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가 한 유명한 말로 시작해 보지요.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동독을 택한 그는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했습니다.

“파시즘이 남긴 최악의 유산은 파시즘과 싸운 자들의 내면에 파시즘을 남기고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등골이 서늘해지는 말입니다. 파시즘이 사라질 때 파시즘과 싸운 자들의 내면에 새기고 가는 것이 바로 파시즘이라는 것이지요. 참으로 무서운 통찰입니다. 저는 이 말이 지금 한국 사회가 처해 있는 현실을 이해하는 데 정곡을 찌른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시절 내내 군사 파시즘과 투쟁할 수밖에 없었던 86세대가 부지불식간에 파시즘을 내면화한 것은 아닌지 비판적으로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 안의 파시즘’, ‘아주 일상적인 파시즘’을 냉철하게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요즘 자주 등장하는 ‘꼰대론’은 86세대의 내면에 형성된 이런 역설적 요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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