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살아갑니다, 지금 이곳에서 - 생명과 사랑을 찾아 전 세계로 떠난 11명 글로벌협력의사들의 이야기
글로벌협력의사 11인 지음 / 꽃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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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각형의 집모양 구멍 안에 현지인과 의사가운을 입은 사람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참 심플하고 따뜻한 표지 디자인과 일러스트이다.


우리가 매일을 살아가는 집처럼 글로벌협력의사들은 전 세계 곳곳 낯선 땅에 심겨져 생명을 밝히며 그저 하루 하루 살아간다. 이들에게 봉사는 연간행사, 이벤트가 아닌 일상의 삶이다.


우리는 언제든 쉽게 의사를 만나고 한밤 중에라도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는 땅에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처럼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전 세계 70억 인구 중 무려 절반도 되지 않는다.


글로벌협력의사는 의료진을 교육하거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의사들이다.


이 책은 가나, 네팔, 몽골, 우즈벡 등 11개국에서 글로벌협력의사로 일하고 있는 이들의 삶을 담은 책이다.


"나는 '피지 의사가 아니다'라고 자주 다짐하곤 한다. 글로벌협력의사는 현지 의사가 아니다. 언젠가 파견지를 떠난다. 늘 마음에 새겨두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나 버리면, 또 다시 피지에는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한 명도 없거나 또 다른 외국인 의사가 와서 진료하는...구멍 난 독에 물 붓기를 해야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글로벌협력의사로서 의료와 수술보다 더 중요하게 진행하는 일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피지에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양성하고, 다른 하나는 피지 의료진에게 이비인후과에 대해 교육하는 것이다."

(오충현 / 이비인후과 의사)



이 책에 등장하는 의사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부분이 이것이다. 바로 현지 의료진이 최대한 전문의로 자립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 소위 이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지 않으면 계속 의존적인 구도만 유지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정말 어렵다는 것을 경험한다. 먹는 방법, 싸는 방법,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보다 그냥 먹이고, 닦이고, 답을 말해주는 것이 훨씬 쉬운 법이다.

하지만 방법을 알려주지 않으면 결코 성장할 수 없다.



"어느 날, 센터의 한 간호봉사단원은 절도행위 중 칼에 찔린 환자에게 수혈해 줄 혈액을 구하기 위해서 밤늦게까지 택시를 타고 돌아다녔다. 하지만 끝내 혈액을 구할 수가 없었다. 그러자 원장의 명령까지 어겨가며 자신의 피를 헌혈해서 가져다 주었다.

범죄자라 손가락질하며 수술을 거부하려했던 현지 의료진은 그 혈액을 받은 뒤 수술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중식 / 응급의학과 의사)


이 책에서 가장 가슴 뭉클했던 대목이다.

자신과 친밀한 관계도 아니고 도덕적인 인품을 지닌 사람도 아닌 모르는 '범죄자'에게 자신의 피를 나눠서라도 살리려했던 이름없는 간호사.

생명에 그 어떤 잣대도 대지 않고, 생명 그 자체를 존귀하게 여겼던 따듯하다못해 뜨거운 심장을 가진 사람.

'코로나'라는 죽음의 그림자에 묻혀 모두가 자신의 몸만 사리려하는 이 시대에 이런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세상에는 아직 희망이 있다.

"나는 ‘피지 의사가 아니다‘라고 자주 다짐하곤 한다. 글로벌협력의사는 현지 의사가 아니다. 언젠가 파견지를 떠난다. 늘 마음에 새겨두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나 버리면, 또 다시 피지에는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한 명도 없거나 또 다른 외국인 의사가 와서 진료하는...구멍 난 독에 물 붓기를 해야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글로벌협력의사로서 의료와 수술보다 더 중요하게 진행하는 일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피지에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양성하고, 다른 하나는 피지 의료진에게 이비인후과에 대해 교육하는 것이다."

(오충현 / 이비인후과 의사) - P163

"어느 날, 센터의 한 간호봉사단원은 절도행위 중 칼에 찔린 환자에게 수혈해 줄 혈액을 구하기 위해서 밤늦게까지 택시를 타고 돌아다녔다. 하지만 끝내 혈액을 구할 수가 없었다. 그러자 원장의 명령까지 어겨가며 자신의 피를 헌혈해서 가져다 주었다.

범죄자라 손가락질하며 수술을 거부하려했던 현지 의료진은 그 혈액을 받은 뒤 수술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중식 / 응급의학과 의사)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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