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공부하는 힘 - 몰입 전문가 황농문 교수가 전하는 궁극의 학습법
황농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0월
평점 :
대한민국에 신흥종교 '몰입교'가 한창 득세중으로 보인다.
원래 이 종교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자연발생적 원시토착신앙형태로 전해내려오고 있었다.
위인들이나 아주 뛰어난 업적을 남긴 식자들은 대개 이 종교 출신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들이 이 종교 출신임을 그들의 말로 추측할 뿐이다.
이 종교가 공식수립된 것은 미국으로 보인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라는 주교가 몰입신을 영접하여 신을 'flow'라고 부르며 만인들에게 널리 복음을 전파했다.
한국에서는 황농문 주교가 나왔다. 황 주교는 이 종교 본산으로부터 배워온 사람은 아니다. 그는 스스로 몰입신을 영접하여 진리를 깨달은 뒤 그와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만나보다, 이미 외국에서 종교를 수립한 미하이 주교를 알게 되어 그와 연락하며 만나고 왔다고도 한다.
이후 황 주교는 국내에 몰입신의 복음을 널리 전파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이미, 교리해설서 『몰입-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2007), 『몰입, 두 번째 이야기 - 인생의 완성도를 높이는 자기 혁명』(2011)를 출간한 바 있다. 이번이 그 시리즈의 세번째다.
이 책은 몰입교의 대중화를 위한 황 주교의 혼신의 힘이 다 담겨있다. 첫 책이 몰입신을 영접한 그의 개인적 체험담에 기초하여 그 방법을 이야기했다면, 두번째 출간한 책은 구체적인 방법론을 위주로 서술하였다. 그럼에도 더 쓸게 있었을까? 있었다. 그간 그가 교인들을 불러들여 그들의 진솔하고 상세한 경험담을 피드백한 결과가 여기 담겨 있다. 여전히 몰입신의 진리는 만고불변이요, 누구든 어리석은 그 죄를사하며 영접만으로 그를 지상 최대의 천국에 도달시켜 준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케 하고 있다. 복음을 듣지 못한 자는 그야말로 지옥의 갱도 밑바닥을 헤매는 가련한 어린 양에 불과하다.
책은 몰입신을 영접한 뒤 특별한 경험을 한 이들의 감동적인 사연을 고스란히 전해주며, 그들의 체험이 주는 교리적 의미를 상세히 해설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 심 작가, 카이스트 출신 의대생, 조기유학생, 저자가 가르치는 학과 학생, 그의 랩(Lab)에 있는 대학원생 등 많은 이들이 새로운 교도들로 입문하였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토착신앙으로부터 시작하여 독학으로 교리를 깨우친 모 회사 전무의 고백도 실려있다.
몰입교 출신으로 미루어 짐작되는 위인들이나 소위 '공부의 신'이라 불리는 사람들, 그리고 거대한 돈벌이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인물들 - 손정의, 고승덕, 모차르트, 아인슈타인, 뉴턴, 라이너스 폴링, 리처드 파인만, 존 스튜어트 밀, 이나모리 가즈오, 스티브 잡스 등- 도 교단을 대표하는 교인들의 사례로 간간이 소개되고 있다.
책의 내용을 감히 요약해본다. - 나는 이 교리를 탐구하는 자이지, 아직 신도는 아니므로 교리를 담은 성서를 요약하여 곡해가능성을 높였다는 오명을 신도들로부터 뒤집어쓴다해도 무방함을 미리 언급해둔다.
1장에서는 몰입을 해야 하는 이유를 말한다. 이는 간단히 자아실현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삶에 있어 생존과 행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자아 실현'이라면서 몰입이 이 자아실현과 밀착되어 있다고 한다.
2장에서는 조계종의 수행방식인 '화두선'과 '의식의 통합작업공간 이론'을 들어 몰입의 원리에 대해 설명한다.
그런 다음, 몰입방법을 이야기한다. 특히 단기 수험공부와 장기 수험공부에 있어서의 몰입기반학습법도 구체적으로 기술한다. 여기에선 몰입지도를 받은 학생들과 변리사 시험에 합격한 이 씨와 주고받은 메일이 사례로 소개되기도 한다.
3장에서는 고차원적인 지적 능력인 '창의력'에 대해 살펴보며, 이는 후천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4장에서는 몰입을 잘하는 천재들의 공통분모인 도전정신, 근성 -그리고 이를 자발적으로 촉진시키는 교육도 언급한다-, 회복 탄력성(이는 이 출판사에서 이에 관한 책을 출간했기에 부록으로 끼워넣은 것 같기도 한데), 낙천성, '성취경험'을 이야기한다. 이 장의 말미에서는 몰입 훈련의 조기교육이 과도할 경우 아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과 함께 이와 대별되는 내용 -나이가 어느 정도 들었을 때,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하드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면서 일어나는 선작용-이 실려있다.

5장에서는 한시적 삶에 있어 강력한 몰입력을 가져올 '동기 부여'에 대해 살펴본다. - 그 중 "자율적인 노력을 유도하는 가장 큰 구동력"이 바로 '내적 압력'이라고 한다. 이러한 '내적 압력' 가운데 '눈높이'와 '정신적 성숙'에 대해 집중조명한다.
6장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과 변화하는 세계환경, 그리고 변화에 대처하는 타국의 사례를 차례로 이야기하면서 결국 미래의 교육은 몰입기반학습임을 주장한다.
책을 읽고나서 생각하고 느낀 점 일부만 간단히 기술하자면, 아래와 같다.
일회성에 유한한 '인생', 그 귀중한 시간을 이리저리 흘려보내게 만들 것이 넘쳐나는 시대다. 이럴 때일수록 각자의 인생을 최고의 반열에 올려줄 '몰입'신을 영접하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한다.
더불어 위와 같은 일이 결실을 맺게 되어 개인적 변혁이 늘어날 때, 이의 총합이 가져올 사회적 변혁도 기대해봄직하다. 인구과잉, 환경 문제, 자원고갈 등의 범지구적 문제를 고려한다면, 넘쳐나는 잉여인간들의 인적자원개발이라는 면에서 '몰입'은 최고의 방법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몰입교의 교세 확장에 힘쓰는 저자와, 그 교리가 추구하는 바, 미래의 세계 예측, 그리고 입교하는 신도들의 성취와 만족도만 놓고본다면 장차 이 종교와 그 교리가 널리 퍼질 수 있으리라. 그래서 빠르면 가까운 미래에 이 종교가 가져올 위와 같은 가시적인 성과도 만나볼 수 있겠다는 상상도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아직 '몰입' 그 자체에는 크게 관심이 가지 않는다. 평생 무언가에 몰입을 하며 '자신을 하얗게 불태우는' 것 자체도 생각해볼 거리다. 그것보다 몰입과 관련하여 저자가 설명해나가는 구체적 이야기 속에서 공부에 대한 많은 힌트와 도움을 얻은 것 같다.
하지만, 수많은 잉여인간들 가운데에 있는 나 역시 일이든, 공부든, 취미든, 그 어떤 것이든 최고의 효율과 만족을 가져다주는 방법 또는 태도가 언제든 -지금 당장이 될 수도 있을 것- 또 어느 경우에는 필요하게 될 것이다. 아마 그 때에는 반드시 이 '몰입신이 강림하시길' 고려해보게 되지 않을까 한다.
★ 이 서평은 네이버 카페<문화충전 200%(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될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