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큰 별들이 졌다. 세상을 떠난 분들중에 가장 안타까운 사람으로 꼽히는 김수환 추기경님, 김수환 추기경님이 세상을 떠나는 날 많은 시민들이 줄을 서서 울고 있는 모습을 뉴스를 통해서 보면서 김수환 추기경님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 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천주교는 아니지만 특정 종교에 상관없이 종교적 성향이 묻어난 책을 좋아한다. 특히 김수환 추기경님의 웃는 모습과 그분이 남기신 말로 인해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김수환 추기경님이 떠나고 난 자리에 그분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 바보가 바보들에게 라는 책이 나왔고 읽어보게 되었다.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바보라고 칭하던 김수환 추기경, 그 바보가 남아있는 바보들에게 남긴 글이다. 책의 디자인이나 구성도 김수환 추기경과 어울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책과 차별화된 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모든 문장이 다 존대말로 끝난다. -하였습니다, - 있습니다. 등등 이때까지 수많은 책을 읽어보고 자서전을 읽어봐도 전부 -라고 한다. 등으로 문장이 마무리되는데 비해서 김수환 추기경님의 책에는 읽는 사람을 위해서 존대말로 마무리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물질적인 가치에 집착하고, 남과 함께 나눌 줄 모르고 내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고 하는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같았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안다고 나대고 대접받길 바라고 자신이 제일 바보같이 산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건 내 모습을 꼬집어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따듯해졌다. 아침에 하루를 시작할 때나 분노가 일어날 때 누군가가 미워질 때 물질적인 가치에 집착할 때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천주교가 아니더라도 종교를 떠나서 읽을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떠나는 그 순간까지도 남기신 서로 사랑하세요 라는 말을 마음에 품고 바로 옆에 있는 가족부터 시작해서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