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동백
이수미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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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짧고 군살이 없어서 좋다. 그럼에도 시는 한 편 한 편이 영화요,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여서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그대 동백

힘들었던 시기,

시를 읽고 따라 적으며

마음을 달랬던 시기가 있었다.

시마다의 그 깊숙한 의미는 알지 못했어도,

시 한 편이 주는 위로는 긴 시간 마음을 데웠다.

아마도 시 한 편에 스민

한 사람의 인생 덕분이었겠지.

소란하기 쉬운 계절 12월,

마음마저 소란하지 않도록

오늘은 당신에게 그대 동백을 소개하려고 한다.

삶이 고맙다

한때는 신과 세상이

나만 못살게 굴고 불공평하다고

원망도 많이 하였지만

눈 깜빡하면 한 달이 가고

눈 깜빡하면 한 살 한 살 더 먹게 되니

모든 것이 고맙다

그대 동백_삶이 고맙다 중

새해가 오면 지나간 해에 대한 아쉬움으로

마음에 불만이 쌓이기 쉽다.

다가올 새해는 왜 또 불안한 건지.

그럴 때는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이젠 그럴 때마다 이 시를 읽으려 한다.


인생이라는 과수원에

실하고 아름다운 행복의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있기에

나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어 주는 사람들과

죽을 때까지

흠뻑 사랑하며 살고 싶다

그대 동백_삶이 고맙다 중

눈 깜빡하면 지나는 시간도,

나이를 먹는 그 모든 것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과

인생이라는 과수원의 열매까지.

모두 고맙다는 시인의 말처럼

나 또한 감사함으로 오늘을 맞이해야지.

나의 삶이, 참 고맙다.

그대 동백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대 매력에 흠뻑 빠져

넋이 나가버렸으니

우리

애인 합시다

그대 동백 중

남녀의 마음이 오가는 순간,

무슨 말이 더 필요하나.

결혼생활 10년이 넘으니

그 순간의 찌릿함이 기억도 나진 않지만,

시를 읽으며 기억을 더듬어본다.

자존심도 필요 없고,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아름다워 보이는 마법.

그 마법에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 나온다.

노을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찬란하고 아름다운 길

나에게도 붉게 타오르던

한낮의 기억

그대 동백_노을 중

풍경이 주는 아름다움과 기억과 추억이 있다.

나에게 노을 같은 사람이란

어이없게도 기분 나쁘게 헤어졌던

한 남자였는데, 그 남자와 걷던 노을 지는

풍경의 들판이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랜 시간 동안 노을을

쳐다보는 것도 떠올리는 것도 싫었지만,

이젠 그 헤어짐마저도

젊은 날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다.

(때로는 그때의 풋풋함이 그리워지기까지도 한다는 거)

결국 그때는 괴로웠지만

그 풍경과 기억과 추억은 아름답게 머물고 있다.

이게 시간의 마법인가 보다.

시가 주는 온기

그대 동백은 그저 아름답다.

시에서 그려지는 풍경과 감성이

익숙하면서도 따듯하다.

딱딱하지 않고 어렵지 않은 시,

그래서 마음에 쉽게 스며들어

여운이 오래 남는 시이다.

나에게 동백이 되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그리고 나 또한 누군가의 동백일 수 있을까.

꼭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너와 나의 관계에서 동백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오늘은, 그 동백을 찾아봐야겠다.

잘 읽었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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