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슬픈 날 - 마음의 병을 가진 부모와 사는 아이들을 위해
시린 호마이어 지음, 이유림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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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입니다. 출근 준비와 아침 준비에 바쁜 엄마의 생각과는 달리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 녀석은 제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았습니다. 마음 바쁜 저는 아들의 이름을 힘차게(?) 불렀습니다. 그랬더니 아들 하는 날
“어머니, 이제부터 제 ○○라고 부르지 마세요.” 하면서 마음이 상했다는 표현을 해왔습니다. 사실은 제가 이름을 부르면서 감정을 확 실었던 거지요. 아들에게 들킨 감정이 민망하기도 하고 언제 이렇게 컸나 싶어 그럼 어떻게 부를까 했더니 ‘○○야' 하고 불러달랍니다. 제가 그렇게 부를 때는 달콤했었나 봅니다.
이처럼 아이들은 부모님의 사소한 말 한마디, 잠깐의 표정 변화에도 크게 동요를 일으킵니다. 엄마, 아빠의 감정적 변화에 따른 집안 공기에 따라 아이들은 금세 움츠러들고 부모님의 눈치를 살피기 바쁘지요.
특히 부모님이 정신적, 육체적인 병을 가지고 있는 가정의 아이들은 더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은 부모님의 아픈 모습이 혹 자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엄마의 슬픈 날> (시린 호마이어 / 문학동네어린이)은 우울증이라는 마음의 병을 가진 엄마와 그 곁에서 숨죽여 자라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정하던 모나의 엄마는 어느 날부턴가 우울증에 걸려 다정하게 책을 읽어주지도 , 먹을 것을 챙겨주지도 않고 죽은 듯 잠만 잡니다. 엄마에게 왜 이렇게 '슬픈 날'이 찾아오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모나는 엄마의 마음이 슬프고 아픈 것이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감당하기 힘든 사실을 친한 친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었던 모나가 담임선생님께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혼자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지요.
엄마의 아픈 모습을 감당하는 어린 모나의 쓸쓸한 마음이 가득 담겨있어 책을 읽는 어른의 마음도 아프게 만듭니다.

<속 좁은 아빠> (김남중 / 푸른숲주니어)는 술만 마시면 온갖 술주정으로 동네 망신을 시키는 아빠 때문에 괴로운 가족들이 아빠를 위해 금주클리닉을 전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평소에는 순한 사람이다가 술만 취하면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 엄마와 아이들을 망신시키고 , 월급을 고스란히 술값으로 날려버리기도 하는 아빠 때문에 엄마와 자신들이 고통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아빠의 술버릇을 고치는 것이 절실했던 엄마가 무허가 금주 클리닉의 문을 두드리면서 아빠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 건강 검진을 받게 합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암이 발견되어 수술을 받게 되지요.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고 여겼던 아빠의 존재감에 눈뜨고 가족의 화해와 사랑을 그리고 있는 이 동화는 무거운 주제지만 작가의 경쾌한 필력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힘겨운 상황에 놓이게 하지 않도록 부모님 스스로의 자기 관리가 얼마나 필요한지 두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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