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우린 다시 만나야 한다 - 가슴으로 써 내려간 아름다운 통일 이야기
이성원 지음 / 꿈결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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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라는 우리. 

 잊고 있을래야 잊고 있을 수만 없는 현실이다.

 이산가족 문제를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끊임없이 이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당장 TV, 라디오, 신문,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접하면 북한 핵문제와 그로 인한 남북한 정치갈등, 그리고 개성공단 사태에 관한 기사를 만날 수 있게 되지 않던가.

 

 이 책은 그런 분단현실의 경계인으로서 저자가 경험한 일과, 그간 만나온 양측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은 일기 형식에 가까운 에세이다. 

 5장에 걸쳐 59개의 에피소드('절'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가 담겨 있는데, 선해를 하자면 여러가지면에 있어서 소상히 밝힐 수 있는 부분이 드물기에 각 에피소드의 중간중간 내용이나 끝이 조금 허무하다시피 생략되거나 마무리되어버리는 감이 없지 않았다. 

 

 우리에게 친숙한 북한이야기 -예컨대, 남북 이산가족 상봉 이야기, 2002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북한 미녀 응원단 이야기나, 6·15 관련 이야기, 개성공단 이야기-와 함께, 북한 뉴스에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미처 잘 알지 못한 이야기에 대해 나와있는데, 위에서 말했다시피 개인의 경험과 생각에 기초한 일기형식의 글이라 -여러모로 웹에서 만나는 갖가지 체험기 등과 흡사한 느낌이다- 술술 읽어나갈 수 있다.

 

 통일부 공무원으로 일하며 -주로 연락관이나 지원인원으로 참가- 그가 만나온 북한 사람들의 면면을 들려주는 대목에서 사상과 이념에 고로막힌 소통의 단절을 종종 접하게 되어 무척 답답함을 느꼈다. 이는 서로 앞에 놓인 단절의 강이라 부를 만한데, 차후 통일이 되었을 때 서로간의 이해의 폭을 줄이며 그 강을 건널 방도가 무엇인지를 고민하여 보기도 했다. - 그런데 아직까지 뚜렷이 떠오르진 않는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주로 먹을 것, 사람 사이의 기본적인 이야기(남녀 이야기 등), 술 한잔 등 인간적인 면으로 다가가는 게 가장 효과적이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의 저자는 통일부 공무원이기에, 또 분단상태에서 경제적 격차가 큰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진 북한 사람들과 만나서 경험하는 것이기에 북한인들에게서 어느 정도 우호적인 면이 많아 보인다. 통일이되면, 기본권 억압, 반동적 세습체제에 따른 교조화, 주체사상, 감시 등이 사라지기에 저자가 맞닥뜨린 현실보다 나아진 면도 있으리라 여겨진다. 반대로 민주주의 아래에서 다양함에 익숙해져가는, 그리고 자본주의 아래에서 황금만능주의와 서열주의, 물질주의에 젖어들어가는 남한 사람들을 만나며 부정적인 스파크가 많이 튈 것도 같다. 그 외 여러가지 면을 고려해봤을 때는 이 책에서 이야기해주는 것만 가지고서 판단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듯 하다. 하지만, 최소한 북한 사람들이 뉴스에서 선동적이고도 공격적인 어조로 대응하면서 빼먹을 것만 빼먹고 뒤로는 군사행동을 일삼는 야비한 족속은 아님을, 이념에 따른 국가체제와 시스템이 문제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가 아님을 알고 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어나가며 통일이 되었을 때 지금 현재 북한의 많은 것들이 어떻게 변할지도 궁금해졌다. 예컨대, 김일성과 김정일 벽화가 그려진 평양 지하철 플랫폼, 금강산 치마바위에 새겨진 '천출명장 김정일 장군' 글자, 평양과 남포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인 '청년영웅도로'가 어떻게 달라질 지...

 

 온정적인 태도의 저자의 이야기라, 또 구세대의 이야기라 그다지 와닿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어쩌면 광명이라는 아이의 작품을 시큰둥하게 받은 저자의 딸이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냉소적으로 바라본 북측의 젊은 통검원의 태도가 나와 일맥상통한 면이 있으리라.

 

 이 같은 서로간의 간극에도 불구하고, 또 이를 극복하고 남북한은 언제고 다시 만나서 합치게 되는 날이 있을 것이지만 말이다. 그 기간이 좀더 단축되어 통일이 된 이후 서로간의 갈등이 좀 더 줄어들었으면 한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저자가 이 책의 발간을 통해 의도하는 또 다른 긍정적 효과와 목적이 아닐까.

 

 

  

 


 

 

 

  # 이 서평은 네이버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로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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