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딛고 다이빙 - 안 움직여 인간의 유쾌하고 느긋한 미세 운동기
송혜교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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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재미있는 운동이란 게

있긴 하냐는 질문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나마 20대와 30대 초반까지는

움직이는 것에 대한 큰 저항이 없어서

저질체력이라도 무엇이든 해낼 수 있었는데,

아이를 출산한 뒤로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데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적극 지지하게 되었다. (사실 출산도 핑계인 듯)

그래서 작가의 글을 읽으며 공감하기 싫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움직임을 거부했던 그녀,

어떻게 그녀가 물속으로 뛰어들게 되었을까.

침대 딛고 다이빙을 통해

그녀의 이야기를 들여다보자.




1. 핵심 키워드 : 운동하기 싫다.

고백하자면, 이 책은 운동 이야기라기보다는 '운동하기 싫은 마음'에 관한 에세이다. (중략) 땀 흘리며 운동하는 시간보다 운동하기 싫다는 생각을 하며 보내는 시간이 더 긴,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침대 딛고 다이빙

이 책에는 운동 잘하는 법이나,

멋진 비결, 운동의 극적인 효과 같은 건 없다.

그저 움직이기 싫고, 운동하기 싫고,

어떤 이유를 들어서라도

운동하기를 거부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사실 그녀는 태생적으로

움직이는 걸 거부했던 사람이었다.

그러다 자신의 몸 상태가

남들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되고

(신체나이는 50대, 실제 나이는 20대)

운동을 자신의 삶으로 들이는 과정을 적은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과정은 나름 눈물겹다.

실패와 도전, 고민과 갈등이 그대로 녹여져있다.




​2. 차라리 슬라임으로 태어날 것을

햇빛을 받으며 10분만 걸어도 몸이 흐물흐물 녹는 것만 같았다. 이렇게 말랑할 거라면 차라리 슬라임으로 태어날 것을.

침대 딛고 다이빙

나는 그녀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맙소사.

그저께 햇빛 아래를 5분쯤 걸었나.

내 입에서 "도저히 못 걷겠다."라며

질질 발을 끌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나도 슬라임 같은 사람이었구나 싶어

갑자기 드러눕고 싶어졌다.

(의식의 흐름이 정말 웃긴 듯. 슬라임이 아니라 사람이 될 생각은 안 하고 슬라임처럼 퍼지고 싶다니.)

슬라임을 꿈꿨던 그녀가

수영장으로 뛰어들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음을 다들 눈치챘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쉽지 않은 과정을 지켜보며

독자는 공감하고, 응원하고,

결국 함께 운동이 하고 싶어질 것이다.




3. 건강히 지내세요.

아무 탈 없이 튼튼하게 지내기를 빌어 주는 마음이라니, 얼마나 따뜻하고 다정한가. 오랜 시간 '육체적으로 아무 힘이 없고 유약한 상태'를 유지해 온 나에게는 더더욱 특별하게 들리는 말이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마지막까지 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준 모든 독자에게 보내고 싶은 인사는 딱 하나다.

"건강히 지내세요."

침대 딛고 다이빙

여러 운동을 거치며 깊이 만나게 된 수영.

그 수영도 역시 쉽지는 않다.

가기 싫은 날이 있는 건 물론이요,

아빠를 불륜남으로 오해를 받고,

사이비 교주를 만나는 둥

평탄치만은 않은 길이지만 미세한 변화가

작가의 삶의 궤도를 완전히 바꿔버렸고,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기꺼이

움직이는 삶으로 변하게 되었다.

더불어 아무것도 안 하는

시기가 찾아오더라도,

운동을 쉬고 있을 뿐 다시는

운동하지 않는 삶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 말한다.




​4. 마무리하며

나는 운동신경이 둔한 편이다.

그래서 아주 오래전 다이어트 복싱을

2년간 배웠을 때도, 창피를 당하지 않기 위해

죽기 살기로 운동을 했다.

(내 생애 통틀어 그때만큼 건강했을 때는 없었을 것이다)

그때처럼 다시 운동할 수 있을까.

온몸이 예전과 같지 않다면서

바닥에만 붙어있는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 운동을 외면한 시간이 8년쯤 된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그 시간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생겼다.

(우리 동네에 점핑 다이어트 클럽이 하나 생겼던데. 한번 상담받으러 가볼까)


드러누운 마음과 널브러진 체력을

조금씩 일으켜 보자.

일상에 새로운 리듬이 생겨날 것이다.

만약 그런 마음이 단 1g도 들지 않는다면,

일으키기 전에 이 책을 한번 만나보자.

침대를 딛고 다이빙을 한 그녀의 삶을 보면

몸을 옴찍옴찍 움직이고 싶어질 것이다.


운동에 희열감을 느끼고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으면,

반대로 운동하기를 끔찍이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니 그것으로 죄책감을 갖거나

괴로워하지도 말자.

그저 실패해도 괜찮으니, 시도 한번 해보자.

그전에 침대 딛고 다이빙 먼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소중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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