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마음을 이보다 더 재미있게 묘사할 수는 없다.

오늘도 우당탕탕 못 말리는 보통 가족 ㅣ 곰곰문고 102
유타 님피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6월

동물의 세계에서는 눈에 띄지 말아야 한다. 라는 문장을 격하게 공감하는 카를리의 가족들을 이해하는 데에는 챕터1에서 이미 끝났다. 휠체어에 탄 아빠, 덩치 큰 엄마, 여자 같은 삼촌. 그러나 엄마는 아빠를 위해 아빠와 함께 발명품을 만들어댔고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 어느 가족보다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가족임을 느꼈다. 그러나 아이는 학급파티에 초대할 생각을 접었다.

마음속에 들어 온 부분이 있었다.

휠체어 달리기에 참여하려 한다는 아빠에게 카를리는 말도 안되는 거라고 한다. 그에 아빠는 카를리의 어린 시절 날고 싶다는 아이를 위해 함께 이것저것 만들었고 그럴 때마다 아이는 추락하여 다쳤다고 이야기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카를리는 자신을 속였다고 말하지만 아빠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그냥 너를 믿었다.”

어릴 때는 가족이 이 세상에서 최고라고 굳게 믿기까지 했는데 언제부턴가 이런 생각이 바뀌더니 마법 같은 변화가 서서히 일어나 기괴한 트리오로 보이기 시작한 카를리의 고민은 시작된다. 카를리의 한 가닥의 털로 아이의 심정 변화가 이해된다.

친구의 가정을 보며 이런 모습이 정상적인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그 친구가 완벽한 평온함과 강점을 발휘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평범하고 싶지만 평범하지 않은 가족과 사는 자신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좋아하는 친구가 집을 방문한다. 평범하지 않은 가족을 들켜 버렸다.

성장소설이다. 사춘기의 마음을 아주 재미있게 동물의 세계와 비교하며 묘사했다. 아직 그 마음을 모르는 아이들의 성장기를 설명해주느라 읽는 독자는 재미있게 읽었다.

시 쓰기 비법을 알려드려요~

가정 통신문 시 쓰기 소동 - 2025년 개정 4학년 1학기 국어활동 교과서 수록 ㅣ 노란 잠수함 15
송미경 지음, 황K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5월

요즘 글쓰기 지도에 관심이 부쩍 생겨서 제목만 보고는 얼른 서평 신청을 했습니다^^

책에 나오는 학교는 상상의 학교. 과연 현실로는 불가능한 학교인 건가요?

즐거운 일이 매일 있어 지루하다는 학교가 읽는 저로 하여금 너무나도 부러울 정도입니다. 그러던 중에 새롭고 즐거워할 만한 가정통신문의 아이디어를 내기가 어려워진 교장 선생님은 선생님들께 막중한 임무를 내리고 결국 돌아가면서 아이디어를 내기로 했고 처음으로 당첨된 땡땡이 선생님은 시 낭독회를 열기로 합니다.

처음에는 시 쓰기를 싫어하지만 그러면서도 완성된 시들이 중간중간에 나오는데 제법 재미있습니다. 그 시들은 아주아주 특별하지도 않고 너무너무 억지로 쓴 시도 아니며 직접 겪은 모든 것이 소재가 되고 시가 되어 아주 편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는 그런 시들이었습니다.

아!! 제가 원하던 책이 맞았어요. 이 시들이 4학년 아이들(시 쓰기를 극도로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시 쓰기 활동에 정말 큰 도움이 될 만한 책이었음을 감지했답니다!! 아빠가 해주신 야식을 먹고 느낀 점을 썼고, 체험 활동을 다녀와서 느낀 점을 이야기하다가 시가 되었고, 강릉에서 들었던 바다의 파도 소리가 시가 되었어요. 라면 냄새는 못 참죠! 그 냄새가 경험을 깨우고 그것이 시가 되는 장면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시가 완성되는 장면과 완성된 시는 충분히 수업 자료로 활용할 만한 책입니다.

말하기 비법 노트 대공개!

멋지고 자신 있게 말 잘하는 법 ㅣ 말랑말랑 요즘지식 5
엘리너 레저 지음, 미아 닐손 그림, 김아영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4월

평생 간직하며 보고 또 봐도 좋을 비법 노트! 대대손손 물려줘도 될 만한 내용!

너무 과장되었나요? 책 속의 화자의 말투를 따라해 보았습니다~

수사학이 말하기 기술을 말하는 학문임을 처음 알았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수사학을 썼다는 것도 이제야 알았네요. 어쨌든 말하기 기술에 관한 학문은 오래되었고 지금도 실용 학문으로 중요 시 되고 있다는 겁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아이들보다도 제가 먼저 읽고 배워야 할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말하기가 두려운 것은 내 발표를 들은 누군가의 평가가 두려운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청중의 평가를 두려워 하지 않으려면 일단 청중과의 신뢰가 필요합니다. 

말하기를 두려워 하지 않게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혹 하지 않는 불혹에 하는 철학

플라톤 국가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50
플라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4월

플라톤의 국가

오랜 시간 동안 이름만 무수히 들었던 바로 그 책.
정의란 무엇일까? 요즘 생각하고 있던 주제이기에 두꺼운 책 임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파고들어 보려합니다.
정의와 불의를 구별하기 위해 시작한 국가를 세운다는 가정하에 국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소크라테스와 인물들은 끊임 없이 대화를 합니다. 국가를 지킬 수 있는 수호자를 키워내기 위해 교육에 중점을 두었고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를 이야기합니다. 내가 접해본 소크라테스 대화법은 사실 너무 힘들었습니다. 질문의 공격성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는데 원본에서의 소크라테스 대화법은 아주 부드러웠고 상대방을 배려했고 힌트를 주었고 답을 이끌어 내기 위해 자신감을 북돋워 주었습니다. 지금 학생들과 대화법을 적용해본다면 이 책이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음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가르쳐야 할 것과 가르치면 안되는 것을 골라내고 시의 내용과 리듬, 선율도 골라내는 내용이 참 세세하다 싶습니다.

📒체육 교육도 어릴 때 시작해 일생 동안 정확히 받아야 하네. 나는 신체 상태가 좋다고 해서 혼이 훌륭해지는 게 아니라, 반대로 훌륭한 혼으로 인해 신체가 최상의 상태가 된다고 보네. 자네 생각은 어떤가? -150p

교육과 관련지어 읽게 되고 살아가면서 무엇을 중요시하며 살아야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읽게되었던 책입니다.

오늘 저녁은 뭐해먹지..

사라진 저녁 - 2023 대한민국 그림책상 수상작
권정민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늘 생각한다. 오늘 저녁은 뭐해먹지..
그러다 끝내 시켜먹자 힘들어..
라고 마무리 짓게된다.
나의 그 마음을 꼬집어주는 그림책이다.
아이들이 어릴때에도 일을 하면서 7첩반상의 이상의 음식을 하며 차려먹었었는데 지금은 아이들이 컸음에도 오히려 요리를 더 하지 않게 되었고 재료를 누군가가 준다고 해도 척척 요리를 해서 먹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 나만 그런줄 알았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지적을 받을만큼 많은 사람들이 그런가보다..
사실 물가랑도 관련이 있다고 본다. 해먹느라 재료를 사는 돈이 더 드는 것 같은 기분.. 근본부터 바껴야 사람들 또한 바껴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