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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미국 독립 출판계에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한국계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한국의 근대사를 배경으로 하는 대하소설.

슬픈 결말
그러나 희망이 살며시
출렁이는 바다.
앞선 시대가 그렇듯
옥희는 평양에서부터
제주까지 순탄하지 않게
삶을 지탱한다.
연도별로 사건을 중심으로 개인의 삶,
우리 민족의 삶과 죽음으로 역사는 흐른다.

가장 기억에 남고
타인의 생각도 궁금했던 부분은
제 3부
1941년~1948년 이야기였다.

전체적인 역사이야기와 함께 개개인의 삶과
국가별 상황, 또한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과 함께
타국(일본인)의 삶을
제3자 입장(?)에서 엿보게 되는 시점도 좋았다.

"인생이란 무엇이 나를 지켜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지켜내느냐의 문제이며
그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겠다."
(P250)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두 종류로 나뉘며,대다수는 그중 첫 번째 범주에 속한다.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자신이 현재의 상태에서 성공을 향해 더 나아갈 수 없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불가능하리라는 것을 깨닫는 사람들. 그러고 나면 자신의 삶에 주어진 운명을 합리화하고 그 자리에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중략)

두번째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인생을 마감할 때까지 자아의 상승과 확장을 조금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 말이다. (P387~388)

삶을 단단히 붙잡거나 미련 없이 놓아주거나, 그 둘 중 하나를 고를 명확한 선택의 순간이 온다고.자신은 매번 죽음을 거부하는 쪽을 택해 왔다고 정호는 말했었다. (P506)

"빌어먹을 전쟁 따위도, 외로움 같은 것도, 다 엿이나 먹으라고 해. 계속 살아남아."
(P514)

천 리 길도 단 한 걸음에서 시작하는 거라고 옛 성현들은 말했다.하지만 그 후 한철이 깨달은바, 인생은 곧 바퀴였다. 영민한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주어진 그 바퀴를 잘 굴려 어디로든 갈 수 있었다. 반면 어리석거나 운이 나쁜 사람은 그 바퀴에 깔려 무참히 짓 밟힐 수도 있었다.그 두 극단 사이에서,대부분의 사람들은 오직 그 바퀴를 앞쪽으로 굴러가게 하는 일에 온 힘을 쏟았다.
(P544)

그 모든 세월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렸다.
노년이란,인생의 모든 행복이 앞으로 다가올 날들이 아닌 이미 지나간 날들에서만 발견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그는 어쨌든 자신의 역할을 다했으며, 자신보다 더 위대한 무언가를 위해 살았다.
(P552)

삶은 견딜 만한 것이다. 시간이 모든 것을 잊게 해주기 때문에.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다. 사랑이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주기 때문에.
(P603)

주인공들의 삶이 때론 기쁨에 넘치고 또 한편으로는
슬픔과 고통으로
안쓰러웠지만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삶을 지탱하는 사람들의 용기를 바라보면서
가슴이 벅차올랐다.
희망으로 바라보는 결말.
옥희의 인생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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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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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따뜻한 한편의 동화처럼
제주도를 배경으로
아름답게 펼쳐진 바닷마을 이야기.

열심히 살아가는
대왕물꾸럭 마을 사람들.
위안과 평화를 얻고자 여행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사진을 선물하며 쉬게 해주는 하쿠다 사진관은 치유의 공간으로
거듭난다.

하쿠다는
'하겠다' '할 것이다'
의 제주방언이다.
영어로 표현하면 'will do.'
어떤 사진이든 열심히 찍겠다는 뜻이라고
석영은 말한다.

여고 동창생들의 모임 라이더 들의 이야기에 뭉클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에게도 그런 사람들이 있을까
정서적인 도움, 더불어 경제적으로 기꺼이 나설 수 있는 친구들.
나또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지 한참을 고민했다.

노형사의 이야기는 세상에 대한 질문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 어떤결정을 할 수 있는지 묻는게 아닌가싶다.
나또한 어려운 선택이라 생각된다.

동화같은 이야기에
책을 덮는 순간 푸른 빛의 잔잔한 파도로 다가오지만
절대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들이 가슴 한구석에
울림으로 자리 잡는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대상을 끝없이 이해해야 하는 일임을...'
이라는 문장은
SNS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떤 소중한 메세지를
전하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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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아딕투스 - 알고리즘을 설계한 신인류의 탄생
김병규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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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설정에서 디지털 웰빙을 누르니 역시나
카톡과 네이버 캘린더, 바이브 이렇게 세개의 앱을 나는 자주 사용하고 있었다.

 40대 후반인 나는 스마트폰을 30대 초반에 쥐었던것 같다.
그래서 나는 얼마든지 스마트폰과 거리두기를 할 수 있고 스마트폰 사용에 있어 
자기 조절력에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총사용량을 보니 
내가 예상했던 시간보다 
많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인류는 호모 아딕투스로 
진화하고 있다는 
저자는 중독과 습관의 차이를 즐거움과 욕구를 통해 설명하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중독의 대상이 되는 것들에 강한 욕구를 가지며 의식적인 제어도 어려워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서는 습관보다는 중독이라는 표현이 적합하다고 말한다.

중독을 만드는 뇌에 대해서
보상회로를 자극하면 즐거움을 느끼고
중독의 핵심에는 '즐거움'과 '욕구'가 존재한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는
스마트폰 스위치를 
생존을 넘어 즐거움을 얻기 위해 사용하고 있고,
자신의 보상 회로를 자극해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게 되었지만 동시에 다양한 스마트폰 앱에 중독되고
중독이 쉬워지면서 일상화 되었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책의 1부에서는 
호모 아딕투스와 중독 경제에 관해 설명하면서 중독 경제란 무엇이고 탄생과 배경을 설명하고
2부에서는 중독 경제 시대의 대표적인 5가지 비즈니스 모델인 소셜미디어, 콘텐츠, 쇼핑, 뉴스, 게임 비즈니스의 구조를 분석한다. 
3부는
 빅테크 기업과 경쟁하려는 사업자를 위한 것으로 빅테이터와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빅테크 기업에 유리한 경제구조인 중독 경제 시대에서 신규 사업자나 중소 사업자가 빅테크 기업에 대항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 깊고 
저자의 생각에 크게 동의했던 
4부의 내용은 중독 경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위한 내용으로 
우리는 어떻게 중독을 관리하고, 
어떻게 현명하게 소비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또한 중독 경제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프롤로그 내용 중>

4부의 내용중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기 마련이지만, 중독에 대한 염려 때문에 디지털 기기가 주는 여러 좋은 점을 애써 거부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 하며
디지털 기기에 대한 자율적인 컨트롤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P313)

이와 함께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면 
1.중독 상태를 자각하고
2.앱 사용시간을 자율적으로 제한하며
3.중독을 유도하는 트리거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고 
 4.건강한 중독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또한 
5.시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여 시간을 허비하는 일을 줄인다면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 트리거 -
 심리학에서 '트리거'란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특정 생각이나 행동을 하도록 이끄는 사물이나 자극을 지칭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졌지만 
스마트폰 중독과 
중독 경제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책을 만나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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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식물상담소 -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신혜우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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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익숙한듯 새로운 책이었다.

식물상담을 인생에 대비시켜 조곤조곤 이야기해주는 느낌이랄까
읽는 내내 마음 한켠이
무거웠다.
"그 식물의 진짜 이름과 고향을 아세요?"
나는...모른다...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

우리집에 있는
식물들은
아이들이 초등학생 이었을때 주일학교에서 선물로 받아 온 화분과
남편이 회사 승진때 받아 온 화분이 전부다.

식물을 보살피는 재능도 없지만 왠지 집안에 두면 미안했다. 가둬 놓는 것 같아서..
집안에 식물을 둔다는거 자체는 생명력을 빼앗는 기분이 들어서 좋아하지 않았다.
저자는 그 이야기를 무소유에 비유하며 들려준다.

뿌리를 잃은 절화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꽃집에서 파는 꽃을 좋아하지 않았다.
금방 시드는 꽃을 돈을 주고 산다는 것은 뭔가 합리적이지 않았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감수성이 떨어졌던 것이다.

그런데 40대 후반이 된 지금의 나는 조금 달라졌다.
꽃을 보고 있자니
미소를 머금고 그 꽃들과
이야기도 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증거인 듯하다.
최근에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절화를 꽃집에서 샀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해
집안을 예쁘게 꾸미고 싶었고 꽃과 이야기하며 기분전환도 하고싶어 데려왔는데
이책을 읽다보니

'잘못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뿌리를 잃은 절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한 번도 잘린 꽃이 살아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뿌리도 잎도 없이 꽃만 댕강 잘려서 팔리는 꽃은 죽은거다.'

'잘린 꽃을 파는 것을 보면 인간의 생존에 직접적이지 않은 이 행위가 인간의 욕심은 아닐까 종종 생각한다.'
(P48)

4부 소중한 순간을 지켜주는 이야기 편에서
저자는 어린이에게 식물이 죽었을 때도 우는지 묻자 어린이는 죽었을 때 말고 버릴 때 속상하고 꿈에도 나온다고 이야기한다.
저자가 어린이에게 왜 그렇게 식물을 좋아하는지 묻자 어린이는
비밀친구가 생긴 것 처럼
좋다고 이야기한다.
역시나 귀여운 아이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생물학 박사님은
'알아가려고 노력할 때 사랑하게 된다'라고 늘 말씀하신다.

나 또한 식물에 대해 좀더 알아가고 이해하며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인간으로 살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느낀 책이었다.

함께 읽지 않았다면
아마도 편독이 심한 나의 두손에 잡지 않았을 책이었다.
동아리 모임에서 함께 읽었기 때문에
또 다른 세상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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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멩코 추는 남자 (벚꽃에디션) -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허태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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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동아리에서 '플라멩코 추는 남자'를 함께 읽었다.
혼불 문학상 수상작품이라는데
나에게는 낯선 제목이었다.
가독성이 좋고 부분부분 재미있는 내용도 있어서
혼자 옅은 웃음을 짓기도했다.
책의 분량도 마음에  든다.^^

굴착기 기사  남훈씨는 은퇴를 생각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시기에 우연히
 마흔하나에  썼던  청년일지를  찾게된다.
알코올 중독으로 헤매던  삶을  정리하면서 새롭게 다짐을  써놓았던 '청년일지'.

남은 생애 꼭 이루고 싶은 목표들을 적어 두었던 일지를  다시  보면서 남훈씨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은퇴후에 하고 싶었던 일과 과거의 청년일지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오래전 헤어졌던 딸 보연을 찾기로 결심한다.
그 과정이 쉽지 않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진심을 다해 딸과 연락이 닿고 둘은 만나게 된다.
헤어져 지낸 세월이 긴 만큼 둘은 소통의 어려움을 겪지만 이내 다시 서로의 마음을 진심으로 전한다. 
그와 함께 현재 함께하는 가족, 아내와 딸 선아와의 갈등과 화해도 잔잔하게 그려져 과거와 현재는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가 다시 한번 알 수 있게 한다.

책의 앞부분을 보면 남훈씨는 꽉막힌 꼰대의 모습 그대로 단정짓기 쉽지만  순간순간 남훈씨의 행동에서 
귀여운 모습과 여린 마음의 소유자, 사람들과 함께 하기 원하는 소극적(?) 성향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플라멩코를 배우고 
새로운 언어를 배울만큼 마음도 열려있다.

이 책을 덮을 때 나는 나의 아버지를 생각했다.
작가 또한 오래전 돌아가신 본인의 아버지를 상상하며 썼다고 한다.
나의 아버지의 인생은 어땠을까?
팔십을 눈앞에 둔 지금
아버지는 
삶을 어떻게 기억하실지 궁금하다.
그리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싶을지도..

가독성이 좋고 잔잔한 이야기인데 다 읽고나면 뭔가 가슴이 뭉클한 우리들의 이야기다.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플라멩코 강사 이야기가 나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

"플라멩코를 출 때 말이죠, 가장 중요한 건 사랑입니다. 그건 이성 간의 사랑만 뜻하는 게 아녜요. 인간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 거죠. 그것이 타지를 떠돌며 살고 사랑한 집시의 정신입니다."
(P254~P255)

오랜만에 가슴 따듯한 소설 한편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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