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붉은 태양의 저주
김정금 지음 / 델피노 / 2024년 8월
평점 :

기후 위기가 아니다. 기후재난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끊임없이
위기의 시그널을 주고 있지만
지금 글을 쓰는 나도 쉽게 잊어버린다.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를 날이 분명 올 텐데...
붉은 태양의 저주는
기후재난으로 일어나는 일을
생생하고 긴장감 있게 그려낸 책이다.
앞으로 진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기에
몰입도가 높은 책이었다.
끓어오르는 지구

이야기는 2056년 11월 14일
뇌 수술을 받고 한 달 만에 깨어난
'나'의 시선으로 시작한다.
문제는 눈을 뜨고 나니 세상이 바뀌어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지구는 끓어오르고 있었고
환경이 붕괴되어가고 있었지만
그 이상의 공포가 그를 압박한다.
뭔가 심상치 않는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직감한다.
사라진 아내, 엉망이 된 거리,
사라진 사람들과 봉쇄된 아파트.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까지.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그때
미국으로 오라는
아내의 급하고 짧은 연락이 오고
아내에게 가기 위해 탈출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항공과 선박까지 모든 길이 막혔다.
그러다 마지막 출항하는 배의 티켓을 끊고
아파트를 탈출하려는데,
아파트 보안요원의 제안으로
아파트 주민 몇과 거의
반강제적인 동행을 하게 된다.
나, 게임 폐인, 엄마와 아이,
노인, 그리고 보안요원.
좀비를 뚫고 항구까지 갈 수 있을까.
아니, 대한민국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암울한 미래

책 속 이야기는 미래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더 무섭다.
읽는 내내 한숨이 푹푹 새어 나왔다.
이미 지구는 그 한계점을
넘어서고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과,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기대만 품었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지구에서 살 수 있을까.
좀비 바이러스

이야기의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가
좀비 바이러스이다.
이 바이러스는 어디에서 왔을까.
전쟁을 위한 생물화학전쟁인가,
지구의 빙하가 녹으며 드러난 바이러스일까,
이유와 원인을 알 수 없는 좀비 바이러스일까.
여러 가지로 생각했다.
그리고 그 바이러스의 정체를
알았을 땐 뭔가 씁쓸했다.
어쩌면 몇 해의 여름이 가기 전에
그 바이러스가 진짜 대한민국에 생겨날 수도.
혼자보다는 여럿

키도 몸집도 작은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어요. 사람은 다 저마다 나름의 쓸모가 있잖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보다 여럿이 모이면 힘이 더 커지니까요.
처음에는 아내에게 가기 위해
혼자 준비하고 도망치려 했지만,
결국 한 팀이 되어 출발하는 사람들.
그들이 모두 자신의 짐이 될 거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서로 힘을 합쳐 난관을 이겨내는
과정은 코끝이 찡했다.
나중에 그들의 정체가 드러났을 때는 '뜨허'했고.
역시, 세상은 혼자 살기 힘든 곳이다.
지구 온난화, 그리고 멸망
지구가 멸망하는 이야기,
이 책은 단순히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메시지를 던진다.
살인적인 올해
더위의 끝자락에서
많은 생각을 남긴 붉은 태양의 저주,
잘 읽었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