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한 계절은 없었다
인영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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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고 치열하게 쓰는 사람. 인생의 절반 가까이에 닿을 무렵 10년간 모아온 시를 용기 내어 출판했다. 쓰는 내내 삶에 치여 멀어졌던 마음을 다시 불러들였다.

수월한 계절은 없었다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을 진단받고

4년간 삶과 힘겨루기 싸움을 했던

작가님의 지난날.

많은 계절을 지나며

어느 하나 수월한 계절은 없었지만

더는 두렵지 않다는 문장에

마음 한구석이 저릿저릿 해진다.

더불어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을 지나며

완성된 그녀의 문장에서 따스한 온기를 느낀다.

그 온기는 아픔과 힘듦을 모두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기운을 불어넣어 준다.

오늘이 힘겨운 당신에게


 


이렇게 살기는 죽기보다 싫었다. 나를 둘러싼 이들의 사랑을 생각하며 구석에 처박았던 마음을 꺼내 숨을 불어 놓는다. 장장 4년간 삶과 힘겨루기 싸움을 했다. (중략) 느리지만 아주 조금씩 헤엄쳐 육지로 나오고 있었다.

수월한 계절은 없었다

'수월한 계절은 없었다'는 따스한 온기로,

오늘이 힘겨운 누군가에게 위로를 준다.

각 계절이 주는 아름다움으로

당신의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나에게 그랬듯, 당신에게도.

봄을 기억해



꽃이 소나기로

내리는 날이야

우산을 안 쓰고

꽃비를 맞으면

금세 머리 위

꽃다발이 생기는

마침내 모두가

꽃이 되는 날

수월한 계절은 없었다_'봄을 기억해'의 일부

봄을 알리는 신호 중 하나가 바로 봄비이다.

겨울비는 쓸쓸하고 고독하지만,

봄비는 싱그럽고 찬란하다.

그러한 봄비를 이토록

잘 표현한 시가 어디 있을까.

봄비는 꽃을 부르는 비이니 꽃비일 테고,

꽃비를 맞으면 머리 위는

금세 꽃다발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일 테지.

그래서 봄비가 내리는 날엔

모두가 꽃이 된다는 말에 내 마음도

화사하게 피어오른다.

어느 순간 비는 피해야 하고

귀찮은 존재가 되어버렸는데,

오늘은 사방이 꽃다발로 만개한 봄비를 상상해 본다.

내년, 봄비가 내리는 날엔 아주 행복할 것 같다.

작별차



이토록 사랑스러운 가을

길가에 떨어진 나뭇잎

조용히 겨울을 재촉한다

쌀쌀한 가을 아침

너무 일찍 떠나는 손님과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은 날

수월한 계절은 없었다_'작별차'의 일부

나는 가을을 참 좋아한다.

아름다운 단풍도, 익어가는 하늘도,

어느 것 하나 버릴 풍경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

모든 것이 하나씩 사라져가는 과정을

지켜봐야 하는 가을이기에

겨울보다 더 쓸쓸함을 느낄 때도 많다.

그렇게 성큼성큼 떠나려는 가을을 붙잡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나누며

잠시라도 늦출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너무 빨리 이별하지 말고,

마주 앉아 시간을 즐기고 싶은 마음을

가을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수월하진 않지만 두려워하지 않길



여전히 날이 궂거나 추우면 통증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주어진 하루를 소중히 담는다. (중략) 어느 하나 수월한 계절은 없었지만 더는 두렵지 않다.

수월한 계절은 없었다

그저 매일을 살아내는 것이 나에게는 숙제이다.

특별할 일 없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다가도

특별할 것 없이 내 삶이 증발해버리는 것 같은

두려움으로 매일을 산다.

그랬던 오늘,

수월하지 않으면서도

평이하게 여겨지는 삶을,

새로운 숨과 한 문장의 시로 새 단장해 본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감탄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그 계절의 아름다움을 떠올리며,

지나온 시간 속 나를 보듬어 본다.

수월하진 않지만 이젠 두렵지 않다. 나의 삶이.

잘 읽었습니다.



*본 리뷰는 마음연결 출판사로부터

소중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따듯한 시, 배부르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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