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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평점 :
이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된 건 책을 거의 안읽는 남동생이 읽고 있던 <표백>을 통해서 였다.
재밌냐 물으니 "그냥 좀 우중충해." 말하며 씁쓸했던 녀석의 표정이 떠오른다. 표지도 좀 무섭고 내가 읽기엔 좀 무거운 소재여서 읽어보지는 않았다. 상을 받았다고 하면 더 보고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예술영화처럼 느껴졌었다.
<책, 이게 뭐라고>를 받아들고 '이 작가가 <표백> 그 작가라고?' 하고 조금 놀랐지만,
이 책을 읽고 보니 슬리퍼를 끌고 맥주사러 나온 동네 이웃처럼 편하게 다가왔다.
내가 맨처음 마음을 열었던 대목은 '내 앞에 있는, 살아 있는 개인을 미워하지는 말자.'는 작가의 개인적인 결심, 철학이자 신념이라는 글이었다.
사피엔스라는 종이 부족생활하던 시절부터 뒷담화를 즐기는 DNA를 지닌 선조가 생존에 훨씬 유리했다고...
'인류를 사랑하는 건 쉽지만 인간을 사랑하는 건 어렵다.'는 명언을 소개하며 '인류를 사랑하고 인간을 미워하는 것보다, 인간을 사랑하고 인류를 미워하는 편이 더 낫다. 아주 더. 굉장히 더.'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맞다. 나도 아주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이 말을 공감한다. 그리고 중간 부분에도 뒷담화에 대한 이야기가 또 나온다.
'어떤 진화심리학자들은 우리에게 뒷담화를 하는 본능이 있으며, 언어가 바로 그 본능으로 인해 탄생했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타인에 대한 정보를 무엇보다 더 , 삶의 가치라든가 우주의 신비보다 훨씬 더 궁금해하며, 그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언어라는 의사소통 수단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책을 읽고 토론하는 자리에서라면, 마냥 뒷담화로 이야기가 흘러가지 않는다고, 책은 우리의 대화가 뒷담화로 번지지 않게 하는 무게중심이 되어 준다고. 그래서 나도 사적인 만남, 불필요한 대화보다 독서모임을 하고나면 힐링이 되는게 아닌가 싶다. 책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 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드니까.
이 책은 '내게 독서는 호흡이다.' 라는 장강명 작가님과 책방을 운영하는 뮤지션이자 작가인 요조님의 북팟케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진행하며 경험한 책과 사람 이야기가 이래도 되나 싶게 솔직하게 담겨있다.
그리고 꾸준하고 깊은 독서를 통해 얻은 장강명의 책 추천 코너인 '내 인생의 책, 끝내주는 책, 숙제 같은 책, 충동 대출을 권함'부분은 정말 이 책의 백미!!!
귀여운 표지의 에세이라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니 정말 많은 것을 알고 깨달을 수 있게 해준 깊고 알찬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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