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호랑이를 이겨라
이하정 지음, 김잔디 그림 / 반달서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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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재밌다. 배고픈 호랑이를 이겨라, 라니 <주식회사 배고픈 호랑이> 구단이랑 야구하는 이야기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전광판에 나온 1,2회 말까지 진행된 점수가 동점이다. '설마... 지는 건 아니겠지? 이길 거야.' 하는 생각이 들면서 긴장도 되고 궁금해서 빨리 읽고 싶어지는 표지다. 어린이 독자가 동화를 끝까지 읽게 하는 방법이 초반 30페이지까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내용을 쓰는 거라던데 이 책은 표지와 제목만으로도 끝까지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친구들과 매일 야구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인 아이, 도희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생일에도 엄마 아빠와 함께 야구장에 가고 싶을 만큼 야구 사랑이 대단하다. 그런데 수학 단원 평가를 못 본 도희에게 엄마의 야구 금지령이 떨어지고 설상가상으로 야구 보러 가기로 한 날에 영어 학원 테스트와 아빠의 갑작스러운 출장이라니 야구 경기를 기다렸을 도희가 얼마나 실망하고 화가 났을지 짐작이 된다. 이 장면에서 어린이들은 도희에게 감정이입되어서 무척 화가 날 것 같다.
이쯤 되면 "호랑이가 엄마, 아빠 좀 콱 물어가면 좋겠다."라고 도희가 말하는 게 설득력이 생긴다.

글 작가의 말에 보면 "엄마도 잘못하면 호랑이가 잡아가요?"라고 했던 아들의 질문이 이 이야기의 씨앗이 되었다고 쓰여있다. 주로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고 말썽 부리면 어른들이 아이에게 쓰던 말의 역발상이다.
작가는 엄마 아빠에게 화가 나고 서운한 어린이의 마음부터 알아준다. 어린이 독자에게는 엄마 아빠를 호랑이가 잡아가는 설정이 재밌고 통쾌할수 있다.

엄마 아빠를 호랑이 보고 데려가라고 했으니 엄마 아빠를 돌려받는 것도 도희의 몫이라는 흐름이 좋았다. 내기를 정하고 이겨야지만 돌려받을 수 있도록 책임지게 하는 설정도 좋았다. 내기에서 지면 엄마 아빠를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에 읽는 독자도 심장이 쫄깃해진다.

야구 내기에서 같은 편이 된 도희네 가족의 활약을 보며 독자는 실제로도 가족은 한 팀이고 가족은 소중한 내 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야기의 설정은 야구지만 부모와 아이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 상황들에 적용 가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미울 때, 부모는 아이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하고 싶을 때 보면 좋겠다.

요즘 야구에 푹 빠져 있는 우리 집 아홉 살 어린이가 옆에 놓고 한동안 야금야금 읽는 것을 보았다. 스스로 독서 노트까지 쓴 걸 보면 꽤 재밌었나 보다. 재밌는 어린이 책은 역시 어린이가 먼저 알아본다. '배고픈 호랑이' 아이디어가 신선하고 재밌어서 술술 읽히는 책이다.

'나는 언제 엄마, 아빠를 호랑이가 잡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지, 내가 호랑이와 내기를 한다면 어떤 내기를 하고 싶은지' 등을 어린이들과 함께 나누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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