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 집사는 처음이라서

새싹 집사는 처음이라서 - 씨앗부터 시작하는 가드닝 안내서
셀린느 지음, 김자연 옮김 / 이덴슬리벨 / 2020년 10월

코로나로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고 아이 또한 학교보다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는 날이 많아지니 여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많아졌어요.

마음의 안정을 찾을 겸,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안 분위기 전환도 할 겸 식물을 하나둘씩 들이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초보 가드너의 길에 들어섰어요.

초보이다 보니 죽이지 않기 위해 키우기 쉬운 식물 그리고 작은 아이들보다 큰 식물 위주로 키우게 되더군요.

씨앗부터 시작하는 가드닝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어요.

이런 초보 가드너를 위한 씨앗부터 시작하는 가드닝 안내서가 나왔네요.

작가 셀린느는 친환경 식물 인테리어를 하는 크리에이터로 우리 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일과 채소의 씨앗으로 발아를 시키고 키우는 방법을 알려준답니다. 왜 이런 생각을 안 해봤을까요.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하는 과일과 채소이니 비용을 별로 들이지 않고 나만의 식물 컬렉션을 확장시킬 수 있다니 저에게 너무나 큰 매력으로 다가왔답니다. 거기에 환경을 생각하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동참하며 내가 먹는 과일의 씨앗이 어떻게 자라게 되는지  아이가 알 수 있으니 교육적이나 정서적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듯해요.

이 책은 씨앗 발아가 쉬운 것부터 보통, 어려움으로 난이도가 정리되어 있어서 새싹 집사들의 수준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요.

물 적신 키친타올에 발아시키기, 물속, 흙 속에서 발아시키기 등 발아 방법도 상세히 설명되어 있고 새싹 키우기와 식물 성장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팁도 알차게 수록되어 있어서 초보 새싹 집사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안내서랍니다.

마침 집에 유기농 감이 있어서 물에 적신 키친타올에 씨앗을 발아시키는 방법을 도전해보았어요

키친타올에 감 씨앗을 나란히 놓고 비닐봉투로 밀봉해서 따뜻하고 어두운 곳에 놓아두었어요.

아주 간단한 작업이었는데 괜히 기대가 되고 언제 나올까 설레기도 하네요.

중요한 것은 씨앗을 새싹으로 키우며 작은 점으로 시작해서 하루가 다르게 존재감이 커지는 식물들과 즐거운 일상을 함께 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데 이런 기분이 아닐까 합니다.

아들도 책을 보더니 레몬을 키워보고 싶다고 하네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책의 설명을 보니 싹 틔우기도 아주 쉬워서 예쁜 실내 식물로 키울 수 있다고 하니 아이와 새싹 관찰 노트 쓰며 레몬 키우기에도 도전해봐야겠어요.

적은 비용으로 환경을 생각하며 초록이들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 초보 가드너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커피 한 잔에 교양 한 스푼

커피 한 잔에 교양 한 스푼 - 세상의 엄마들이여! 교양을 장착하라!
백미정 지음 / 대경북스 / 2020년 10월

가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잘 자라고 있어 감사한 아들과 건강하게 자기 일을 잘하고 있는 남편을 보며 행복하다 생각하지만 나만 퇴보되고 있는 것 같아 느껴지는 헛헛함.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라는 타이틀이 애매한 나의 위치를 나타내는 것 같은 쓸쓸함.적지 않은 나이까지 생각하다 보면 이제 나의 사회생활도 엄마들과의 수다 타임이 끝이겠구나 하는 허탈함까지.

이런 생각을 하는 나에게 교양을 장착하여 엄마로서 우아함과 고상함을 지니며 성장하라는 책이 있다.

엄마 작가 백미정.

아들 셋을 키우는 엄마이며, 책 8권을 낸 작가.

작가 소개를 읽으며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그리고 독자의 마음에 기쁨을 드릴 수 있는 책이 되고 싶다는 짧은 감사의 글에서 밝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싶었다.

애매한 삶을 짊어지고 사는 엄마들에게 어차피 힘든 거, 고상하기라도 하자는 작가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나 자신을 변화, 성장시키는 지름길이라는 말에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 책은 엄마와 철학, 양육, 글쓰기, 시, 사회, 존엄을 주제로 주제마다 작가의 이야기와 유명한 인문 고전학자의 인용 글, 책들을 같이 소개하고 있다. 또 질문하고 답을 쓰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놓아 독자가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해서 좋았다.

2장 엄마와 양육 - 어중간한 경과 조치.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갖게 했던 부분이다.

아이에게 잔소리 한 바가지 쏟아내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고개를 돌려 조금 떨어져 아들을 쳐다보며 어중간한 경과 조치로 나지막이 말한다는 '새끼'라는 단어. 한참을 웃고 격하게 공감했던 부분이다.

갱년기가 이기나 사춘기가 이기나 매일 피 터지게 아들과 싸우는 나의 모습을 떠올리며 조용히 내뱉어 봤다.

작가는 우아한 엄마가 되고 싶으니 '에포케'로 말해보겠다고 하지만 나는 이 단어가 주는 쾌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겠다.

2장 엄마와 양육 - 고장난 레코드가 되어

아들에게 게임은 인간관계다.

요즘 친구들과 이야기하려면 꼭 필요한 시간이지만 엄마의 입장에선 게임에 푹 빠져 영혼 없는 대답이 오가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무언가 집중하면 주변의 어떤 소리도 듣지 못하는 건 엄마나 아이나 마찬가지일 텐데 알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고장 난 레코드처럼 매일 반복하지만 이해해 보려 한다는 작가의 말.

훈계가 필요할 때와 이해가 필요할 때. 단호함이 필요할 때와 반복이 필요할 때를 구분하는 것이 엄마의 과제 중 하나라는 말을 마음에 담아본다.

육아와 가사의 책임감을 놓지 않고 누구에게도 집착하지 않고 나를 찾아가는 길.

이 책으로 교양을 장착해서 행복한 엄마가 되어보자.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 일상에서 발견하는 호기심 과학 ㅣ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1
사물궁이 잡학지식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한 번쯤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지 않나요?

엘리베이터가 추락해도 점프를 하면 살 수 있지 않을까? 

달리는 버스에서 점프하면 뒤로 밀릴까? 하는 상상이오.

이런 상상의 결과가 너무 궁금하지만 남에게 물어보기에는 괜히 쓸데없는 질문 같고 그렇다고 찾아보기 귀찮고 사소해서 상상으로 끝내는 궁금증들이요.

하지만 세상에 중요하지 않은 궁금증은 없다며 사소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사람이 있어요.

이 책은 유튜브에서 '사물궁이 잡학 지식'을 운영하며 일상 속 사소하지만 알고 싶은 궁금증을 해결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저자가 콘텐츠의 일부를 정리하여 낸 책이에요.

"그래, 이건 왜 그렇지? 이것도..."

책의 목차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맞장구를 치게 된답니다.

5부로 나누어진 이야기에는 한 번쯤 생각해보았을 궁금증으로 가득해요.

그림과 어렵지 않은 설명, 짧은 챕터로 되어 있어서 호기심 많은 아이와 함께 읽기도 좋아요.

저희 아이는 개미를 키우고 있다 보니 비가 오면 개미집이 물에 잠길까 하는 궁금증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해요.

개미들은 그들만의 특별한 생존방식이 있다고 하는데 집의 위치를 신중하게 고르며 흡수력이 좋은 토양에 집을 짓고 빗물이 많이 들어오면 집의 일부를 무너지게 설계하여 입구를 막아버린다고 합니다. 개미집 구멍의 크기가 작아 빗물의 유입이 많지 않지만 비가 올 것 같으면 구멍 주위에 얇은 담을 쌓아 대비하고, 기존 집으로 안될 것 같으면 새로운 집을 찾아 이동한다는데 개미가 줄지어 이동하면 비가 온다는 속설도 이런 생존방식에서 나온 게 아닐까 싶어요. 아이는 책을 읽으며 개미에 대하여 또 하나를 알아가네요.

저는 주부이자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 있다 보니 생활위생에 관한 궁금증에 관심이 갔어요.

공중화장실의 고체비누는 많은 사람들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것이기에 사용하기가 찝찝해서 물로 오래 씻거나 물비누를 가지고 다녔는데 이 책이 해결책을 알려주네요.

비누의 PH가 높아 세균이 살 수 없다니 사용해도 괜찮겠어요.

얼마 전 중국에서 오래된 냉동 음식을 끓여먹고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았을때 막연히 안타깝다는 생각만 했는데 마침 책에 이와 관련하여 설명하고 있어서 어떤 이유로 사망하게 되었는지 알게되었어요.

생활 속 사소한 궁금증이지만 알고 나니 잡학 지식처럼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과학적 이론이나 원리를 깊이 다루며 설명하고 있지 않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고요.

사소한 궁금증, 이 책으로 해결해보시길 바랍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50대 중년, 산티아고에서 길을 묻다.

50대 중년, 산티아고에서 길을 묻다 - 잠시 인생의 길을 잃은 나에게 나타난 산티아고
이기황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8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800km를 걷는 순례길.

누구나 마음속에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으로 손꼽는 곳이라 생각된다.

나 또한 건강을 위해 걷기를 시작하고 복잡한 마음을 잡아주는 걷기의 매력을 알게 된 후로 산티아고 순례길은 언젠가 걸어보고자 하는 내 마음속 소중한 버킷리스트 장소가 되었다.

이런 인생의 버킷리스트라고 하는 순례길을 저자는 걷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직장을 잃기 전까지는 말이다.

거듭되는 재취업의 실패로 적지 않은 나이의 벽을 실감할 때 느껴질 불안함과 절실함. 인생의 길을 잠시 잃은 저자는 이때 산티아고를 떠올렸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걷고 삶이 변화되었다고 하니 내 인생도 한번 변화시켜 달라고 떠난 길이지만 준비되지 않고 떠난 산티아고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먹을 것을  준비하지 않고 순례길을 시작하는 치명적인 실수부터 몸을 가눌 수 없는 비바람에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위험한 순간들, 베드 버그와 감기로 몸이 힘들었던 일 등.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순간의 스침에 불과했을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따뜻한 배려와 도움으로 극복해나간다.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자신만의 보폭으로 묵묵히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짠하면서 부럽기까지 하다.

평생을 뒤처지지 않기 위해 늘 주변을 살피며 살아왔고 아무것도 내세울 게 없는 내가 혼자가 된다는 것은 루저가 되는 것이고, 익숙하지 않은 혼자만의 시간이 이제 견딜 만하고 두렵지 않은 즐길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저자의 글이 적지 않은 나이로 제2의 인생을 고민하는 나에게 무척 공감이 되는 내용이었다.

호텔리어로 오랜 직장 생활을 해서일까?

순례길을 걸으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뿐 만 아니라 그날 그날 자신이 묵은 알베르게에 대한 내용도 상세하게 적어놓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알베르게에 대한 정보는 유용하게 사용될 것 같다.

순례길을 마친 저자에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드라마틱 한 변화로 생기지 않았다고 한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도움을 받으며 감사하는 마음을 배웠고, 한발 한발 걸으며 끈기를 몸에 기억했다고 한다.

산티아고의 순례길에 대한 추억은 현실 속 도피처가 되었다고 한다.

언젠가 나에게도 이 길을 걸을 기회가 올까?

산티아고 순례길이 버킷리스트인 사람에게 멋진 간접경험을 선사해 줄 책이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 - 소년부터 성년까지 남자가 꼭 알아야 할 성 A to Z
인티 차베즈 페레즈 지음, 이세진 옮김, 노하연 감수 / 문예출판사 / 2020년 8월

아이를 키우면서 하루 이틀 미루다 아직까지 고민만 하고 있는 부분이 성교육입니다.

저 또한 제대로 된 성 지식을 배우지 않고 자란 터라 성이 다른 아들의 성교육에 어찌할 방법을 몰라 남편에게 미루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나게 되었네요.

이 책은 차례에서 보듯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부터 사랑, 섹스,  동성애와 나를 챙기는 법 그리고 존중과 동의까지 소년부터 성년까지 남자라면 알아야 하는 성 지식의 총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책에서 제시하는 정보를 보고 지금 내가 보기에 너무 나갔다 싶으면 그냥 책을 덮고 몇 달 후, 아니면 몇 년 후 필요할 때 다시 펴보기를 권하더군요.

저는 초등학교 고학년인 아들을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아이에게 필요한 부분을 먼저 보게 되네요.

아이에게 섹스나 콘돔 사용, 포르노 등의 교육도 필요하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아이에게 꼭 알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성차별적 용어를 성 평등 용어로 바꾸어 사용하게 하는 것과 상호 존중이라는 내용입니다.

일상적으로 많이 쓰이는 용어에 성차별적인 의미가 들어있다니 이제 성 평등 용어로 바꾸어 사용해야겠어요.

'자궁'으로 부르는 건 여성의 성을 '생식'에만 초점을 맞추어 부르는 것과 같다며 아들 '자'가 아니라 세포 '포'를 사용하여  '포궁'으로 불러야 한다는 것과 연인 관계에 동의 없이 성관계 사진이나 영상을 유포하는 행동을  '리벤지 포르노'라는 용어를 쓰는데 이런 행동은 포르노로 간주되어서는 안되는 '디지털 성범죄'라는 점에서 '디지털 성범죄'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는 말에 많은 공감이 되더군요.

언어는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성 평등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네요.

그리고 사랑도 섹스도 서로 존중이 중요하다는 말을 아이에게 꼭 가르쳐 주고 싶은 부분입니다.

성 영역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약자인 것이 현실입니다. 요즘 많이 나타나는 데이트 폭력이나 강제추행 등의 성범죄들이 존중의 부재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이에요.

상대방의 동의가 없는 모든 행동이 잘못이라는 것을 아이가 알았으면 좋겠네요, 

책에 나오는 존중의 기술이 도움이 될 듯합니다.

저의 어린 시절에는 성교육이라는 것이 없었네요.

어른들은 크면 저절로 아는 거라고 말씀하셨지만 이 나이가 돼서도 이 책을 보니 모르는 것투성이네요.

저자가 스웨덴의 성교육 전문가라서 그런지 처음에는 직설적이고 솔직한 내용이 많아서 당황했어요.

하지만 이것이 현실이고 꼭 필요한 내용이지요.

직설적인 내용을 아이와 직접 이야기했다면 조금 민망했을 텐데 이 책을 권하며 아이와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네요.

아들의 성교육이 고민이라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