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와 키키의 숨겨진 문 책 읽는 교실 16
오혜원 지음, 전명진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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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만 봐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스토리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성장동화 같기도 하고 판타지 같기도 하고,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어쩌면 공포 소설일 수도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키키와 나나가 사는 마을에서는 부모들이 아이들이 말을 안 들으면 아이들을 삼키거나 손톱, 발톱, 머리카락등을 잘라냅니다. 이 부분만 보면 정말 괴기스럽지 않나요? ^^;; 흐~

순진한(?) 초등 저학년 친구들은 왠지 울어버릴 것 같은 설정입니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었고 책을 읽는 동안에도 무슨 의미일까 생각했는데요.

다 읽고 나서 책을 덮은 다음 찬찬히 생각해보니 아이를 삼키는 것은 과보호에 가까운 느낌이었고, 아이의 어떤 것을 잘라내는 것은 아이를 기다려주지 못하는 어른들을 뜻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나나의 엄마는 공부하라는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미술을 하려하는 언니를 삼켰습니다.

또한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위험하게 자꾸 나무에 올라가는 오빠를 삼켰습니다.

나나는 언니와 오빠를 삼킨 엄마가 무서웠지만 두 사람을 삼키고 힘들어 하는 엄마가 걱정되었지요. 혼자 지내야 해서 외롭기도 했구요.

이렇게 이 마을에서는 부모가 아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삼키는 경우가 있는데, 한 달이 지나도 배 속에서 나오지 못하면 탯줄로 엄마에게 연결되어 다시는 나오지 못하게 됩니다.. 참 섬뜩한 설정이지요? 그림도 실감나게 그려져 있어서 사실 초반 부분에는 어른인 저도 좀 무서웠어요. 아이들을 삼킬때의 엄마 모습도, 뱉을때의 모습도 참 무섭게 그려져 있답니다.

사실 아이들에게 화내고 통제할 때의 어른의 모습이 아이들에게는 괴물같이 느껴질때가 있겠구나, 이 그림들은 그런 걸 표현한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나나의 절친인 키키의 엄마는 키키를 통제하기 위해 키키를 삼키는 대신 키키 주변을 잘라냅니다.

키키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손톱을 자르고, 발톱을 자르고...

음악가가 되고 싶었던 자신의 꿈을 키키에게 투영해서 키키는 배우고 싶지 않은 온갖 악기들을 배우라고 합니다.

처음 배운 악기를 금방 완벽하게 쳐내지 않으면 자꾸 무언가를 잘라내는 거지요.

키키의 자존심이었던 긴 머리마저 단발로 잘라버린 엄마..

이러한 삭막해 보이는 마을에서도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장소가 몇 군데 있었는데요.

하나가 바로 그림 속에 있는 약초할머니네 집입니다. 문이 4개나 있는 신기한 집이지요.

나나는 엄마 배속에서 나오고 싶어하지 않는 언니를 꺼내는 방법을 묻기 위해 약초할머니 집에 키키와 함께 찾아간답니다.





그림 속의 키키 모습이 충격적이지요? 키키의 머리카락은 도대체 어떻게 된걸까요? 나나의 언니는 엄마의 배속에서 나올 수 있을까요?

엔딩도 전혀 생각하지 못한 내용이어서 흥미롭게 읽었답니다.

사춘기 시절 친정 엄마랑 많이도 싸웠던터라 옛날 생각도 나고...

빠르게 결과를 내지 못하는 키키를 다그치는 키키 엄마의 모습이 제 모습 같기도 하고 ^^;;

많은 생각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실수하고 다치면서 성장하는 건데 저도 그 사실을 자꾸 잊게 된다는 것을 반성하게 되었구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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