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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계급론 (무삭제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24
소스타인 베블런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0월
평점 :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은 과시적 소비를 통해 현대 자본주의를 비판했지만, 학계에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점들을 주요 비판 대상으로 꼽는다.
1. 시대적 한계와 지배계급의 변화
베블런은 유한계급을 '노동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계층'으로 정의했으나, 현대의 상류층은 오히려 과도한 노동을 통해 지위를 증명하는 경향이 있다. 엘리자베스 커리드핼킷의 저서 <야망계급론>은 현대 지배계급이 물적 과시보다는 교육, 건강 등 '보이지 않는 소비'에 집중한다는 점을 들어 베블런의 고전적 분석이 21세기에는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2. 과학적 근거 및 실증성 부족
베블런의 이론은 엄격한 통계나 수치에 기반하기보다 주관적인 관찰과 풍자적 서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소비를 지위 경쟁으로 치부하며 개인의 실용적 욕구나 다양한 문화적 취향을 간과했다는 지적으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또한 심리적 동기를 중심으로 서술하여 경제학의 전통적인 합리적 선택 모델이나 계량화된 분석과는 거리가 먼 주먹구구식 분석으로 비판 받는다.
3. 생산적 기여의 과소평가
베블런은 유한계급의 활동을 약탈적이거나 비생산적인 것으로 치부했으나, 이들이 자본 투자와 혁신을 통해 경제 발전에 기여한 측면은 무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 발전이나 생산성 향상과 같은 긍정적인 산업 변화를 사회적 지위 경쟁이라는 틀 안에만 가두어 좁게 해석했다는 점도 비판 받는다.
4. 심리적 편향성과 개인적 배경
베블런의 냉소적이고 풍자적인 문체는 객관적인 학술 연구라기보다 특정 계층에 대한 조롱에 가깝다는 평이다. 이는 그가 경험한 노르웨이 이민자 공동체의 검소한 배경이 미국 자본주의 사회를 편향적으로 바라보게 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여진다.
결론적으로 베블런의 이론은 사회적 지위 향상과 물질주의적 소비의 병폐를 비판한 통찰력이 있지만 소비자 행동의 복잡성이나 현대 경제에서 자본의 생산적 역할을 미처 감안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드러났다.
한때 좌파 운동권에서는 이 책을 자본주의의 병폐를 고발하는 주옥같은 필독 도서로 강독케 하기도 했지만, 자본주의 발전 초기의 불균형적 사회 현상을 좁고 편벽된 저자 개인의 주관적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어,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저지른 역사적 오류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