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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빠르게 ㅣ 걸음동무 그림책 14
이자벨 미뇨스 마르틴스 글, 베르나르두 카르발류 그림, 임은숙 옮김 / 걸음동무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어른을 위한 동화인 것 같다.
그리고 나를 위해 이 책과의 만남을 주선했다.
' 느리게 빠르게 '
제목만 봐도 마음을 조금 놓게 된다.

이 책의 표지다. 밝게 웃으며 열심히 어디론가 뛰어가는 아이들!
그래도 아이이기때문에 밝게 웃으며 뛰지 않을까 싶다.

난 표지 다음장의 그림을 꼭 본다. 왜냐면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나 분위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한테 이 그림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느꼈는지 물었더니 둘째 딸아이가 그런다.
" 실타래를 마구 풀어놓은것 같애."
제목처럼 빠르게 빠르게 시간의 흐름을 마구 돌려놓은 듯 표현한게 맞을까? ^^

이 책의 글쓴이도 그린이도 같은 학교 미술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공부했다.
그래서인지 색감도 그림도 아주 화려하면서 눈에 확 들어오게 표현했다.
한장 한장의 그림이 다 예쁘다.
우리는 시계를 따라 시간을 알고 하루를 재며 살아가지만 정작 시계는 시간을 재는 일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한다.
우리가 온 종일 듣게 되는 소리를 함 들어보자.

하루의 시작이다.
자명종이 울리면서 엄마는 아이에게 빨리 일어나라 한다.
그러면서 아침밥 먹는 것 부터 옷 입고 신발신고 스쿨버스 타러가야 한다.
하지만 뭐든 빨리해야하는건 아니다.
아침밥은 빨리 먹어야 하지만 우유는 천천히 마셔야하고
신발은 빨리 신어야하지만 단추는 천천히 채워야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한테 방해되지 않게 얼른 들어가야하지만 천천히 걸어야한다.

위 그림은 우리 아이들의 학교에서의 현실을 담은 것 같아 올렸다.
사실은 아이들의 경쟁이 아니라 부모들의 경쟁이 아닐까...


이 책에서 가장 아름답고 따뜻한 그림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고 빨리빨리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부분이다. ^^
아이한테 빨리빨리를 채촉하면서 손가락을 가리키자 아이가 보는 곳엔 아빠가 퇴근해서 오고 계신다.
아빠한테 와락 안긴 아이에게 아빠가 말씀하신다.
"천천히!"
작가는 외국인이지만 어찌그리 우리 현실과 똑같은지..
외국도 우리와 같은 삶과 경쟁속에서 살고 있는것 같으다.
아이와 함께 읽었는데 아이들이 깔깔거리면 웃는다.
엄마랑 너무도 똑같단다 ㅎㅎ
책 읽고 난 며칠동안은 엄마를 약올리듯... 잠시 마음을 내려 놓게 하려는 듯
엄마의 재촉이 시작된다 싶음 책의 구절을 따라한다.
"엄마, 빨리빨리... 그 책이랑 똑같애. 우리 엄마 또 시작이다." 라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