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식물상담소 -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신혜우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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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익숙한듯 새로운 책이었다.

식물상담을 인생에 대비시켜 조곤조곤 이야기해주는 느낌이랄까
읽는 내내 마음 한켠이
무거웠다.
"그 식물의 진짜 이름과 고향을 아세요?"
나는...모른다...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

우리집에 있는
식물들은
아이들이 초등학생 이었을때 주일학교에서 선물로 받아 온 화분과
남편이 회사 승진때 받아 온 화분이 전부다.

식물을 보살피는 재능도 없지만 왠지 집안에 두면 미안했다. 가둬 놓는 것 같아서..
집안에 식물을 둔다는거 자체는 생명력을 빼앗는 기분이 들어서 좋아하지 않았다.
저자는 그 이야기를 무소유에 비유하며 들려준다.

뿌리를 잃은 절화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꽃집에서 파는 꽃을 좋아하지 않았다.
금방 시드는 꽃을 돈을 주고 산다는 것은 뭔가 합리적이지 않았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감수성이 떨어졌던 것이다.

그런데 40대 후반이 된 지금의 나는 조금 달라졌다.
꽃을 보고 있자니
미소를 머금고 그 꽃들과
이야기도 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증거인 듯하다.
최근에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절화를 꽃집에서 샀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해
집안을 예쁘게 꾸미고 싶었고 꽃과 이야기하며 기분전환도 하고싶어 데려왔는데
이책을 읽다보니

'잘못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뿌리를 잃은 절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한 번도 잘린 꽃이 살아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뿌리도 잎도 없이 꽃만 댕강 잘려서 팔리는 꽃은 죽은거다.'

'잘린 꽃을 파는 것을 보면 인간의 생존에 직접적이지 않은 이 행위가 인간의 욕심은 아닐까 종종 생각한다.'
(P48)

4부 소중한 순간을 지켜주는 이야기 편에서
저자는 어린이에게 식물이 죽었을 때도 우는지 묻자 어린이는 죽었을 때 말고 버릴 때 속상하고 꿈에도 나온다고 이야기한다.
저자가 어린이에게 왜 그렇게 식물을 좋아하는지 묻자 어린이는
비밀친구가 생긴 것 처럼
좋다고 이야기한다.
역시나 귀여운 아이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생물학 박사님은
'알아가려고 노력할 때 사랑하게 된다'라고 늘 말씀하신다.

나 또한 식물에 대해 좀더 알아가고 이해하며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인간으로 살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느낀 책이었다.

함께 읽지 않았다면
아마도 편독이 심한 나의 두손에 잡지 않았을 책이었다.
동아리 모임에서 함께 읽었기 때문에
또 다른 세상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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