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카페 인생강의 - 대한민국 직장인의 9가지 고민을 인문학으로 풀다 Art of Lving_인생의 기술 1
강승완 외 지음 / 글담출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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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학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인문학 강좌를 진행한다는 사회적 기업 <인문학 카페>에서 낸 책 《인문학 카페 인생 강의》다. 직장인을 위한 인문학 강의를 준비하며 그들이 갈급해한다던 9개의 키워드 혁신, 성공, 정의, 창의, 소통, 치유, 행복, 종교, 건강에 대해 각 방면의 지식인들이 전공지식을 인문학으로 풀어낸 단편적 글이 이 책에 담겨있다.

 

 1. <혁신> : 과거의, 또 외부의 평가에 고정된 '나'를 탈피해서 아직 미개척 지역이 광활한 '새로운 나'를 부단히 계발해나가야 한다. 내 주변과 환경에 놓여있는 것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보고, 걸러내는 선별 작업을 통해서 '새로운 나'를 조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성격과 내용의 인문서적을 읽고 사색하는 것이 좋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허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운 생각을 바탕으로 '지금, 여기'에서 실천을 통해 내 의지로 바꿀 수 있는 것들만큼은 애를 쓰며 바꿔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자신에게 내재된 생각의 틀을 바꾸거나 확장시키기 위해 무의식속 욕구가 이제껏 선택해온 분야와는 다른 분야의 책, 다른 관점의 작품을 접해나가는 것이 좋다. - 저자는 '고전'이라 불리는 문학작품을 추천한다. 또한 낯선 것에 항상 개방적이고 우호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하겠다.

 

 2. <성공> :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이 자유롭고 풍요로운 문명 속에서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치열하게 일한다. 성공제일주의와 금권만능주의속에서 대부분이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광기속에서 누구도 즐겁지 않다. 극소수만이 성공의 열매를 쟁취할 뿐, 결실이 만족스러운 이들은 별로 없다. 저자는 셰익스피어 작품의 인간군상들을 통해, 과도한 '욕망'을 좇는 '성공적인 삶'보다,  '행복'을 담보하는 '가치있는 삶'을 살아야한다고 역설한다. 물질적 가치로 대변되는 소유 지향의 삶보다, 정신적 가치로 대표되는 존재 지향의 삶을 살라고 하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성공'이 아니냐고 되묻는다.

 

3. <정의> : 공정하고 공평한 상태를 뜻한다는 '정의'. 현재 우리 사회에서 만연한 불평등과 양극화를 보면 과연 우리 사회에 정의가 살아숨쉬는 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법치주의 사회에서 최소한의 정의라 할 수 있는 '법'은 현실에 비춰보면 정당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정의롭지 못한 현실, 가치혼란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동체 속에서의 자유와 평등을 말하고 실천해야 한다. 인간의 존엄성에 바탕을 둔 개인의 자유만큼이나 공동의 이익,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등한시 해서는 안된다. "모두 함께 공동가치를 찾아 가는 삶, 옳은 것을 행하면서 사는 삶, 그것이 바로 정의"임을 잊지 말고 정의로운 미래를 위해 구성원 각자가 일상에서 지금 바로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4. <창의> : 추사 김정호 선생을 통해 창의력을 생각해본다. 김정호 선생이 지도를 그리며 목표로 삼고 고민한 바는 크게 두 가지다. " '어떻게 하면 정확한 지도를 만들까' ", 그리고 " '어떻게 하면 이용하는 이들이 원하는 지도를 만들까?' "이다.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 노력이 잘 드러나 있는 것은 그의 대표적 작품인 《대동여지도》가 아니라 《청구도》이다. "《청구도》는 그의 나이 30세쯤인 1834년에 세상에 완성본으로 나타냈고, 1849년까지 3차에 걸쳐 개정판을 내는 등 총 네 종류의 《청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연구해보면, 기존에 있었던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더해 새로운 것을 생각하거나 만들어낸 인물의 전형임을 알 수 있다. 그는 기존 판본의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여 재간하기도 하며, 미완성의 작품을 남기고 생을 다하는 그 날까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작품을 공개하며 잘못된 점을 스스로 찾아내어 고치기를 중단하지 않았다" 창의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잠재해있던 것을 발견하여 발휘하는 것임을 김정호 선생은 끝없이 도전하는 삶을 통해 몸소 보여주었다.

 

p. 112

 

" 그가 미완성의 작품을 남긴 것은 꿈을 가진 자만의 특권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꿈을 가진 자에게 완벽이란 없기 때문이다."


 

p. 114


" 10여 년간 가까이에서 지켜본 결과 김정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서 잘못된 점을 스스로 찾아내어 고치기를 중단하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작품의 단점을 스스로 공개하고 그를 바탕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었다. "

  

5. <소통> :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이론을 통해 오늘날 한국에서 일어나는 소통의 문제(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본다. 즉, 하버마스의 이론에서 빌려온 ① '도구적 합리성'과 '의사소통적 합리성', ② '생활세계'와 '체계', ③ '발화 행위'와 '발화수반적 행위' 그리고 '발화수단적 행위' 라는 세 가지 구분적 관점으로 쌍용차 문제의 해결 실마리를 발견해본다.

 

6. <치유> : 먼저, 인간의 무의식을 연구하는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의 대표적 이론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 이론을 바탕으로 자아 분석을 통하여 우리의 갈등, 고통, 슬픔을 치유하는 방법 -승화, 자기애, 감성의 표출과 정화, 자신의 한계 인식- 등을 이야기한다.

 

7. <행복> : 앞부분에서 서양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서양 중세 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 현대 철학자들, 동양의 고대 철학자인 공자와 장자, 이들 각각의 행복론을 설명한다. 그런 다음 각자의 삶 속에서 행복의 조건과 의미, 미래의 행복에 대한 기대 등을 생각해보게 한다.

 

8. <종교> : 오늘날에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는 종교적 갈등 사례를 이야기 한뒤, 종교의 개념이 모호하고 불확정적이라는 점을 설명한다. 그리고 세계관을 통한 종교의 순기능과 영향을 말한뒤, 종교가 소통의 기반이 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 지 알아본다. 그 방법이란, -표층적 종교와 대비되는- 심층적 종교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달함으로써, 겸손과 열림의 태도를 갖추는 것이다.

 

9. <건강> : '심신일여론(心身一如論)적 생명관을 바탕으로, 건강을 이야기한다. 즉 몸이 건강해야 마음이 건강하고, 마음이 건강해야 몸이 건강하다는 것을 풀어서 말한다. 이를 위해 인간의 몸의 일부분이자, 마음을 담당하는 연결 및 중추기관 '뇌'에 대하여 설명한다. 인간의 뇌는 크게 보면 3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1층은 해부학적으로 '뇌간'에 해당하며,'본능과 생존에 필요한 기능(식욕, 성욕, 자극에 대한 반사, 호흡, 혈압, 수면 각성의 조절, 체온, 대사 등)을 담당'한다. 2층은 변연계로, '감정을 형성하는 데 관여하고, 과거의 사건과 감정에 대한 기억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3층은 대뇌 피질로 '인체의 내부와 외부에서 유입되는 정보를 바탕으로 사고하고 판단한 뒤 행동을 결정'한다. "미래를 바라보고 행동에 대한 결과를 예측하며 모니터링한다." 신체적·정신적·사회적·영적 건강을 위해서 이 1·2·3층의 뇌가 서로 조화와 공명을 이뤄야 한다는 것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결론적으로 건강유지법을 간단히 말하자면, ①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법으로서의 '명상' ② "인스턴트 가공식품이나 잠재적 오염 위협이 큰 붉은 육류, 유제품의 섭취를 제한하고, 과학적으로 잘 설계된 식이요법을 바탕으로 해독을 하는 것" ③ "자신만의 고유한 존재 의미 찾기" 를 들 수 있겠다.

 

 참고로, 이는 내 임의대로 한번 요약, 정리해본 것일 뿐이다. 이 요약문이 책 내용의 전부는 아닐 뿐더러, 요약문 중에는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을 비켜가거나 다른 말로 풀어낸 것이 적지 않다. 그리고 오히려 이런 요약된 내용에서 주지 못하는 여러가지 '힘'이 원문 속에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가능한 한 책을 통해 저자들의 생각의 흐름을 직접 읽어나가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인문학 또는 인문학과 연계한 통합학문의 전문가들이, 그들의 주된 연구 대상 또는 그들이 연구초점을 맞춘 세부 분야에 대한 지식 중 독자에게 전달할만한 내용(도구나 관점) 일부를 설명하고 이를 현실에 적용 또는 응용하여 지혜롭게 사는 법을 알려준 것 같다. 책에 실려있는 분량만으로 모든 것을 알려줄 순 없기에 그렇게 인문학 지식을 오늘날에 맞게 재해석하거나 수정하거나 응용하는 법을 일러준 게 아닐까하는 착각도 해보았다.

 누군가가 말하듯, 인간과 사회에 관한 문제의 대부분에 대한 해결책은 이미 나와있는 것 같다. 그것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자신에게 또는 사회에 유용하게 적용 또는 변용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일 뿐. 그런 해결책의 데이터베이스 가운데 인문학은 기존에는 변설이나 서론, 끼워맞추기식 분석만 길고, 결론은 늘 흐리멍텅하거나 뜬구름 잡는 식의 이야기로 대중에게 비춰지는 경향이 많았다. 직설적으로 말해, "돈도 되지 않고", 허공 위에 모래성을 쌓는 듯한 게 인문학이었던 것이다. 적어도 이 책은 그런 논법, 그런 설명법을 취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텍스트에 갇힌 인문학과 만남을 이어주는 이 책의 가치가 남다른 것이 아닐까한다.

 

p. 34~35

 

" 독서는 그 자체로 나에게 위협적이지 않다. 위협적이지 않다는 것은 나에게 독서가 정신적인 긴장을 요구하기는 하지만 신체적인 고통까지 요구하지는 않기 때문에, 나는 책을 읽으면서 신체적인 위험을 감수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독서는 결국 '온실'에서 행해지는 변호의 시도이다. 여기서 온실 밖으로 나와 야전에서의 생활을 접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현실과의 신체적인 접촉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새로운 대상에의 신체적인 밀착이 따라야 한다. 밀착은 나의 변화에서 요구되는 실천적인 덕목이다. 신체적인 밀착은 무리적인 대상과 만나야 한다는 점에서 독서에서 요구되는 심리적인 긴장, 그리고 그에 따른 안전 지대에서의 자기실험과 다르다. 새로운 대상에의 신체적인 밀착에는 심리적인 긴장 이외에 신체적인 고통과 위험이 따르고 또한 이를 감수해야 한다 .머릿속의 생각은 쉽게 움직일 수 있으나 몸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머리는 부지런하나 몸은 게으르다. 몸의 움직임은 머리보다 불편과 고통을 더 요구하기 때문이다. 내 몸이 부지런하지 않고 내가 새로워질 수 있는 길은 없다. "

 

 

p. 90~91


" 그렇지만 밥을 입으로 지을 수는 없다. 양명학자 왕양명은 '앎은 행위에서 시작되고, 행위는 앎의 완성'이라고 했다. 꿈은 행동으로 현실이 된다. 신호등 빨간불에서 멈춰야 하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그러나 한적한 길에서 우린 빨간불에도 건너가고 있다. 몰라서 안 한다기보다 알면서도 안 하는 것이 일상이다. 

 … 배운 지식은 종이 안에 갇혀 있어서는 안된다. …  꿈은 행동으로 꾸는 것이다. "

 

 

 

 

  # 이 서평은 네이버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로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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