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어 좌시되어지는
허기진 영혼들의 울림을
나름의 방식으로 그려보고 싶었다는
김은정 작가님의 13월의 환희.
오늘은 그녀의 시에 담긴
13월의 온도를 함께 느껴보고자 한다.
1. 핵심 키워드 : 인생과 시
인생과 시가 닮은 점이 있다면,
짧지만 많은 것을 품고 있는 것이다.
한 페이지에 정갈하게 담긴 시는
짧은 우리의 인생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문장들 속에 살금살금 감춰진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시간이 되길.
2. 기억에 남는 시
한낱,스쳐 지나치는 바람처럼스쳐 지나치는 세월 입고무딘 듯이냥또 그렇게 가보는 게지한낱 중
한낱,
스쳐 지나치는 바람처럼
스쳐 지나치는 세월 입고
무딘 듯
이냥
또 그렇게 가보는 게지
한낱 중
인생, 참 짧다. 한낱 바람처럼 스치고,
그렇게 스쳐 지나치는
세월을 입는다 표현한다.
100년을 살아도
인생을 돌이켜 보면
너무나 짧다고 말하는 게 인생이다.
그러한 인생을 왜 이렇게
아등바등 숨 가프게 살아가는 걸까.
바람일 뿐인 인생,
조금은 무디게 어루어 만져보자.
뜨겁게태우고 또 태워향기로운향내로 남겨진한 줌의 재주어진삶의 무게는한낱,뜨거운 한 줌의 버거움이었음을···13월의 환희 중
뜨겁게
태우고 또 태워
향기로운
향내로 남겨진
한 줌의 재
주어진
삶의 무게는
뜨거운 한 줌의 버거움이었음을···
13월의 환희 중
시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유골함을 받았을 때, 많은 생각이 들었다.
60년 조금 넘는 삶이
작은 항아리 안에 담긴다는 게,
너무나 슬펐고 마음이 아렸다.
인생이라는 게 그렇다.
결국 뜨거운 한 줌의 버거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작가는 그러한 죽음을 뒤로하고
맑은 영혼이 되어 자연 품에
온유히 안긴다는 문장으로 끝맺는다.
시어머니의 영혼도
자연의 품에서 하늘하늘 춤추고 있길.
3. 마무리 하며
들꽃처럼살아져도 좋으리라화려하지 않아도 좋으리라소박한 들꽃으로도무겁지 않은 향기충분하리니여백의 향기 중
들꽃처럼
살아져도 좋으리라
화려하지 않아도 좋으리라
소박한 들꽃으로도
무겁지 않은 향기
충분하리니
여백의 향기 중
계절의 풍경과 향기가 느껴지는 책이다.
그것이 꽃이든, 바람이든,
이슬이든, 빗물이든, 우리 곁에서
자연스레 흘러가고 나타났다 사라지는
모든 것이 문장들 속에 녹아있다.
지금의 계절은 봄이지만,
문장 속 계절에 따라
마음의 온도를 달리할 수 있었다.
자유롭게 문장들을 넘나들며
나의 시간들도 넘나들 수 있었던,
퍽 낭만적인 시간을 선물해 주신 작가님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
시 읽기 좋은 계절 5월,
주변에도 시집 한 권을 선물해 봐야겠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