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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다
파카인 지음 / 페리버튼 / 2024년 12월
평점 :

외로움의 반대는 '함께'가 아닐까.
여기, 노숙인과 유기견의 함께함을
그려낸 그림책이 있다.
서울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사계절을 그려내 친숙함을 안겨주고,
찬바람이 머무는 마음에는 온기를 전해준다.
오늘은 외로운 거리를 헤매다
서로에게 삶의 의미가 되어준
그들의 이야기, '함께 있다'를 소개하고자 한다.
'홀로'에서 '함께'로

그림책 속 노숙인과 유기견은
지칠 대로 지친 삶을 살아오다 길거리
어느 자리에서 서로를 마주한다.
유기견에게서 동질감을 느낀 노숙인은
물 한 컵을 나눠주고, 이후 둘은
서로에게 물 한 컵과 같은 존재가 되기로 한다.
일어서는 힘

이후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다.
유기견으로 인해 삶의 의지가 생긴 노숙인은,
일을 구하고 함께 살 집까지 마련한다.
둘은 서로를 의지해 살아간다.
그런 그들에게도 어려움은 닥친다.
하지만 힘든 일도 어려운 일도
서로로 인해 일어선다.
주변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

함께 있다를 읽으며 곰곰 생각해 보았다.
꼭 노숙인이 아니더라도
삶의 의지를 잃고 홀로 갇힌 이웃이 있을까.
순간 머릿속에 스치는 누군가 있었다.
더 이상 도움을 줄 수 없는 사람,
어느 날 갑자기 이슬처럼 사라져버린 사람,
늘 외로워했던 사람.

만약 그에게 삶의 의미가 되어줄
누군가 있었다면 결말은 달라졌을까.
순간 눈물이 터졌다.
마음의 온도까지 차갑게 식을 수 있는 계절,
세상 속 외로운 존재들이 더 외롭지 않게
주변을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명의 다리

'함께 있다'의 내용은 한강 마포대교의
'생명의 다리'에 새겨진 '함께 있다'를
찍은 사진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표지 속, 다리 위에서 서로를 향해
웃음 짓는 모습은 사랑과 희망으로 빛이 난다.
길거리에서 빛을 잃었던 그들이
서로를 통해 빛이 나는 이야기는
마음을 데우기에 충분했다.
절망 속에서도

쏟아지는 더운 소나기엔 잠깐 몸을 포개어
같이 웅크리면 되고
고요하게 쌓이는 하얀 눈이 내릴 땐
앞으로 함께 보낼 시간들을 기대하면 돼
함께 있다
비와 눈이 내리더라도 서로가 함께이기에
함께 보낼 시간들을 기대할 수 있는 모습은,
어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이
거창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저 몸을 포개고 같이 웅크리는 것만으로도
이겨낼 수 있음을 알려준다.
작은 불씨

우리가 함게 품은 작은 불씨들을 모아 힘을 내보자
함께 있다
그렇게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을 지나며
함께 품은 작은 불씨로 힘을 내는 둘의 모습에
나도 덩달아 힘이 난다.
삶이 별거 있나.
의지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내일을 기대하며 매일을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은가.
마무리하며

12월이 되면 마음 한구석이 시큰해진다.
괜스레 울적해지기도 하고
작은 일에도 마음이 소란하기 쉽다.
혹시 당신도 그렇다면
그림책 '함께 있다'를 추천한다.
시큰한 마음에 작은 불씨를 놓아
따뜻하게 데워줄 것이다.
아이에게 읽어주다가 내가 더 행복해진 책
함께 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