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여름 - 이정명 장편소설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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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여름 #이정명
"오늘은 내 생애 가장 행복한 하루가 될 거 같아."
성공의 절정에 이른 그날 아침, 아내가 사라졌다!

🌌 인상적인 글귀
*돌아가는 길바닥에는 노을이 깔려 있었다. 한조는 뱃사공이 노를 젓듯 규칙적으로 페달을 밟았다. 하루의 기억들이, 풍경들이 눈앞을 스쳤다. 자신의 몸이 품경과 기억을 담는 그릇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행복한 순간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억지로라도 기억에 담아둘 수 있다면 거기에 남아 있을 것이다. 살아가는 동안 견디기 힘든 일과 부딪칠 때 바로 이 순간을 떠올릴 거라고 그는 다짐했다.

*삶의 한 부분을, 영혼의 한 조각을 그녀와 나누어 가졌다는 기쁨이 그의 온몸에서 들끓었다.

*해리는 밤이 깊어가는 것을 알지 못했다. 다만 드러난 것과 감춰진 것, 보이는 것과 숨어 있는 것,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 그리고 말하지 못한 것들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

*넌 네가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존재인지 몰라. 너에게선 빛이 나. 넌 모두의 사랑을 받고 모두의 빛이 될 거야.


🌌 독서노트

삶이, 사랑이, 기억이 어둠을 밝힌다.
그들의 삶을 이루었던 작고 조용하고 오래된 친밀함과 다정함......

책 제목인 <부서진 여름>과 맞닿아 있는 소설의 마지막 글귀인 '부서지던 달빛'.

아련한 그 여름의 풍경들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소설. 행복한게 아니라 행복한 표정을 짓고 살아가는, 행복과 무결한 평화를 얻었음에도 지금의 행복은 정당한 자기 몫이 아니라는 회의에 시달리는 인물들의 마음에 공감이 가던 비 내리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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