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과 작업 2 - 나만의 방식으로 엄마가 되기를 선택한 여자들 돌봄과 작업 2
김유담 외 지음 / 돌고래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 나 키우는 거 힘들어요?”
어느 날 아이가 해맑은 얼굴로 물었다. 자기를 키우는 게 힘드냐고… 난 뭐라고 말해줬던가..
“응 힘들어. 그런데 힘든 거 보다는 좋은 게 더 많아.” 라고 말했던 거 같다.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응 그렇구나.”하고 하던 놀이를 마저 이어갔으니까….


작년 12월 중순에 돌봄과 작업이란 책을 처음 만났었다. 자신을 “잃지 않고” 엄마가 “되려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얼마나 가슴이 뜨거워졌던가!
모성 신화에 반기를 들며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 그 속에서 자신과 자신의 작업을 잃지 않기 위해 물 위에 떠 있는 백조처럼 동동거리는 현실과 심정을 적은 글 앞에 난 얼마나 감탄을 했던가! 북토크에서 그녀들과 독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탄식이 나오기도 웃음이 나오기도 했던 시간을 경험했고,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었다.


돌봄과 작업2는 1권과는 결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1권 보다는 남편 이야기가 꽤 많이 나왔다. 왜 내 남편 그 집에 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오기도 했고, 공동육아를 통해 전통적인 돌봄만이 답이 아님을, 역시 아이를 키우는 일은 한 마을이 필요한 일임도 깨닫게 되었다. 일과 육아 그리고 살림까지 그 모든 것을 해 내는 모습에서는 절로 존경의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는데, 그 마음에 부드럽게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김유담 작가님의 말.
“일과 양육, 작업과 양육을 병행하는 사람을 양육에 집중하는 삶을 선택하는 사람보다 더 높게 평가할 이유는 없다.” p.49


교사이자 두 명의 발달장애아를 키우는 이수현 작가의 글에서는 자꾸 글씨가 흐릿해져서 책 읽는 속도가 나지 않았다. ‘장애가 있는 내 자식들을 세상뿐 아니라 나로부터 지켜내야’(p.98) 했기에 선택한 복직. 바로 나를 회복하는 것. ’진정한 모성은 나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나를 지키고 사랑하는 것‘(p.100)이라는 그녀의 말에 한참을 머물렀다. 난 나를 지키고 사랑하고 있는가 자문할 수 밖에 없었다.


각자의 삶에 나름대로의 고통과 슬픔, 아픔 그리고 행복과 기쁨, 즐거움이 존재한다. 어떤 방식만이 답이 아니라 각자의 해답이 존재할 터이다. 그것은 모성도 그러하고 돌봄의 형태도 그러할 것이다. ’나만의 방식으로 엄마가 되기를 선택한 여자들‘의 이야기는 나와 당신의 이야기이다. 더 많은 분야의 엄마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가 더 많이 수면위에 올라와야 다음 걸음을, 더 나은 걸음을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