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머릿속에 브랜드를 넣었지? - 청소년이 알아야 할 소비의 진실
박지혜 지음 / 뜨인돌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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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도너츠’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저는 ‘던킨도너츠’가 떠오르네요. 그다음엔 크리스피크림, 파리바게트, 뚜레쥬르 정도가 생각나니다. ‘나이키’를 들으면 어떠세요? 아마 운동화, 농구화, 빨간색, 스우쉬(SWOOSH) 마크, 마이클 조던 등이 생각날 겁니다. 이 대목에서 개그맨 황현희 씨의 말이 생각나네요. ‘이거 왜 이러는 걸까요~?’ 정말 왜 이런 이름과 이미지들이 떠오르는 것일까요? 제가 밤새 밑줄 그어 가면서 외운 것도 아닌데. 참 신기한 게 영어 단어는 밤새 외워도 안 외워지는데 이런 건 관련 용어나 이미지들이 그냥 술술 나옵니다.“ p. 44
 
그렇습니다. 어떤 브랜드 이름을 들었을 때 관련 된 여러 개념들이 연달아 떠오르는 현상. 이런 것을 ‘브랜드 연상’ 이라고 한답니다. 우리가 이렇게 떠올리는 연상 이미지는 기업 ‘브랜드 관리자’의 철저한 계산속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 하루에 평균 6천 개에서 8천 개의 브랜드 정보에 노출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두뇌가 이러한 정보들을 입력하고 기억하게 된다는 겁니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의 기억은 누군가에게 조종당하고 있다는 거지요.
이런 브랜드와 철저히 계산된 기업 마케팅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있습니다.
 
 <누가 내 머릿속에 브랜드를 넣었지?> 박지혜 지음. 뜨인돌. 2013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경영대학 교수로 마케팅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한창 스마트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엄마이기도 해서 전문가로서, 엄마로서, 광고와 브랜드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는 십대들을 지켜볼 수만은 없어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브랜드와 제품 때문에 아파하는 10대들을 위해서라도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말이지요.
KBS <이영돈PD의 소비자 고발> 경영윤리 자문을 맡았던 저자는 기업과 소비자가 각각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실천할 때 건강한 소비문화가 형성된다고 믿으며, 그 믿음을 강단과 여러 기업체에 쉬운 말로 풀어내기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 역시 마케팅, 브랜드, 소비자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지만 너무 재미있게 읽힙니다.
 
저자는 기업이 얼마나 소비자의 마음에 주목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다가서는지, 때로 어떤 꼼수를 부리는지 등 자신이 배우고 연구한 것을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해 들려주고 이후 합리적인 소비자, 건강한 소비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합니다.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과시하려는 심리는 10대 여러분들에게도 있습니다. 남보다 앞서야 한다는 경쟁 심리에 익숙해져 버린 우리들은 남들이 소비할 수 없는 무언가를 찾아서 소비하고 희열을 느낍니다. 노스페이스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 단적인 예입니다. 노스페이스를 입는 아이와 입지 못하는 아이, 고가의 노스페이스를 입는 아이와 그보다 저렴한 노스페이스를 입는 아이로 서열이 나뉘었지요. 그러나 이제는 다들 알고 있는 것처럼 노스페이스는 해외 유명 고급 브랜드도 아니고 그 브랜드가 그런식으로 자신들을 알리고 있지도 않습니다. 왜 하필 노스페이스가 서열을 나누는 잣대로 사용되기 시작했을까는 상당히 의아스러운 부분인데요, 이런 식의 근거 없는 집단적 추종은 상당히 비합리적인 모습입니다. 브랜드의 기원, 스토리, 의미 등을 안다면 이렇게 근거 없는 허상을 쫒아다니는 일은 없을 텐데요.” P.57~58

 ‘엄마 아빠가 사 주는 옷과 운동화를 군말 없이 입고 신던 시대는 지났다.
하루 6천 개의 브랜드에 노출되는 시대, 파워 소비집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십대들은 과연 후회 없는 소비를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책의 뒷면 소개 자료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 책 한 권으로 우리 아이들을 현명한 소비자의 길로 인도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기업이 내놓은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소비의 주체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생각의 힘을 열어주기에는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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