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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월급 보장 프로젝트
아라하마 하지메 & 다카하시 마나부 지음, 이용택 옮김 / 명진출판사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프롤로그에서 지적하는 바대로, 소위 '월급쟁이'들의 인생은 날로 힘들어져간다. 즉, 빈부격차의 확대, 물가상승대비 임금상승폭의 축소, 상시 정리 해고 및 이에 뒤따르는 "가혹한 노동조건", 기업의 존속기간의 불투명, 임시직과 을(乙)의 확대 등 월급쟁이들의 목을 조르는 문제들은 셀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
잘나가든 그렇지 않든 생계유지활동에 매달려야하며, "매일 아등바등 일에 쫓겨 가족과 대화를 하거나 취미 활동을 할 시간을 내기" 어렵다. "계속 일만 하며 사는 인생", 과연 돌파구는 없을까?
창업? 알다시피 3년내에 창업자의 1/10만이 유지된다는 뉴스가 나온지도 몇년이 지났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번창도 아니고 '유지'다, 유지. 부동산, 예금, 채권, 금, 주식, 펀드, 경매 등 재테크 수단도 돈이 충분히 갖춰져야 한다. 게다가 잘못하면 쪽박나기 십상이다. 마음고생, 몸고생은 혼자 다한다.
그럼 뭐가 있을까? 이 책은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그게 뭐냐고? "일단 한번 만들어 두면 이후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구조"(p.6)라고 한다. 듣기엔 그럴싸하다.
저자는 시스템을 활용해 돈이 저절로 굴러들어오게 만드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고 한다. 저자들은 "지금까지 수많은 비즈니스 인재와 기업 관련 취재를 해"오는 동안, "자그마한 아이디어나 경험으로 독자적인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세틈에 따라 지속적인 수입을 얻는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학력이 높지 않아도 실현 가능한 일"이라는데, 그게 대체 뭘까?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고전적인 형태"야 뻔한 거니까, 여기선 접어두자. 저자들도 그건 배제한다. 책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거나 지나친 친 것들을 시스템화해서 돈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에 대해서 소개한다.
우선 1장에서는 '머니 트리 시스템'에 대한 영감을 얻기까지의 과정과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서론이다.

본론인 2~6장에서는 각 분야별로 '머니 트리 시스템'을 소개한다.
'인터넷 비즈니스'편은 최근 읽은 엠제이 드마코, 《부의 추월차선》의 내용과 상당히 겹쳤다. 5개의 분야 중 이 책에서 할애하는 분량이 가장 많은 챕터다. 몇가지 사례와 조언을 곁들이는데, 사례는 다소 생소했다. 사실, 이분야는 미개척지가 어마어마하지 않은가? 모바일 앱과의 연동까지 고려할 때 확실히 '아이디어'만으로, 적은 돈과 어느 정도의 시간 투자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다. 아마 이 분야의 최고봉은 페이스북을 창설한 마크 주커버그가 아닐까 한다. 국내에서는 이걸 부업으로 삼아서 소위 "돈 좀 만진다"고 하는 사람들로 알려진 몇몇 부류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여러 업체와 손을 잡고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파워블로거'나 '공동구매 카페 운영자'가 아닐까 한다.
'정보 기업'편은, 어찌보면 인터넷과 모바일을 연동하기 쉬우므로 위와 통합해서 설명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을까 했다.
인상깊은 대목은 역시 "대박을 터뜨리는 정보 상품의 3대 요소는 연애, 돈, 콤플렉스"(p.148 이하)라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얼른 생각나는 것 중에 하나가 있다. 대박까지는 아니라도 국내에서 이걸로 돈 벌어먹는 청춘들이 있으니, 그건 바로 연애 관련 블로거들. 들어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다. 고민이 절실한 사람은 물론 흥밋거리 위주의 컨텐츠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의 관심을 확보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상담해준 결과를 공개하며 포스트를 발행하며 활동을 이어가기도 한다(소스 공급원의 측면). 이렇게 하여 어느 정도 독자층도 확보하면 책도 낸다. 읽어보면 재미는 있다. 다만 조언해주는 사람의 색이 많이 묻어나는데다, 좀 추상적이다. 인터넷에서는 "패완얼(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말이 있는데, -한편으로 냉정하게 보자면- 연애를 잘하려면 "연잘돈", "연잘얼", "연잘스(타일)", "연잘키", "연잘몸(매)"이라는 말에 걸맞으면 되는 것 아닐까한다. 여기에 약간의 센스만 추가된다면 굳이 연애서를 읽을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다. 연애에 필요한 또는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한 사람이 매달리는 점이 흥미롭다. - 미리 양심고백하건대 나는 여러모로 많이 부족하다.
'비즈니스 오너'편은 사실상 주업을 박차고 나온 것이다. 부업이 주업이 된 상태를 말하는데, 시스템이 대박을 터뜨리거나 잘 되었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이걸 시스템 모델 유형으로 분류하기보다 편제상 결론쯤에서 다루었으면 더 적절하지 않을까 한다.
'투자'편은 기존의 고전형 재테크 수단이나 그의 연장선이다. 경매 및 임대수익, 개인 벤처투자 등.
'발명'편은 이 책이 소개에 더 주력해야 할 것이 아닌가 한다. 상당히 빈약한 사례와 제한된 소개에서 힌트 정도만 얻었다. 또, 아이디어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사장되는 경우가 흔하지만 살짝 바꾸어서 변용하여 얼마든지 지속적 수익모델로 이어갈 수 있음도 알게 되었다.
5가지 유형 중 첫번째를 제외하고는 실어놓은 사례가 좀 부족한 편이다.
이어 7장에서는 저자들 나름대로 정리해본, "'머니 트리 시스템'을 완성하는 열가지 법칙"을 결론삼아 소개하고 있다.
10가지 법칙을 읽어나가다보면, 과연 부업으로 생각해볼 '머니 트리 시스템'이 과연 부업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인지 약간 회의가 들기도 했다. 이 방면으로 능력있는 사람이 아닌한, 거의 주업과 동급이거나 주업을 소홀히하고 뛰어들어야 할 부업이다.
그리고 프롤로그에 나온 내용 -쉽게 말해, "No pain, No gain", 또는 "High risk High return"- 이 다시 상기되었다.
"또 단순히 편하게 돈을 벌고 싶다는 동기만으로 이 책을 손에 들었다면, 당신은 독자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데 실패할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시스템 개발자들은 모두 하드 워커이고, 대부분은 시스템을 만들기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시도와 실패를 반복했다. 현실에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오지'는 않는다. 다만 나름대로 노력과 연구를 거듭해 독자적인 시스템을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여러분의 인생은 확실히 달라질 것이다."
주업을 뒤로할 지는 신중하게 생각해볼 문제다. 사실, 3~40대의 경우에는 주업하나에만 신경을 쏟고 시간과 역량을 투입하기에도 벅찰 것이 아닌가. "2~30대는,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지, 재테크에 신경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의 말씀의 진의를 되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에필로그에서는 각 사례의 공통적 요소로 '지속성', '(수입 확대와 리스크 분산을 위한) 다수화(문어발식 전략)', '표준화', "새로운 아이템과 새로운 시스템을 찾아내려는 끝없는 욕망"을 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4장 '비즈니스 오너'편과 7장, 에필로그는 결론의 장에서 함께 다루었으면 더 적절할 듯 했다.
책을 읽고나서, 예전에 만났던 한 선배가 생각났다. 그 선배는 공대출신이었지만 문학을 좋아했었다. 하지만 졸업 후 직장을 다니고 결혼해서 아이들을 둔 뒤부터는 마인드가 달라졌다. 주위에 보이는 모든 것이 사업아이템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사업아이템이 될 수 있는 지 술자리에서 길게 말씀해주셨다. 그 선배가 말한 것이 바로 이 '머니 트리 시스템'이었던 것 같다. 당시로선 머리로는 이해가 되었지만, 마음으로는 공감할 수 없었다. 결혼하고나니 직장에 매달리게 되고, 직장을 다니게 되니 "남의 돈을 받아먹기 쉽지 않음"을 알아서인지 돈에 혈안이 된 듯 보였다. 물론 지금에서야 뒤늦게 깨닫고 있다. 선배의 선견지명을.
다만, 이런 부업의 결과가 어떻게 어떻게 이어질지는 신중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주업을 소홀히하고 부업에 신경쓰다 부업도 잘 안되는 경우도 많다. 눈치가 많이 보인다. 아무리 숨기려해도 부업을 하고 있는 것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잘 숨겼다한들, 주업에 소홀히하는게 보인다. 국내에서는 공무원의 경우에는 (사업자 등록이 필요한) 영리활동으로서의 부업은 불법이므로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건 대개 재테크이거나 틈새시장(특히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 공략법인데, 이 또한 만만치 않다.
그 앞에 가로놓인 장애물 중에 커다란 것은, 머니트리 시스템이 순조롭게 작동되어 부업 이상의 장밋빛 환상까지 꿈꿔볼 수 있을 때 등장하는 골리앗이다. 돈이 좀 된다고 생각하면 어김없이 거대자본력을 앞세운, 문어발 사업이 취미인 국내 대기업이 마수를 뻗친다. 그 외에도 선진국에 비해 심한 행정규제 등을 고려해볼 수 있겠다. 그런때에, 머니 트리 시스템으로 돈을 좀 벌게 되었다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다면 큰 위기를 만날 수 있다.
따라서 머니 트리 시스템의 구축은 물론, 운용에 있어서도 여러모로 고려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저자들이 말하듯, 인생의 여러가지 길 중에 하나를 제시한 것이다. 소위 '조직의 톱니바퀴'나 '일개미'로만 사는 인생을 비하할 의도가 없다고 한다. 월급쟁이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시간적 ·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한 방법 가운데 선택할 수 있는 참고자료다.
이 뿐만 아니라, 이 책이 지니는 참고자료의 성격은 이 책에서 들고 있는 사례에 대한 저자들의 언급에서도 드러난다. 즉, 저자들은 "… 이 책을 읽고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 시스템에는 '선행자 이익'이라는 게 있다. 즉, 시스템 분야에서는 후발 주자가 성공하기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 따라서 독자 여러분은 이 책에서 설명하는 각각의 성공 사례를 그대로 흉내 내지 말고, 시스템을 고안하기 위한 참고 자료로만 삼"(p.7~8)으라고 한다.
유리지갑으로 불리는 월급쟁이들의 삶은 빡빡하기만 하다. 다양한 길의 모색과 계획의 실행을 통해 활력과 숨통이 트일 수만 있다면 하는 바람에서, 너도나도 재테크니 로또니 하며 꿈을 꾸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 면에서 이 책이 주는 힌트가, 일에 파묻혀 우물 안 개구리 신세가 되어가는 직장인들에게 또 다른 -그러나 좀 더 현실적인- 출구를 열어줄 지도 모를 일이다.

★ 이 서평은 네이버 카페<문화충전 200%(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될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