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주를 꿈꾼다 - 가족은 복잡한 은하다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고정아 옮김 / 밝은미래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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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년 1월말 경에는 그해의 뉴베리 수상작을 검색해보는 게 하나의 습관으로 굳어졌는데요.

작년부턴가? 갑자기 우리 나라에서 번역서 나오는 속도가 빨라졌다 싶더니..

올해는 정~~!말! 빠르게 번역서가 출간되었더라구요.

뉴베리 상은 미국 출판계에서 시상하는 상으로.. 미국 국적을 가진 작가의 작품에게 수여하는 상인데요.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하는 역사 깊은 상 중 하나랍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청소년들 필독도서에도 뉴베리 수상작이 잔뜩 포진해있다는 거 아시나요?

매년 한 편의 명예상과 한 편 이상의 아너상을 뽑는 데,

올해의 아너상 중 가장 주목을 받은 책은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싶어요~~



Hello, Univers - 안녕, 우주 라는 책으로 이미 2018년에 뉴베리 명예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에린 엔트라다 켈리의 "We Dream of Space - 우리는 우주를 꿈꾼다" 입니다.

전작에 이어 삶에서 한 번쯤 품게되는 질문들을 우주와 대응하여 마치 우주 속을 유영하는 듯한 느낌으로

책에 빠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 아닌가 싶어요~






표지부터 우주 느낌 물씬...^^

그렇다고 해서.. 과학 소설인 것은 절대 아닙니다..

성장 소설에 가깝지요.

주인공은 표지에 있는 넬슨 토머스 집안의 삼남매입니다.

표지의 가장 왼쪽에 있는 키 큰 소년은 삼남매의 첫째 캐시에요.

농구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쳐서 농구를 정말 잘하고 싶지만..

'달리기'만 잘해서 번번히 중요한 경기에 설 기회는 놓치고..

잘하고 싶은 농구를 못하다보니 공부에는 더 관심이 없고...

그러다 팔까지 다치고.. 유급까지 당해서 농구부에서도 나오게 됩니다..

캐시네 학교는 평균 성적이 2.5가 넘어야만 운동부에 들어갈 수 있거든요.

정말 생각없이 사는 듯해 보였지만 첫째는 첫째인건지~

캐시는 가장 먼저 자신의 고민을 털고 일어나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동생인 버드가 던져준 조언을 무시하지 않고 곰곰히 생각하여,

자신의 희망을 찾아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하지요..

표지의 가장 오른쪽에 그려져 있는 소년은 둘째이자 막내와 쌍둥이인 피치입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답답하게 생각되던 아이이기도 해요.

내면의 분노를 숨기고 있지만 가끔 조절하지 못해 폭발하고, 뒤돌아서서 후회하는 아이입니다.

세상 모두가 상관없는 듯, 무관심한 듯 행동하지만..

사실은 부모의 반복되는 싸움으로 상처를 받고 자신만의 성을 쌓은 게 아닌가 싶어요.

피치가 유일하게 행복한 시간은 피치가 자주가는 오락실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해벅소령이라는 게임을 할 때랍니다..

무관심해 보이는 피치지만 자신의 쌍둥이 동생 버드가 이상하다는 걸 빠르게 눈치채고,

혼자 있는 버드 옆에 자꾸 나타나서 함께 있어줍니다.

순간적인 분노로 화를 내어 상처를 주었던 반 친구 어멘다에게도, 버드에게도..

사과할 줄 아는 용감한 아이이며,

버드의 희망사항 중 무엇인가(비밀!)를 이뤄주기 위해 형과 노력하기도 하지요.

마지막으로 삼남매 중 셋째이고 둘때 피치와 쌍둥이인 버드.

버드가 나오는 장면마다 참 슬프더라구요..

버드가 정말 똑똑하다는 것은 그 누구도 반론할 수 없습니다.

버드는 기계를 분해하여 분해도를 그려보고 기계의 동작 원리를 아는 것을 좋아합니다.

나사 최초의 여성 우주선 사령관이 되는 것이 꿈이지요.

이 책의 제목도 버드를 지칭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하지만 이런 버드는 남과 달라서 어딘가에 잘 융화되지 못하구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자신이 투명인간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인지 가장 끝까지 자신의 틀 안에 갇혀서 괴로워 하는 캐릭터로 나와요...

안쓰럽고..사춘기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답답함도 막 느껴지고...

아마도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 가장 감정 이입을 많이 하게 될 캐릭터가 아닌가 싶네요~





책이 두꺼운 편이지만 날짜별로 분리가 되어 있고,

중간중간 버드가 그린 설계도도 나와 있어서 생각만큼 다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아이들은.. 자신의 가족이 서로 다른 궤도를 돌고 있는 행성 같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우주에 있긴 하지만..각자 자신의 할일을 하고 자신의 길을 가는..

그래서 함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로움을 느낍니다....






버드는 자신의 가족과는 너무나 다른 대니네 집에 놀러가고..

그 가족의 관계도를 이렇게 그려놨네요..

뭔가 더 유기적이고 하나의 공동체처럼 보이죠?

다 같이 둘러 앉아서 저녁을 먹는 대니네 식구의 모습...

서로 의견이 다를 때는 각자 자신의 할말만 하고 싸우다가 끝나는 자신의 부모와는 달리..

의견을 협의해서 결론을 짓는다는 대니네 모습을 보고..

버드는 아주 부러워합니다...

그 부러움이 극에 달했을 때 작은 죄(?)를 짓기도 하지요...












챌린저호의 발사가 폭발로 끝난 날..

버드의 꿈도 산산히 부서집니다..

부모의 싸움..

형제의 무관심..

주변 친구들과의 원만하지 못하던 관계 속에서도..

버드가 유일하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꿈 때문이었는데요..

버드가 자신의 꿈인 우주 비행사를 포기하며..

심연 끝까지 떨어지는 장면은..

넘 가슴아프더라구요..

자신이 그려놓은 설계도들도 다 버리고...

자신은 그냥 먼지같은 존재이며 평범한 여자얘에 불과하다고 할 때..

마치 사춘기때 제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씁쓸하더라구요~

그래도~

아이들은 아이들입니다..

부모가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지만..

삼남매는 각자의 회복탄력성으로..

서로에게 알게 모르게 조금씩 도움을 주며..

마음의 소란을 딛고 일어나고 성장합니다.^^

희망적인 결말이라 아이들에게 딱 좋은 성장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삼남매의 성장소설이지만,

중심을 이루는 이야기는 바로 1986년 있었던 챌린저호 참사입니다.

세 아이들의 과학선생님인 살롱가 선생님은

챌린저호에 탑승하고 싶어했지만 우주인 선발에서 떨어졌던 과거를 가지고 있고,

우주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분이에요.

그래서 챌린저호 발사에 맞춰 아이들을 조별로 나눠서 우주 탐험대를 꾸린 다음

한 달간 그것과 관련된 수업을 진행합니다.

그 내용을 읽다보면 챌린저호 사건과 관련된 역사/과학적인 지식도 덩달아 쌓을 수 있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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