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 경지에 오른 사람들, 그들이 사는 법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고 나는 고백한다.

 나는 철저히 하수다.

 적어도 이 책을 읽고나서 현재 내린 평가다.

 나같은 하수들은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는 게 좋지 않을까.

 고수들의 행동법칙을 엿보면서, 자신이 무엇이 문제인지 알게 될테니까.

 비록, p.81에 나온 일본출신 야구선수 이치로씨의 말을 -"나와 타인을 비교하면 일류가 될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고 함- 문자 그대로 해석해 유아독존식 사고를 가지려고 하는 사람일 지라도.

 

 책을 읽고 난 뒤, 내가 하수인 점은 아래와 같다.

 

 시작을 망설이고, 모든 걸 내던지지 못했다.

 자기관리가 부족했고, 늘 만나는 사람만 협소한 인간관계 속에서 살았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건 많지만, 이야기할 때는 나 자신을 숨겨야 하기에 사람을 만나면 주제도 거기서 거기였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자기 주장이 강한 편이다. 그런데, 한번 이야기한뒤에 마음 속에서 잘못된 점을 인식하면서도 겉으로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어렸을 때에는 좀 불편하고 신경이 쓰인다는 평가도 받았다.

 한계에 도전하길 두려워하면 쉽게 포기하며 안주했다.

 판을 뒤엎는 시도는 소심해서 하지 못했다. 내게 전혀 뭔가 콩고물이라도 떨어지지 않을 때에는 소위 '깽판'을 치는 때도 가끔 있었지만 - 그러나 시도는 실패했다. 당연하지.

 한번은 모임에서 '너는 사라져주는 게 도움이 된다' '너만 없다면 다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적도 있었다.

 경력관리는 먼나라의 일이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며, 약점을 보완하는 데 신경쓰다 지친다.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경험이 부족한 편이고, 편안한 환경에 쉽게 안주하고 있다.

 마감시간에 쫓기는 편이고 허둥지둥댄다. 또 약속시간에서 10~20분 늦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먼저 하고, 할 일은 나중에 한다 - 정해놓는 것은 반대인데, 행동하는 건 그렇다.

 하루 종일 산만하다. 정신세계가 혼란스럽다.

 생활이 불규칙하고, 변수가 많다.

 디테일에 신경은 쓰지만, 갈수록 귀찮고 피곤해서 내가 지시를 내리는 경우가 아니면 그냥 내버려 두는 쪽으로 가고 있다.

 복잡하게 살고 있다.

 "촌음을 아껴쓰자"고 하면서도 심할 정도로 시간을 과소비한다. 그것도,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볼 때 불필요한 곳에다.

 쉬이 지치기에 좀 느린걸 좋아하는 편이다. - 그럼에도 남들에게는 빠른 행동과 조치를 요구하거나 기대한다.

 연애를 할 때에도 연락이 뜸해 연애상대를 힘들게 한 아프고 후회스런 기억을 가지고 있다.

 위험을 감수하는 일에 점점 더 소극적으로 변해간다.

 주제 파악을 못하고 분수를 모르는 편이다.

 화를 내면 참지 못하고 폭발하는(분노에 대해서는 자제력을 종종 상실하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오래간다. 하지만 반드시 후회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다. 또 화를 낸뒤에는 마음에 못내 걸리고, 크게 뉘우친다. 그렇기에 나는 이러한 성향이 나의 미성숙함을 드러내는 또 하나의 징표임을 철저히 깨닫고 있다.

 긍정적이려고 노력하면서도 그렇게 잘 안되는 편이다. 물론 긍정적인 관점들을 언제 어느때고 잃는 경우가 없다. 부정적인 관점들이 더 클 뿐이다. 

 특정 기간의 단체생활과 인터넷을 통해 무분별하게 욕을 습득한 이후, 최근엔 언어습관이 좋지 않은 편이다. 

 절제를 잘 하지 못한다. - 근데 또 어느 순간 잘 질리는 편이다. 질려도 계속 하는 게 문제지만...

 

 지금이라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기에 늦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겠다(하지만 사실 늦었다!)

 그렇다. 이 책을 통해 여러가지 나의 부족한 자질을 인지할 수 있었고, 이를 어떻게하면 끌어올릴 수 있을 지도 알았다. 고수들의 경우는 어떤지 알게 되었으니까.

 책을 읽어나가며 쭈욱 자극을 받는 동안 전두엽이 활성화된 기분이다.

 

 개인적으로, 4장과 5장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기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1~3장은 내가 평소에 무심히 지나치고 있으나 무의식에서는 계속, 의식상에서는 종종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던 것이었기에, 읽는 동안 '자극'이라는 두 음절의 단어로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 특히 p.122 이하의 「스마트한 일처리」, p.128이하의 「자기만의 콘텐츠」, p.156 이하의 「자유롭다」는 두고두고 음미할 내용이라고 하겠다.

 

 고수로 살기는 무척 힘들기도 하다. 그럼에 고수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고수도 다음 고수에 의해 또 언젠간 몰락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고수'가 되길 부정하려 한다해도,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 '나도 내가 이런 부분은 싫다'는 점은 있을 것이다. 그 점을 고수와 대비하여 생각하고 바꾸어본다면 어떨까. 그 정도만 해도 이 책에서 얻어가는 것이 적지 않을 거라고 본다. 

 

 

 

 

  # 이 서평은 네이버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로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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