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30년간 아픈 나무들을 돌봐 온 나무 의사 우종영이 나무에게 배운 단단한 삶의 지혜 35
우종영 지음 / 메이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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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30년동안 아픈 나무들을 돌봐 온 나무 의사 우종영 씨가 나무에게 배운 단단한 삶의 지혜가 담긴 이 책을 그렇게 읽고 싶었다.

이 책은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무를 좋아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주고 있다.

나무를 인간의 삶에 비유하여 나무 마다에서 하나의 지혜를 찾아내는 작가의 눈썰미가 놀랍다. 나무를 사랑하지 않고서야 어찌 그 깊은 지혜를 추출해 낼 수 있겠는가?

허기를 달래준 이팝나무는 생긴 모양이 쌀알같이 하얗다. 작년에 조경사 공부를 하면서 알아낸 나무들이 많이 나와서 일견 반갑기도 하고 다시 만난 친척같이 친근감이 느껴진다.

지울 수 없는 과거를 지우고 싶으면 하얗게 줄기마다 붙어있는 조팝나무를 부고 배운다. 동백처럼 화려한 꽃이 피어난 채로 가장 절정의 아름다움이 빛날 때 갑자기 땅으로 수직낙하 하고 만다. 마치 박수칠 때 떠나라고 하듯이 말이다. 막수칠 때 떠나는 것이 맞다. 인연이란 수필을 쓴 피천득 작가는 그 이후 글을 더이상 쓰지 않았다. 그야말로 인연이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마음깊이 들어올 때 그것으로 되었다 하고 더이상 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인연을 읽으면 괜시리 눈물이 난다. 어릴 적 여주인공이 목을 두르며 이담에 크면 아저씨랑 결혼할 거야 했던 아이, 그 아이가 자라 어떤 군인과 결혼했지만 영웅담을 날마다 지껄이는 하찮은 인간에게 시달리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와 한다. 이제는 시든 백합처럼 생기를 잃은 그녀를 보고서는 세 번째는 만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을 뻔 했다고 한 인연의 이야기, 가슴에 찡하니 다가온다.

결국 못났어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모과의 향기, 그야말로 못나디 못나서 아무리 선을 봐도 인연을 만나지 못한 노총각이 허심탄회하게 자기의 실패담을 선보러 온 여인에게 하소연하고 마침내 진심이 통해서 인연이 맺어지는 이야기는 모과의 향과 딱 들어맞는다.

자귀나무는 또 어떤가? 신혼의 부부처럼 이 나무의 잎은 밤에만 서로 딱 붙어있다가 아침이면 언제 무슨 일 있었느냐는 듯이 떨어져 있다

 

자귀나무 - 밤에 잎을 서로 딱 붙여 잠을 잔다. 아침이면 서로 떨어지는 앙큼한 녀석!

 

 

3장의 나는 나무처럼 사로 싶다는 매우 명상적인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버려야 더 큰 것을 얻는다. (겨울 나무)

어떻게 살 것인가

기다림의 미학

 

연리지 나무를 이야기 하면서 작가는 자신의 결혼 이야기를 덧붙인다.

딸아이를 주지 않겠다는 장인 장모님 집 앞에 텐트를 치고 친구 녀석과 함께 농성을 했다.

나무에 미쳐 며칠이고 훨훨 돌아다니는 남편을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는 아내 는 그가 하는 일이면 뭐든 다 믿어주었고 괜 고집으로 이상한 나무들만 키우다가 몽당 말아먹었을 때에도 곁을 떠나지 않았다.

 

연리지- 두 몸이 가지를 서로 붙여 한몸처럼 되니 부부의 깊은 인연같은 나무이다.

 

나무는 겨울을 대비하여 그토록 오랫동안 물과 양분을 거두어 먹이던 열매와 잎들을 송두리째 내치고 만다. 이제 곧 겨울이 올 것을 알기에 소중한 자식들을 냉정하게 밖으로 내쫓아 버린다. 몸부터 가을까지 물을 길어올리던 물관들도 이제 서서히 그 힘을 줄여버리면 나뭇잎은 마르고 열매는 떨어진다. 긴긴 겨울을 대비하는 자세이다 사람도 노후를 맞이하기 잔에 자식들을 밖으로 내치라고 누군가 말했던가, 딸린 자식을 쫓아내는 게 노후대책의 가장 빠른 길이다 라고 했다. 소중했던 열매인 자식을 들 어찌 차마 내친단 말이냐? 아이고 그러 수는 없다고 상록수들은 그 잎들을 끝까지 안고 한 겨울을 난다. 주로 침엽수들이나 잎이 아주 작은 아이들이다. 그나마 잎이 차지하는 면적이 작아서일까? 한 겨울동안 품에 안고 겨울을 난다.

 

열매와 잎을 다 떨어뜨린 채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

나무에게서 배우는 숱한 지혜를 인생에 빗대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어찌 재미나지 않을손가?

깊이 생각해 볼 이야기들이 있어 간혹 책장을 멈춘다. 무언가 인생이 잘못되어간다 느낄 때 나무를 찾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오늘도 나무를 바라보면 기다림의미 학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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