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을 사랑한 아이 윌로딘 책꿈 7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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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주인공인 책을 자주 쓰는 뉴베리 수상 작가 캐서린 애플게이트~

그녀의 신작 괴물을 사랑한 아이 윌로딘을 읽어보았습니다.

원서로 출시되자 마자 표시에 그려져 있는 저 날개달린 곰에 반해서 아이에게 읽어보라고 권해줬더랬죠.

원서를 읽을만한 실력이 되지 않는 저는 번역서가 출간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ㅎㅎㅎ

가끔 번역서로 출간되면서 표지가 바뀌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엔 동일한 디자인으로 표지가 출간되어서 너무 좋았어요!

표지에서 볼 수 있는 두 동물? 괴물?은 이야기 속 마을에 사는 아이들입니다. 벌새곰과 스크리처.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동물은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책을 펴자마자 있는 글귀를 소리내어 몇번을 읽었는지 모릅니다. 왠지 눈물이 나는 말이지요? 원서로 이 책을 읽은 아이에게 말했더니 영어로 읽었을때는 이런 느낌을 받진 않았답니다. 사실 원서는 원서로 보는게 더 좋다고 생각하는 1인이지만 모국어의 장점도 무시할 수 없네요. 보통 우리가 아무리 외국어를 열심히 공부한다해도 평소에 감정을 말로 나누는 것은 주변의 사람들이니, 모국어로 느끼는 감정의 깊이에 비할 데가 못 되는 것 같아요.

아 물론 이것 역시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

그림에 그려져 있는 노트와 깃털달린 펜은 주인공 윌로딘이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들을 그려놓은 것 같아요.

그리고 날개달린 곰! 벌새곰은 이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신기한 생물입니다.




윌로딘의 마을은 축제때 벌새곰을 보러 오는 사람들로 유지되는 마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들은 파란 버드나무 근처에만 방울집을 짓고 살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벌새곰들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합니다. 그 이유가 조사해나가는 고아가 되버린 소녀 윌로딘.

이 소설에서 가장 마을에 들었던 부분 중에 하나는 윌로딘의 탐구과정을 아주 자세히 다뤘다는 겁니다. 윌로딘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자연 현상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대자연은 모두 유기적으로 돌아감을 밝혀냅니다.

우리가 사람에게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동식물, 곤충을 함부로 멸종 시킬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이 작은 마을의 일화를 통해 배울 수 있도록 만든 작가~ 판타지 동화에 등장할법한 동물들이 등장해서 덜 고리타분하게 느껴지고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은 좀 더 잘 마음에 와닿습니다.



이 부분을 읽다가 아이와 생각을 나눠봤어요.

전 저 구절, '나에 대한 확신이 가득해서 다른 사람과 있어도 편안한 건 어떤 느낌일까?'라는 부분을 읽는데 공감이 잘 안가더라구요? 저 구절은 마치 자아존중감이 높은 사람이 친구를 만든다는 이야기 같은데... 전 오히려 반대로 생각했거든요. 나 혼자서도 다 채워지는 느낌이라면 굳이 주변에 타인을 둘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어딘가 부족하고 나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지 못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싶을 때 친구에 집착하고, 누군가가 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길 바라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요.

근데 딸 아이 생각은 또 다르더라구요.. ㅎㅎ 스스로를 사랑해야 친구도 만들 수 있는거라며..ㅎㅎ




'아마도 세상이 한순간에 뒤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된 것 같다'라는 부분을 읽으며 참 슬펐습니다.

주인공 윌로딘은 어린 나이에 자기가 사는 마을에 산불이 났고 갑작스레 모든 가족을 잃습니다. 전혀 대비없이 모든 것을 잃은 거죠. 그리고 윌로딘의 세상도 확 바껴버렸구요.

요즘 들어 기후 위기로부터 시작된 크고 작은 자연재해들이 발생하고, 그것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잃거나 혹은 소중한 사람들의 목숨을 잃는 경우, 삶의 터전을 잃는 경우를 종종 뉴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연 재해는 인간이 미리 알기도 힘들다보니 행복한 하루를 보내려고 길을 나섰다가 전혀 예상치 못하게 한순간에 인생이 뒤바뀌게 되는 경우가 왕왕 생기는 것 같아요.. 이런 뉴스들을 볼때마다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살자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매 순간 사랑한다 말하고 진심을 다 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매일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 말입니다.

작가는 사실 윌로딘이 가족을 잃은 것에 대한 감정선을 한 장면을 할애하며 깊게 다루고 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윌로딘이 살아가며 중간 중간 슬픔을 느끼는 순간을 그립니다. 사실 누군가의 상실을 겪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지요. 충격에 휩싸인 당시를 벗어나면 일상 생활을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것 같지만 순간순간 떠오르는 상실감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윌로딘은 가족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랑했던 존재 스크리처가 사라진 것을 떠올릴때도 눈물을 흘립니다.

바라는 게 이루어지더라도 언제든 순식간에 빼앗겨 버릴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려고 하는 윌로딘을 보며 어린 아이가 이런 마음을 품고 살아야 한다는 것에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꿈과 희망으로 가득차야 할 나이인데 말이죠.

이 책에서는 또한 어른이라는 존재를 예전에는 아이였지만 이제는 따분해진 사람을 말한다고 합니다..ㅎㅎ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어른과 그렇지 않은 어른들을 대비하여 보여줘서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어른동화가 아닌가 싶네요.

어떤 모욕적인 말을 듣더라도 '그래서?'라고 대꾸하면 된다는 부분을 볼 때는 처세술을 가르치는 동화 같기도 했구요.

읽으면서 몇 번을 멈추며 아이에게 구절들을 읽어줬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와 함께 꼭 읽어보시길 권하고프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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