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한자 읽기의 힘 - 교과서가 쉬워지는
김연수 지음 / 빅피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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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초등 4학년인 딸. 7살때 한자 8급을 따고 매년 7급, 6급까지 공부해서 시험을 봤었답니다.

8급 한자까지는 크게 어려움이 없이 땄고 시험이 끝난 후에도 한자를 꽤 외우고 있었는데, 7급, 6급으로 올라가면서 출제 한자 수도 늘어나고 한자가 어렵다 보니 시험을 위한 공부가 되어 버리더라구요? 시험이 끝나고 나니 다 까먹어버리는 그런 공부... 급수 시험 공부의 무의미함을 느끼고 5급부터는 네가 하고 싶은 게 아니면 시험 보지 말자고 했지요.

그리고 몇년이 지났습니다.

전 학창 시절에 한문 수업 시간을 참 좋아했어요. 주변 친구들이 들으면 참 희한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더라구요 ㅎㅎ

축약된 문장 속에 담긴 인생의 진리들이 너무 멋있게 느껴지더라구요. 열을 공부하면 그걸 토대로 100을 유추할 수 있는 한자의 신비로움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사자성어나 한시를 읽을 때의 그 리듬감?도 좋았구요. 아 물론 쓰는건 별로 안 좋아했습니다 ㅋㅋㅋ

만약 이 책이... 한자를 쓰는 것이 중요하고 획수를 외우는 것이 중요하다, 라고 말했다면 아마 몇장 안 읽고 덮어버렸을 거에요. 제 생각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죠. 근데 이 책은 제가 학창시절 한자를 좋아했던 이유와 동일한 이유를 들어 한자 공부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더군요. 제목에 있듯이 한자 '읽기'의 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한자를 접할 때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요즘 쓰지도 않는 말을 왜 배워요?'가 아닐까 싶네요. 혹은 한자는 중국껀데 그걸 꼭 해야되냐는 거나.. 굳이 쉬운 말로도 할 수 있는 걸 어려운 말로 배울 필요가 있냐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구요. 실제로 저희 딸도 이런 말을 물어봤구요.

이 책에서는 우리가 왜 한자를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수학에서는 연산이 기초가 되듯 국어에서도 한자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공부할 게 많은 우리 아이들이 한자 공부를 위해 시간을 내긴 힘든 것을 알지만 한자를 공부해두면 수학, 국어, 영어, 사회, 과학 등등 여러 과목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수학에서 미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미분의 한자를 알면 추상적인 미분의 개념이 머리에 더 잘 들어 온다고 해요.

학과 공부에서도 중요하지만 나중에 아이들이 성장해서 사회에 나가 전문직에 종사하게 되면 관련된 용어의 꽤 많은 부분이 한자어입니다. 미리 공부해두면 참 쓸모가 많은게 바로 한자가 아닐까 싶어요. 소위 요즘 아이들의 표현을 빌리면 '개이득'이지요.



초등 4학년까지는 어찌 어찌 버틸 수 있지만 5학년 6학년이 되면서 교과서 속 어휘는 점점 어려워집니다. 특히 사회, 과학은 어휘의 문턱에 가로막혀서 교과서를 읽는 것조차 녹록치 않지요.

그럴 때 우리가 한자를 알고 있으면 모르는 어휘도 뜻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참정권 같은 걸 배울 때 참은 '참여'라는 말의 참과 같은 의미이고 정은 '정치'라고 할 때의 정과 같은 것을 통해 정치에 참여하는 권리구나 라고 어렴풋이 알 수 있는거지요.

책에 나와있는 표현을 빌리자면 한자는 '공부의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사다리'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학업을 위해서만 한자를 공부해야 하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지요.

전 이 부분을 읽고 더 한자를 공부 시켜야 겠다, 고전을 읽혀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에서 추천해주는 초딩용 고전 책들을 바로 주문했답니다.

한자를 공부하는 또 다른 이유는 고전을 읽기 위해서인데, 고전에는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는 불안과 걱정 앞에서 길잡이가 되주는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집에 어린이용 만화로 되어 있는 사자소학이 있는데요.

어제 같이 읽어보았는데 거기에 이런 문구가 있었어요. '부모출입 매필기립', 부모가 들어오고 나갈때는 반드시 일어나서 인사해야 한다는 예절에 관한 이야기였는데요. 신랑이 출퇴근 하는 시간에 보통 아이가 식탁에 저랑 같이 앉아 있을 때가 많아서 신랑이 들어와도 본체만체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ㅎㅎ 요 문장을 어제 같이 읽고는 신랑이 퇴근하니까 친구랑 놀다 말고 바로 일어나서 인사하더라구요.

사소한 것 같지만 아이가 바르게 크는 데 참 많은 도움이 되겠다 싶더군요.







특히 책에서 소개한 것 중 '논어'에 나오는 이 구절이 저는 너무 마음에 와닿았어요.

고학년이 되면서 아이들은 교우관계에 참 많이 영향을 받습니다.

방학이라 아이가 이틀 동안 다른 장소에서 다른 친구들과 파자마파티를 했는데요.

정말 너무나 다른 형태로 놀면서 시간을 보내더라구요?

한 모임에서는 아이들이 똘똘 뭉쳐 몰개성으로 요즘 유행하는 것을 하며 놀던데.. 한 모임에서는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군요.. 유행하는 것을 하며 노는 모임에서 매체에 크게 노출되지 않은 저희 아이는 약간 겉도는 것 같은 느낌이라 엄마의 마음은 좋지 않았는데 아이는 딱히 거기에 크게 참여하고 싶진 않았데요. 아이들이 노는 걸 구경하는 것만 해도 재미있었다더군요..

그런 일이 있고 이 문장을 보니 과하게 동화되지 않고 자신의 개성을 지키며 적절히 어울려 놀 줄 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행스럽게 아이는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며 자라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앞으로도 고민이 되는 순간을 많이 만날텐데 그럴때마다 자신의 가치관을 지킬 수 있는 아이가 되었으면 해서 고전은 꼭 읽혀야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에서는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300자의 한자를 소개하고 어떤 식으로 공부하면 좋을지도 알려주고 있어요.

또한 고전도 단계별로 추천책 리스트를 소개하고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아이는 추천 한자 300자를 출력해서 벽에 붙여달라고 하더라구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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