖“앞으로 살면서 언니가 이길 때마다 그게 언니 힘으로 이긴 거라고 착각하지 마. 알량한 상처를 받았다고 진 거라고 착각도 말고.” -p.215~6
* 해당 도서는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